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준기의 ‘1인 2역’ 하드캐리 열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아라문의 검’(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김광식/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KPJ)에서 이준기가 ‘은섬’과 ‘사야’ 두 쌍둥이 캐릭터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명품 배우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아고 연합군의 수장인 재림 이나이신기 ‘은섬’은 결단력과 책임감 있는 성격의 ‘확신의 리더상’ 다운 인물이다. 그에 반해 아스달의 총군장 ‘사야’는 결핍과 불안 속에서 자라 ‘맴찢 서사’를 가지고 있다. 이준기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는 두 캐릭터를 유려한 연기력과 남다른 캐릭터 해석으로 그려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에 이준기의 1인 2역 디테일이 돋보이는 장면들을 살펴봤다.
#. 드디어 처음으로 마주한 두 형제 (2화 中)
산채에서 만난 두 형제는 항상 꿈에 등장하는 사람이 서로인 것을 알게 됐다. 은섬에 대한 열등감이 있는 사야가 꿈속의 초라한 자신을 창피해하는 것과 달리, 은섬은 사야의 사트닉 이야기에도 평정심을 지키며 덤덤하게 사야에게 아고연합군에 합류하라고 제안한다. 이 장면에서는 둘의 성격이 확연히 대조되었고, 여기에 마치 다른 두 사람 같은 이준기의 표정 변화와 눈빛 연기가 더해져 보는 이들의 감정까지 요동치게 했다.
#. 서로의 삶에 들어온 두 형제 (4화 中)
갑작스럽게 아스달로 와버린 은섬은 사야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와 날카로운 말투를 흉내 내며 사야 행세를 했다. 샤하티에 대한 사건의 증언을 왜 그렇게 했냐는 타곤(장동건)의 말에 은섬은 탄야(신세경)가 사야에 대해 했던 말을 기억해 내 사야가 했을 법한 대답을 했다. 이어 타곤으로부터 “정말 너무나 너답구나”라는 말을 들으며 눈치 빠르고 침착한 은섬의 특징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특히, 이준기는 능숙한 연기 완급조절로 ‘사야’인척 하는 ‘은섬’의 미세한 머뭇거림 마저도 나타내 몰입도를 고조시켰다.
#. 서로를 알게 된 두 형제 (7화 中)
은섬은 느티나무에 검을 찔러 넣으며 ‘아라문해슬라’가 되겠다고 선포했다. 한편, 이나이신기로 잠시 지내본 사야는 은섬을 위해 망설임 없이 희생하는 아고전사들을 보며, 인정받으려 지난 세월 동안 노력한 자신과는 다르게 살아온 은섬이 부러워졌다. 은섬은 “너 예쁨 받길 원하는구나”라며 사야의 정곡을 찌르고 사야는 폭발하지만, 결국 은섬에게 동맹을 요청했다. 이준기는 서로가 되어보며 꿈속에선 몰랐던 상대의 감정을 헤아리게 된 두 형제의 복잡한 감정선을 유연하게 소화해 냈다. 또한 두 형제가 펼치는 짜릿한 액션 연기도 한층 극에 재미를 배가시켰다.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이준기의 호연은 같은 목표를 가졌으나 얽혀 버린 형제의 관계성을 최대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게 하기 충분했다.
이렇듯 이준기는 강인함과 포스를 지닌 ‘은섬’과 냉철한 듯 보이지만 애정을 갈구하는 인간미를 지닌 ‘사야’로 혼신의 ‘1인 2역’ 열연을 펼치며 ‘일당백 배우’로서 묵직한 존재감을 입증했다. 앞선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가족사, 성장 환경, 배경과 지금 상황에 이르기까지의 무수한 고난이 있는 삶 속에서 만들어진 관계들, 그리고 그로 인해 결과적으로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했을 때의 디테일을 잘 보여드릴 수 있어야 시청자들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작품에 대한 고민을 밝혔던 것처럼, 이준기의 더 나은 연기를 위한 노력의 결실이 빛을 발하고 있다.
한편, 은섬의 아고족이 운석철로 몰아벌성의 성벽을 무너뜨리고 힘을 합친 태알하(김옥빈)와 사야가 타곤의 함정에 빠져 파란을 예고한 가운데, 이준기가 만들어갈 두 형제의 흥미로운 관계성과 예측 불허한 전개에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다.
매 회마다 새로운 임팩트를 선사하는 tvN 토일드라마 ‘아라문의 검’은 매주 토, 일 밤 9시 2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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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