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적' 이현욱 "'마인'때 대놓고 욕하거나 'XX'라고..날 무서워 해" [인터뷰②]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3.09.26 14: 38

'도적' 이현욱이 차갑고 날카로운 이미지 때문에 느낀 일상 생활의 경험담을 언급했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의 주연 배우 이현욱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도적: 칼의 소리'(감독 황준혁·박현석, 극본 한정훈, 제작 스튜디오드래곤·얼반웍스·바람픽쳐스)는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 작품이다. 남의 것을 빼앗는 도적(盜賊)이 아닌 칼'도'에 소리 '적'자를 의미하는 '칼의 소리'를 뜻하는 도적(刀嚁)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 '38 사기동대', '나쁜 녀석들 : 악의 도시', '블랙독' 등을 연출한 황준혁 감독과 '비밀의 숲2', '홈타운' 등을 연출한 박현석 감독, '뱀파이어 검사', '38 사기동대',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 등의 각본을 맡은 한정훈 작가가 살아남기 위해 빼앗아야 하는 격동기의 간도를 그려냈다. 

여기에 도적단의 리더, 신분을 위장한 독립운동가, 조선인 마을의 정신적 지주, 일본군, 총잡이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거친 시대를 살아가는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한 김남길을 중심으로 서현, 유재명, 이현욱, 이호정을 비롯해 김도윤, 이재균, 차엽, 차청화 등 대한민국 개성파 배우들이 화려한 앙상블을 펼친다. 모래바람 휘몰아치는 간도의 황무지에서 시작된 얽히고설킨 운명과 강렬하고 스펙터클한 액션이 돋보인다.
이현욱은 극 중 친일파 일본군 이광일로 분해 열연했다. 이광일은 대일본제국 19사단 보병 37연대 소좌로, 대동아공영을 위해 앞장서며 같은 조선인 고문도 서슴지 않는 냉혈한 면모를 가감 없이 표현했다.
'도적'은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다며, "감독님들이 나에게 도시적인 이미지가 많다고 얘기해주셨다. 그래서 시대극이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그 시절에 있었던 정서들을 나름대로 고증했고, 표현하는 게 많았다. 딜레마가 많은 시절이지 않나. 내가 표현하는데 있어서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과거 1년 가까이 일본 유학을 다녀온 이현욱은 "지금은 거의 다 잊어버렸지만 혼자 여행하면서 일상 생활을 하는 데 큰 불편함은 없을 정도"라며 "'도적' 속 일본어 능력은 조나단이 사극 말투를 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제국주의 시대의 일본 군인들이 썼던 딱딱한하고 사전적인 말들이라서 일본에 살고 있는 친구들도 어려워하는 말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번 '도적'을 찍으면서 '뱀눈'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현우. 이 애칭은 김남길이 지어줬다고. "오늘도 남길이 형이랑 점심에 밥을 먹으러 갔다 왔는데, 조금 전에도 '뱀눈' 소리를 들었다.(웃음) 그 얘길 처음으로 한 사람이 김남길 선배님이다. 옛날에도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그걸 정확하게 사람들한테 전파를 하고 다닌 게 김남길 선배님이다. 눈동자 색깔을 포함해서 뭔가 쎄하다고 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현욱은 현장에서 누구보다 김남길을 의지했다며, "촬영 현장도 그렇고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처음에는 선입견도 있었는데, 어떻게 대할 지 몰랐다. 흔히 말하는 내가 봤을 땐 스타이자 연예인이었다. 그런 이유로 선입견이 있었는데, 얘기하면 할수록 배울 것도 많더라. 지금도 항상 현장에 가면 TV에서 보던 사람들이라서 신기하다. '내 앞에 소녀시대가 있네'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2010년 영화 '가시심장'으로 데뷔한 이현욱은 2019년 '타인은 지옥이다'를 시작으로 '써치'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마인' '블랙의 신부' 등으로  쉼 없이 활동 중이다. 특히 '마인'은 이현욱의 배우 인생을 바꿔놓은 중요한 작품이다. 
 
아직도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사실이 인정이 안 된다며, 내가 생각하는 연예인은 인지도도 많고 셀럽 같은 사람이다. 솔직히 난 그 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품으로 보면 알지만, 그냥 길거리를 걸어가면 잘 몰라 본다. 사람들이 잘 몰라서 인기도 체감을 못한다"고 했다.
또한 그는 "'마인'할 땐 대놓고 욕하거나 무서워 하시더라. '마인' 찍을 때 날 알아봤는데 아는 척을 안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돈가스 가게를 갔는데, 아무도 나한테 관심이 없었다. 그냥 먹고 나왔는데 그날 저녁에 DM으로 '돈가스 맛있었냐'는 메시지가 쏟아졌다.(웃음) 그리고 지나가다가 어떤 남자분은 '저 배우, 저 연예인'이 아니라 '저 새끼'로 시작한 적도 있었다"며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미지 변화를 위해 예능 출연도 고민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내가 할 줄 아는 게 없다. 홍보성 예능은 나갈 수 있지만 취지에 맞는 사람은 아닌 거 같아서 출연이 쉽지 않다"며 "다만 작품은 블랙 코미디나 진한 슬픈 장르도 해보고 싶다. 여러가지 작품적으로는 열어놨기 때문에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으면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적: 칼의 소리'는 총 9부작으로 지난 22일 190여 개국에 공개됐다.
/ hsjssu@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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