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준비해서 이 영화를 찍었는데 이제 세상에 공개할 시간이 되니 많이 감격스럽고 떨린다.”
배우 겸 감독 조현철은 10일 오후 서울 이촌동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너와 나’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대학 때) 연출을 전공해서 연기와 함께 시나리오를 써 왔다. 이 영화는 7년 동안 준비해서 세상에 내놓게 됐다”라며 각본 및 연출 과정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너와 나’(감독 조현철, 제작 ㈜필름영, 배급 ㈜필름영그린나래미디어㈜, 제공 대성창업투자㈜, 공동제공 싸이더스·그린나래미디어㈜)는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 속에 담은 채 꿈결 같은 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 세미(박혜수 분)와 하은(김시은 분)의 이야기로 오는 10월 25일 극장 개봉한다.
이날 연출을 맡은 조현철 감독은 “저의 개인적인 사건과 사회적인 사건(사고)들을 보면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너와 나’의 연출을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너와 나’는 지난해 열린 제27회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회를 가졌던 바. 영화제를 통해 공개한 지 1년여 만에 극장 개봉이 결정됐다.
조현철 감독은 영화적 장치와 관련, “영화 속에서 인물들의 꿈과 플래시백을 흐트러뜨렸다. 꿈은 꿈이 아닌 것처럼, 플래시백은 플래시백이 아닌 것처럼 표현했다”고 보는 관객들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음을 설명했다.
이어 조 감독은 “시나리오 초반엔 식물원도 있었는데 점점 (다르게) 뻗어나갔다. 단순히 사물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 있다는 모습이 학생들의 생동감을 살려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영화 속 장치들에 대해 추가 설명을 보탰다.
조 감독은 박혜수, 김시은 등 주연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해서도 전했다. “전작에서 박혜수를 만났고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도 같이 찍었다. ‘너와 나’ PD님이 출연을 제안했는데 박혜수가 한다고 하더라. 저와 PD, 박혜수 등 셋이서 영화를 완성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하은 역의 김시은은 오디션을 통해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김시은을 발탁한 이유에 대해 조현철은 “하은이의 대사를 제대로 살릴 배우가 쉽게 찾아지지 않았다. 오디션을 통해 배우들을 꽤 많이 만났는데도 말이다”라며 “김시은이 오디션에서 어떤 애드리브를 했는데 동물적이고 천재적으로 느껴졌다. 김시은이라면 하은 역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오디션을 통해 합류했다는 김시은은 “배우 선배님인 조현철 감독님이 연출을 하신다고 해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읽었다”라며 “(시나리오에) 고등학생의 마음이 너무 잘 표현돼 있더라. 대사가 시적으로 잘 표현돼 있었는데 감독님이 이걸 (영상으로) 어떻게 표현하실지 궁금했다”고 조현철의 연출력에 감탄했다고 밝혔다.
김시은은 영화 ‘다음 소희’(2023)에 이어 또 한 번 고등학생을 연기한 바. “감독님이 ‘힘을 빼고 해도 된다. 너가 하는 게 하은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도움이 됐다”며 “감독님이자 배우 선배님이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 앞으로도 계속 조언을 구할 거 같다”고 말했다.
남성으로서 여고생의 우정과 사랑을 표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참여형 관찰이라고. “제가 30대 남성이라 여고생들을 어떻게 담을지 걱정했다. 실제로 입시학원에 강의를 나가면서 그들을 관찰했다. 그 친구들에게 ‘일기를 써 달라’고 해서 그것을 반영해 표현한 부분도 있다”며 “10대 아이들이 말하는 분위기와 태도 등을 대본에 상당 부분 살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조현철 감독은 고교동창이자 연예계 절친인 배우 박정민의 우정출연과 관련해서는 “워낙 친해서 특별히 부탁한 건 없다”면서 “당시 박정민이 (감독으로서) 단편영화를 찍고 있었는데 거기에 저희 형(매드클라운)을 소개하는 대가로 정민이가 저희 영화에 출연해줬다.(웃음) 좋지 않은 역할을 잘 살려줘서 고맙다”고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저희가 (심리적으로) 망가진 채 촬영을 시작했는데 서로 사랑하면서 이 영화를 완성했다. 그 사랑의 증거가 영화에 남아있다. 관객들이 극장에 오셔서 그 사랑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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