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가 아빠가 된 후 첫 공식석상에 등장해 여전히 멋진 모습을 드러냈다. 이전과 180도 다른 캐릭터를 보여준 '화란'을 선보이며 먼 훗날 아들이 크면 "'화란'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22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화란'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홍사빈, 송중기, 김형서(비비), 김창훈 감독 등이 참석했다.
'화란'(감독 김창훈,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사나이픽처스, 공동 제작 ㈜하이스토리·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 분)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 분)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신세계', '무뢰한', '아수라', '헌트' 등으로 강렬한 재미를 담보하는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선보여 온 제작사 사나이픽처스의 신작이다.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공식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첫 선을 보이며 언론과 평단의 열띤 호평 세례를 받았다.
신예 홍사빈을 비롯해 송중기, 비비까지 강렬한 연기를 펼칠 배우들의 신선한 앙상블과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흡인력 넘치는 전개, 깊은 여운을 선사할 진한 감성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희망 없는 세상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탄탄한 드라마와 밀도 높은 연출로 그려낸 깊고 강렬한 느와르 드라마 작품이다.
김창훈 감독은 "칸 영화제는 어린 시절부터 늘 꿈만 꿨는데 직접 가다니 굉장히 꿈 같고 지금도 얼떨떨하다. '이게 진짜 나한테 벌어진 일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여러 선배님과 작업하면서 굉장히 이 작업들을 잘해주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셨다.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했다.
'빈센조', '재벌집 막내아들' 등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력을 입증한 송중기는 극 중 조직의 중간보스 치건으로 분해 열연했다. 냉혹한 현실 속 자신만의 생존법을 터득한 조직의 중간보스 치건은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안고 사는 연규를 알아채고 손을 내미는 인물이다. '화란'의 시나리오에 매료돼 노 개런티 출연을 자처할 만큼 작품에 큰 애정을 보였다.
송중기는 "코로나 기간도 있었고 지난 영화가 다른 OTT 플랫폼에서 공개되며 극장에서 인사 드리는 건 굉장히 오랜만이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의미있는 영화"라고 했다.
"노개린터를 자처한 걸로 화제가 됐는데"라는 송중기는 "개런티를 안 받았다고 칭찬을 과하게 해주셔서, 너무 기사가 많이 나서 칸에서 기자님들도 이 질문을 제일 많이 해줬다. 솔직히 많이 당황했다. 노 개런티 얘기를 하지 말라니까 누가해서 이렇게 커졌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작품을 처음에 감독님이나 제작사에서 제안을 해주신 게 아니라 업계에서 돌아다니는 대본을 내가 먼저 보고 너무나 하고 싶어서 역으로 제안했다. 그러는 와중에 개인적으로 부족하지만 '화란' 대본을 봤을 때 지금 결과물에 비해서 좀 더 거친 대본이었다. 굉장히 눅눅하고 찐득찐득한 느낌이었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혹시나 내가 하고 전체적인 제작비가 늘어나면 혹시나 상업적인 영화의 흥행 공식이 들어가면서 너무나 매력적인 대본의 장점이 줄어들지 않을까?'하는 개인적인 부족한 생각이 있었다"며 걱정한 부분도 언급했다.
또한 송중기는 "이렇게 노 개런티 기사가 많이 나서 부끄럽다. 많이 얘기할 게 아닌데"라며 "왜 이렇게 얘기하지 말라고 했는데..그래도 오늘 이 얘기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 질문을 해줘서 속이 후련하다. '노 개런티로 출연했다' 문장 사이에는 여러 내포된 의미가 있다"며 웃었다.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듣고 싶은 반응이나 얻고 싶은 이미지가 있나?"라는 질문에 "이제는 관객들이나 대중에게 원하는 이미지나 어떤 반응을 원하는 게 없다. 이런 건 내려 놓은 지 오래됐다. 그런 것보단 내가 너무나 너무나 하고 싶었던 색깔의 작품을, 그런 정서의 작품을 했다는 것에 만족한다"며 "이렇게 어두운 스산한 작품을 계속 하고 싶었다. 사실 그런 작품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의지와 다르게 못했던 적이 있었다. 많이 한이 됐다. 어두운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찰나에 이 대본을 보게 됐다. 그 대본을 봤을 때 정서가 맞다고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본이 매력적이었는데, 소외된 가정 폭력을 당하고 있는, 어떻게 보면 소년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마음가짐과 정서가 다 자라지 않는 것 같다. 이 가정 폭력을 당하는 소외된 소년이 겪는 어두운 이야기를 잘 표현하고 싶었다"며 "지금 너무나 너무나 사랑하는 아기가 생겼지만 이런 어두운 영화를 한다고 걱정이 되진 않는다. 나중에 커서 '아빠가 이런 영화를 했다'는 걸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이혼 후 3년 만인 지난해 12월, 영국배우 출신 케이티와 열애설이 제기됐다. 올해 1월 팬카페를 통해 케이티와의 열애를 인정했고, 동시에 결혼 및 임신 소식을 알렸다. 6월에는 첫 득남 소식을 공개하면서 아빠가 된 감격스러운 소감을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송중기는 "(결혼과 출산 등 이런 것에 대해) 부담감 전혀 없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셨는데 축하 해주신만큼 인사드리는 자리가 생겨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많이 축하해주신 만큼 아기가 건강하게 잘 큰다. 첫 아기이고 초보 아빠라서 와이프도 초보 엄마인데, 아기가 이렇게 빨리 크는 줄 몰랐다. 정말 진짜 빨리 크더라. 아기 옆에서 잘 지내면서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내가 사랑하는 영화를 이 타이밍에 소개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 뿐이다. 그런 부담감은 전혀 없다.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송중기와 케이티가 결혼을 앞두고 과거 사진들이 퍼지면서 "케이티가 과거 임신을 한 것이 아니냐?", "케이티가 미혼모가 아니냐?", "과거 출산을 했던 것 아니냐?"라는 의혹들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송중기는 "아내와 내가 모두 초보 엄마, 아빠"라고 밝히면서 간접적으로 아내에 대한 루머를 해명했다. 예전에도 아내의 여러 루머에 대해 "대학 빼고 전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홍사빈은 '화란'에서 기댈 곳 없는 소년 연규를 맡았다. 지옥 같은 세상 속에서 엄마와 네덜란드로 떠나는 것을 유일한 희망으로 삼고 살아가는 소년 연규는 비참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점차 변화하는 인물이다. 홍사빈은 한없이 흔들리는 소년의 유약함부터 살기 위해 남을 짓밟는 독기 어린 모습까지 연규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고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여기에 자신에게 손 내밀어 준 조직의 중간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롭게 질주하기 시작하는 연규를 치밀하게 구축한 홍사빈은 송중기와도 특별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비비는 재혼한 아버지를 따라 연규와 가족이 된 하얀을 연기했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누구보다 오빠인 연규를 생각하고 그의 보호막이 되어주는 인물이다. 비참한 현실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내면과 당찬 성격의 하얀으로 변신해 무대에서와는 180도 다른 성숙한 면모를 선보였다.
송중기는 후배 홍사빈과 비비에 대해 "사빈 씨는 되게 부담스러웠을 텐데 이렇게 큰 역할을 맡고 주인공을 하고 있고, 전체적인 영화를 끌어가야 되는 정서를 담당하고 있다. 굉장히 부담됐을 거다. 이게 지금 공식석상이라서 그냥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굉장히 차분하고 묵직했다. 그리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마지막 엔딩 액션 장면 스퀀스를 4~5회 차 찍었다. 아침 7시 콜인데 밤까지 잠 한 숨 안자고 찍었다. 그럴때 대화를 나누면 사빈 씨는 굉장히 생각이 깊고 처음 주인공을 하는데도 서툴지 않았다. 되게 부담이 됐을 텐데도 애티튜드가 현장에서도 나왔다"고 칭찬했다. 이어 "형서 씨는 과하게 칭찬하면 부담될까 봐 못하겠는데 사실 그대로 말하면 우리 영화가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나. 이에 빗대어 표현하면 김형서의 연기는 살아있는 활어와 같다. 비비로 가수 활동을 할 때 보여주는 재능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 연기에 고스란히 묻어난 거 같다"며 극찬했다.
한편 '화란'은 오는 10월 1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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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