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감독이 ‘부러진 화살’(2012)과 ‘블랙머니’(2019)에 이어 실화 소재 영화 ‘소년들’로 스크린 컴백한다. 흥행한 두 작품의 기세를 받아 ‘소년들’까지 호성적으로 실화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할지 주목된다.
정지영 감독은 27일 서울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새 영화 ‘소년들’의 제작보고회에서 “힘 없고 나약하며 소외된 사람들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보는지, 우린 그들에게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이런 부분을 영화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날 정지영 감독과 설경구, 유준상, 허성태, 염혜란 등의 배우들이 참석했다.
‘소년들’(감독 정지영, 제공배급 CJ ENM, 제작 아우라픽처스·CJ ENM, 공동제작 비바필름)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
영화는 지난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 당시 나라슈퍼에 침입한 강도들로 인해 할머니가 사망했고, 인근에 살고 있던 청년 3명이 잡혔다. 이들이 범행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각각 3~6년의 징역형을 최종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조사과정에서 경찰의 폭행으로 거짓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던 바.
만기 출소한 3명은 재심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2015년 재심을 청구했고, 이 과정에서 진범이 나타나 처벌받았던 사람들에 대해 무죄를 호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파헤치는 정지영 감독이 해당 사건을 스크린에 어떻게 구현했을지 관심을 높인다.
그가 석궁 테러 사건을 다룬 법정극 ‘부러진 화살’, 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다룬 금융범죄극 ‘블랙머니'(2019)를 통해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정 감독의 ‘소년들’에는 설경구부터 현재 주목받고 있는 염혜란과 허성태 등 연기파 배우들이 캐스팅돼 특히나 기대를 높인다.
설경구는 슈퍼 강도치사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수사반장 황준철 역을, 유준상은 슈퍼 사건의 범인으로 소년들을 검거한 전북청 수사계장 최우성 역을, 허성태는 수사반장 황준철을 믿고 따르는 후배 형사 박정규 역을, 염혜란은 재수사에 몰두한 황준철의 아내 김경미 역을 맡아 몰입감을 더한다.
설경구는 “전작들 중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은 있었다. 근데 배우 입장에서 실화라고 했을 때 더 세게 끌리는 부분이 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정지영 감독의 연출작이라 하게 됐다는 설경구는 “감독님이 한국영화계 큰 어른이고, 한국영화의 과거이자 현재이자 미래”라며 “정 감독님과 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성태는 캐스팅과 관련, “감독님은 저를 캐스팅하지 않으셨다. 설경구 선배가 ‘블랙머니’를 보시고 제가 괜찮을 거 같다고 추천했다고 하더라”며 “감독님 역시 ‘너 내가 캐스팅한 거 아니다. 설경구가 했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당시 ‘오징어 게임’과 동시에 촬영을 진행했다. 스태프도 많이 겹친다”며 “개봉이 조금 밀리긴 했지만 배우로서 열정을 다했던 작품이다. 인간 허성태로서 느낀 게 많은데 관객들이 보시면 더 느끼시는 게 많을 거 같다”고 했다.
진심을 다해 연기하는 설경구·유준상·허성태·염혜란 등 배우들의 열연, 실화를 소재로 한 묵직한 스토리가 관객들에게 뜨거운 울림을 안겨줄지 주목된다.
‘소년들’은 오는 11월 1일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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