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이 21일 선수 교체를 발표했다. 발목 수술로 시즌 아웃돼 낙마가 예정된 외야수 이정후(키움) 자리를 김성윤(삼성)이 채운 가운데 부상 회복이 느린 투수 구창모(NC)를 빼고 김영규(NC)를 대체 발탁했다.
구창모는 대표팀 선발 에이스가 돼야 할 투수였다. 그러나 지난 6월2일 잠실 LG전에서 1회 투구 중 자진 강판됐다. 왼팔 척골 피로골절로 3개월 넘게 1군에서 자취를 잠췄다. 재활을 거쳐 지난 19일 익산에서 열린 KT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등판, 2이닝 27구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최고 구속 145km로 정상이 아니었다.
결국 류중일 감독과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은 고심 끝에 구창모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대체자로 같은 NC 소속 좌완 김영규를 뽑았는데 선발이 아닌 불펜 요원이다. 결국 기존 대표팀 투수 중에서 좌완 선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구창모의 낙마로 유일한 대표팀 좌완 선발 요원이 된 이의리(KIA)에게 시선이 쏠린 이유다. 지난달 어깨 통증에 이어 이달 초에도 손가락 문제로 엔트리 말소된 이의리의 몸 상태도 대표팀 불안 요소였다.
이의리가 12일 만에 1군 복귀전을 가진 21일 대전 한화전은 23일 대표팀 공식 소집을 앞두고 가진 마지막 점검 무대였다. 류중일 감독과 조계현 위원장이 직접 이날 경기가 열린 대전을 찾았다. 그러나 1⅓이닝 2피안타 2볼넷 1사구 3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결과가 좋지 않았고, 대표팀으로서도 비상이 걸렸다.
1회 시작은 좋았다. 이진영과 최인호를 연이어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운 이의리는 노시환도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느린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KKK’ 이닝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2회 제구 난조를 보였다. 닉 윌리엄스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뒤 채은성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김태연의 3루 내야 안타로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정은원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계속된 무사 1,3루에서 이도윤을 2루 땅볼 유도했으나 병살을 노리던 유격수 김규성의 송구 실책이 나와 추가 실점했다. 최재훈에게도 볼넷을 허용한 이의리는 1사 1,3루에서 강판됐다. 예정된 투구수 30~40개보다 많은 45개를 던졌다.
최고 147km, 평균 144km 직구(20개) 외에 슬라이더(15개), 체인지업(9개), 커브(1개)를 구사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24개), 볼(21개) 비율이 엇비슷할 정도로 제구가 좋지 않았다. 이의리가 내려가자마자 류중일 감독과 조계현 위원장은 그대로 자리를 떴다. 구창모도 빠졌는데 이의리마저 감을 잡지 못하니 더욱 복잡해졌다. 최종 결정까지 남은 시간은 22일 하루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