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메이저리그 아시아 우타자 최다 홈런은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었다. 그러나 김하성이 지난달 22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전 만루포를 끝으로 22경기째 17홈런에 묶인 사이 1위가 바뀌었다.
일본인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29·시카고 컵스)가 역전했다. 김하성이 주춤한 이 기간 스즈키는 27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추가했다. 어느새 19홈런으로 김하성을 추월하며 일본인 우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까지 세웠다.
스즈키는 지난 20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3회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쳤다. 시즌 19호 홈런으로 2006년 시애틀 매리너스 조지마 겐지, 시카고 화이트삭스 이구치 다다히토가 기록한 일본인 우타자 한 시즌 최다 18홈런 기록을 17년 만에 뛰어넘었다.
일본인 메이저리거 타자로는 마쓰이 히데키, 오타니 쇼헤이 등 30~40홈런을 폭발한 왼손 거포들은 있었지만 우타자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졌다. 스즈키의 빅리그 진출 전까지 조지마, 이구치와 함께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우타자는 2001년 뉴욕 메츠 신조 쓰요시(10개)까지 3명에 불과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20홈런에도 1개만을 남겨둔 스즈키는 2016년 피츠버그 한국인 내야수 강정호가 세운 아시아 우타자 최다 21홈런도 머지않았다. 남은 시즌 11경기에서 2개를 추가하면 타이 기록이고, 3개면 새 기록을 쓰게 된다. 쉽지 않지만 최근 페이스라면 불가능의 영역은 아니다.
스즈키는 전반기 71경기 타율 2할5푼9리(259타수 67안타) 7홈런 28타점 OPS .747로 고전했다. 하지만 후반기 57경기 타율 3할4리(217타수 66안타) 12홈런 38타점 OPS .932로 반등했다. 9월 18경기 타율 3할7푼7리(69타수 26안타) 6홈런 18타점 OPS 1.204로 뜨겁다.
시즌 전체 성적도 128경기 타율 2할7푼9리(476타수 133안타) 19홈런 66타점 OPS .832로 올라왔다.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 111경기 타율 2할6푼2리(397타수 104안타) 14홈런 46타점 OPS .769보다 모든 면에서 상승했다. 지난해보다 체중을 10kg 불린 효과인지 평균 타구 속도(89.6마일→91.3마일), 하드 히트 비율(41.3%→47.4%)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지난 2013년 히로시마 도요카프에서 데뷔한 스즈키는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다. 9시즌 통산 902경기 타율 3할1푼5리 937안타 182홈런 562타점 OPS .984로 활약했다. 5번의 골드글러브로 수비력도 인정받았고, 지난해 3월 5년 8500만 달러에 컵스와 계약했다. 올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 달러에 계약한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 이전까지 아시아 타자로는 최고 대우를 받으며 메이저리그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