'하이쿠키'의 기자간담회가 최현욱의 반복된 사과로 마치 청문회를 보는 듯했다.
23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U+모바일tv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쿠키'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남지현, 최현욱, 김무열, 정다빈, 송민엽 감독 등이 참석했다.
'하이쿠키'(연출 송민엽, 극본 강한, 기획 STUDIO X+U, 제작 아크미디어, 공동제작 몬스터유니온·STUDIO X+U) 는 한입만 먹어도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의문의 수제 쿠키가 엘리트 고등학교를 집어 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쿠키가 만든 늪 안에서 각자의 욕망에 휩싸여 발버둥치는 인간 군상을 그려낼 예정이다. KBS2 드라마 '오월의 청춘'을 만든 송민엽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남지현이 극 중 늪에 빠진 동생을 구하려 뛰어드는 소녀 가장 최수영 역을, 최현욱이 가난하지만 엘리트 고등학교 성적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소년 서호수 역을, 김무열은 베일에 싸인 음지 최고의 입시 컨설턴트 유성필 역을, 정다빈은 쿠키와 깊게 얽히며 늪에 빠지는 소녀 최민영 역을 각각 맡아 열연했다.
송민엽 감독은 "처음에는 자매의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캐릭터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학교라고 생각했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일상을 접하면서 쿠키라는 걸 생각했고, 비주얼이 강한 것보다 귀여운 쿠키를 통해서 벌어지는 일이 임팩트가 크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실제 드라마에서 사용한 쿠키를 공개했다.
"작품 속 쿠키가 마약을 연상케 한다"라는 질문에 감독은 "사실 '하이쿠키'를 처음 기획을 시작했던 건 3년 정도 됐다. (마약이) 요즘처럼 많이 이슈가 될 땐 아니었다. 어떻게 하다보니까 사회 분위기가 그렇게 됐다"며 "'하이쿠키'는 기본적으로 꿈을 이뤄주는 쿠키라서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다. 리얼하게 얘기하면 약물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인간의 욕망을 비주얼 적으로 마음에서 그리는 꿈들을 그림으로 보여주는데 있다. 그렇게 '딥'한 부분이 있진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배우들을 대표해서 김무열은 '마약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게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촬영을 한창 할 땐 마약과 관련된 뉴스는 '10대 마약 사용량이 늘었다' 그정도 였다. 저희 작품은 마약에 포커스가 돼 있다기보단 마약, 각성제, 신비의 쿠키라고 하든 입시에서 살아 남아보려고 하는 학생들의 욕망을 얘기한다. 교육 현실에서 학생들이 처해 있는 현실과 그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안타까움이 더 큰 것 같다"고 답했다.
기자간담회 초반은 훈훈하게 시작됐다. 그러나 최현욱에게 간 첫 질문은 최근 논란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앞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우 최현욱 목격 영상"이라는 제목의 짧은 동영상이 확산됐다. 해당 영상 속에는 최현욱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여성과 손을 잡은 채 자동차 옆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흡연구역이 아닌 공간에서 담배를 피우는가 하면 길바닥에 무단으로 꽁초를 투기하는 모습에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이후 최현욱은 길거리 흡연 및 담배 꽁초 무단 투기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최현욱은 지난 5일 자필 편지를 통해 "먼저 팬분들께 실망감을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책임감을 가지고 모든 순간을 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렸다"라며 "드라마 감독님과 작가님, 스태프 분들과 배우 분들 그리고 함께하고 있는 많은 분들께도 다시 한번 죄송하다. 보내주신 질타와 충고 겸허히 받아들이며 제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더욱 성숙한 모습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 자리에는 최근 논란을 일으킨 최현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길거리 흡연 및 담배 꽁초 무단 투기 논란 이후 첫 공식석상에 나왔기 때문.
마이크를 잡은 최현욱은 "이 자리를 통해서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는 말 하고 싶다"며 "많은 주변 사람들의 조언과 충고를 통해서 많이 반성하고 책임을 갖고 노력하도록 하겠다.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여기까지 1절만 했으면 좋았을 걸. 관련된 질문이 또 다시 등장했다. 최근 이질적인 이미지 때문에 "호수라는 역할을 대중이 어떻게 바라봐주면 좋겠는지?"라는 것.
잔뜩 얼어붙어 긴장한 최현욱은 "사실 드라마에 어떠한 피해를 끼친것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너무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호수라는 친구는 초반에 분량이 많이 나오진 않는다. 궁금해 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다"며 "후반으로 갈수록 이 친구의 비밀이라든지 이런 게 밝혀지면서 이 친구에게도 선함과 순진무구함만 있는 건 아니다. 이 친구의 욕망도 있다. 그래서 사실 연구도 많이 했다. 이 친구가 왜 저렇게 몸을 숙이고 눈치 보고 다니는지 궁금증을 가지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또 다시 질문이 나왔는데, "최근 논란으로 '하이쿠키'의 몰입이 방해 될거란 얘기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라고 물었다.
최현욱은 "지금까지 거의 모든 작품에서 청소년 역을 맡았는데 학생물이었다. 어떤 성향은 다르지만 각각 그 친구 성향을 생각하면서 노력을 하고 연구를 한 것 같다"며 노력한 점을 설명했다.
"이 위기를 어떻게 타파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말 많이 반성하고 있다. 주변에서 많은 조언과 충고를 해주셨고, 나의 미성숙함에서 나온 어떠한 위치에 대해서 인지를 못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최현욱은 "저라는 인간, 배우또한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치 최현욱에게 사과를 강요하는 듯한 거듭된 질문으로 '하이쿠키' 기자간담회가 아닌 사과 청문회가 된 듯했다.
한편 총 20부작인 '하이쿠키'는 이날 오후 U+모바일tv에서 첫 공개되며,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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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성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