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까지 7일간 6경기, '불펜 구창모'가 검증 못한 연투…가을비 없었으면 항저우 갔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9.21 15: 40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는 ‘불펜 구창모’가 아닌 ‘선발 구창모’였다. 4회 대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류중일호’가 결국 구창모와 함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와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21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24명 중 부상 혹은 부상에서 회복 단계이지만 대회 기간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된 2명에 대해 교체를 확정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조계현) 및 대표팀 류중일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지난 6월 9일(금)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24명의 대표팀 명단 발표 직후부터 부상 및 재활, 회복 중인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했고 키움 이정후, NC 구창모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대체선수로 삼성 김성윤과 NC 김영규를 발탁했다.

NC 구창모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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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만 하다면’ 대표팀의 좌완 에이스가 될 것이라고 구창모는 부상을 당하고 회복세를 검증 받지 못하면서 낙마했다. 김광현(SSG), 양현종(KIA)이 책임졌던 대표팀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어갈 최선두에 있는 구창모였다. 그만큼 건강한 구창모가 갖고 있는 매력적이었던 모습은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러나 결국 몸이 문제였다. 건강한 구창모라는 명제를 성립하는데 다시 한 번 실패했다. 구창모는 대표팀 명단 발표 직전인 지난 6월2일 LG전 선발 등판했다가 한 타자만 상대하고 곧바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9일 대표팀 명단이 발표됐을 때 구창모는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대회까지 4달 가량 남았고 열흘, 길어도 2주가 지나면 다시 마운드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NC 구창모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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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의 대표팀 합류 의지는 강했다. 구창모는 8월까지 재활을 끝내고 9월부터 피칭에 돌입했는데 재활 속도를 바짝 끌어올렸다. 지난 5일 불펜피칭으로 30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 스케줄을 시작했다. 이후 7일 30개, 그리고 7일 50개의 공을 던졌다. 이틀 간격으로 불펜 피칭을 소화하며 일주일 만에 불펜 피칭 단계를 끝냈고 13일 라이브피칭까지 끝냈다. 실전 등판만 남았다.
당장 선발 투수로 복귀하기에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불펜 투수라면 달랐다. 실전에서 불펜 투수로라도 던질 수 있게끔 준비를 했다. 빠른 실전 복귀, 아시안게임 명단에 잔류하기 위해서는 이게 최선이었다.
하지만 실전 등판을 앞두고 한 차례 제동이 걸렸다. 부상 부위는 전혀 문제가 아니었다. 날씨가 변수로 작용했다. 16일에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2군 경기에 등판해서 30구 가량을 던진 뒤 이상이 없다면 곧바로 1군에 올라오는 스케줄이었다. 
그러나 가을비가 내리면서 경기는 취소됐고 2군 등판도 19일로 미뤄졌다. 결국 19일 전북 익산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부상 이후 첫 실전 등판에 나섰다.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27구를 던졌다. 직구(20구)-슬라이더(5구)-포크(2구)를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5km까지 나왔다.
그리고 20일 1군에 돌아왔다. 21일부터 1군에서 대기를 하기로 했지만 당장 23일 대표팀 소집까지는 시간이 촉박했다. 연투 가능 여부도 확인하려고 했지만 1군에서 검증이 불가능했다. 결국 6월 이후 1군에서 한 번도 던지지 못한, 그리고 선발이 아닌 연투도 해야 하는 불펜 투수 구창모를 향한 의문부호는 떠나지 않았다. 결국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만약 2군 실전 등판 스케줄이 우천으로 밀리지 않았으면 항저우행 티켓을 거머쥐었을까. 최소한 1군 실전 등판을 하면서 검증이라도 가능했기에 달랐을 수 있다. 하지만 1군 등판도 못했고 연투도 검증 못했다. 오는 28일 출국해 1일부터 조별리그를 치르는 대표팀은 결승전인 7일까지, 일주일 동안 6경기를 치러야 한다. 조별리그 3경기를 연달아 치르고 하루 휴식 후 슈퍼라운드 2경기와 결승전이 연달아 열린다. 불펜진은 3연투를 각오 해야 하는 일정이다.
그런데 부상에서 갓 회복한, 그리고 최근 불펜 투수 경험도 많지 않은 투수에게 연투를 시킨다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었고 또 검증도 못했다. 다시 한 번 ‘광현종’ 후계자는 부상에 또 다시 울었고 태극마크와는 또 멀어졌다.
사실상 마지막 병역 혜택의 기회가 사라진 구창모는 이제 올 시즌 이후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준비한다. /jhrae@osen.co.kr
NC 구창모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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