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前남편과 낳은 아이를 잃은 경험을 이야기했다.
16일에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혼인신고 13년 만에 결혼식을 앞뒀지만 소통 불가로 이별을 고민하고 있는 부부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부부는 13년만에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편은 웨딩촬영에서도 표정이 좋지 않았고 아내의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봐도 칭찬 한 마디 없었다. 오은영은 아내에게 "아내에게 결혼은 어떤 의미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아내는 "나도 사랑 받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아내에게 결혼식은 두 분의 결혼의 정당성을 선포하고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결혼식에 대한 남편과 아내의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며 "결혼식 의미에 대한 중요도가 두 분에게 굉장히 다른 것 같다"라고 조언해 눈길을 끌었다.
아내는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아내는 "나는 솔직히 이거 안 할 줄 알았다. 작가님에게 전화가 와서 남편에게 의사를 물어보겠다고 하더라. 근데 저녁에 와서 아무 말이 없었다. 물어봤더니 하겠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아내는 남편의 건강검진을 위해 적금을 붓고 있다고 말했다. 아내는 "고혈압도 있고 당뇨도 있다. 답답하면서도 걱정이 된다. 내가 아무리 잘 챙긴다고 해도 본인이 좀 더 신경써야 하는데 전혀 안 하니까. 어디가 더 나빠지는 건 아닌지 싶다"라고 말했다. 이 모습을 본 남편은 아내의 진심을 깨닫고 눈물을 쏟았다.
친구는 "오빠가 무슨 매력이 있나"라고 물었다. 아내는 "내가 아이를 떠나보내고 힘들었지 않나"라고 운을 띄웠다. 남편과 재혼 가정인 아내는 "첫째는 남편의 딸이다. 나도 자식이 있었는데 하늘나라로 갔다"라며 "전남편이 추운 겨울날 밖에 둬서 그렇게 됐다. 세 살이었는데 제대로 먹지도 못했더라. 아이가 울면 누구라도 데리고 들어가겠지 생각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내는 "나도 이혼 가정에서 자랐다. 일찍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에 가출을 해서 지내다가 남자를 만나 임신을 하게 됐다. 그래서 혼인신고만 하고 아기 낳고 살았다. 그땐 10대라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몰랐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전 남편이 PC방을 다니다가 거기 종업원과 눈이 맞아서 도망갔다. 그땐 내가 아이를 데리고 있었는데 남편에게 아이를 보냈다. 그러면 내연녀와 떨어질 줄 알았다. 근데 안되더라. 시아버지한테 전화해서 아이를 돌려달라고 말했다. 아이를 버렸다고 하더라. 아이가 죽었다고 연락이 왔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새벽에 달려가서 봤는데 눈물이 나서 사진을 못 보겠더라. 내 딸이 아니라고 말했다. 경찰조사가 이뤄졌는데 전 남편과 내연녀가 처벌 받았다"라며 "아이가 영양실조였다. 둘 다 돈을 안 버니까 아무것도 안 준거다. 부검을 해봤는데 물 한 방울 안 나왔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아내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게 잘못한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오은영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라고 함께 마음 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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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