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짓말' 김소현 "'안정적 연기', 칭찬처럼 안 들렸다" (종합)[인터뷰]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3.09.20 11: 06

배우 김소현이 tvN ‘소용없어 거짓말’(이하 ‘소짓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는 ‘소짓말’ 김소현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소용없어 거짓말’은 거짓말이 들려서 설렘이 없는 '라이어 헌터' 목솔희(김소현 분)와 비밀을 가진 '천재 작곡가' 김도하(황민현 분)가 만나 펼치는 거짓말 제로, 설렘 보장 로맨틱 코미디로 지난 19일 16부작을 끝으로 종영됐다.

이날 김소현은 종영 소감을 묻자 "거의 2년 만에 인사를 드린 작품이다. 오랜만에 나오는 만큼 긴장도 되고 떨렸는데, 생각보다 좋아해 주시고 저의 새로운 모습을 봐주셨다고 이야기해서 감사하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촬영은 이전에 끝냈는데, 집에서 방송을 볼 때마다 현장도 굉장히 많이 떠오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연기나 이런 부분에서 아쉬움도 많이 남지만, 현장이 즐거움이 컸던 작품이라 재밌게 시청했다"라고 전했다.
극 중 거짓말이 들리는 능력을 가진 '목솔희' 역을 맡아 분한 김소현은 "방송이 나오기 전까지는 거짓말이 어떻게 표현이 되는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전까지는 어렴풋이 연기를 했는데, 일단 최대한 과장되지 않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판타지라고 해서 과도하게 컨셉을 가지면 보시는 분들이 조금 거부감이 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자연스러웠으면 했다. 현실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싶어서 고갯짓이라든지, 눈빛이라든지, 이런 거로 디테일하게, 조금은 담백하게 표현을 한 것 같다"라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존재했다. 그는 "오랜만에 작품에 출연하는 것도 그랬지만, 원래 솔희라는 캐릭터 자체가 대본에서 엄청나게 밝은 친구는 아니었다. 이후 현장에서 감독님이 '솔희가 귀엽고 사랑스러웠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캐릭터를 많이 만들었다. 그런 부분들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에서 애드리브처럼 많이 만들어졌는데, 그러다 보니 '조금 더 밝고 재밌게 했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좀 있었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실제 '목솔희'와 자신의 싱크로율에 대해 "비슷하다"고 밝힌 김소현은 "사실 저의 실제 성격은 웃음도 많고 밝다. 그런데 지금까지 맡아온 역할들이 그렇다 보니 제가 뭔가 모범생 같고, 촉촉하고, 차분한 이미지인데, 막상 저는 솔희의 밝은 모습과 더 가깝다. 초반에 솔희가 보여준 시니컬하고 사람들에게 관심 없는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사실 촬영 전에는 살아가면서 '저 사람이 하는 말이 진짜일까?' 하고 궁금한 순간이 많으니 '거짓말을 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촬영하니까 솔희의 피로도가 느껴졌다. 가끔 솔희가 약간 사회성이 결여된 행동을 보일 때 '왜 그럴까?' 싶었는데, 이 친구는 그동안 세상이 거짓과 진실로만 남았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저도 솔희의 능력을 갖고 싶지 않다. 어느 정도 사람이 모르고 사는 게 필요하지 않나. 갖게 된다면 중요한 계약이라든지, 중대사를 결정할 때는 필요할 것 같긴 하다"라고 웃었다.
김소현은 극 중 황민현과 함께 훈훈한 비주얼과 케미를 자랑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황민현과의 호흡에 대해 "초반에는 오빠가 거의 마스크를 쓰고 계셨다. 극 중에서도 서로 거리감이 있는 관계성이긴 해서 이런 느낌을 그대로 가져갔고, 후반에 풀리면서 둘이 꽁냥대기 시작할 때는 정말 장난기가 많으시단 걸 알게 됐다. 저도 장난기가 많아서 맨날 함께 장난치듯이 촬영하다 보면 그렇게 살려지는 장면들도 있었다. 아무래도 편안했던 거 같다. 장난도 잘 받아주고, 자연스러움을 이끌어 주던 배우라 편안하게 잘 찍을 수 있었다"라고 칭찬했다.
'연기 선배로서 황민현에게 건네준 조언은 없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런 건 없었다. 저보다 나이가 많고 오빠다 보니 제가 조언하거나 그런 건 크게 없었다"라고 웃으며 "제가 봤을 때 오빠는 엄청 진실된 느낌이 있다. 순수하고 풋풋한 느낌도 많이 받았고, 제가 그걸 많이 받으면서 했다. 감정신이든 로맨스든, 서로 호흡을 잘 주고받을 수 있었다. 다만 민현 배우님이 쌍방이 이뤄지는 로맨스는 거의 처음 하셨다고 들었다. 그렇다 보니 키스신 촬영이 그간 없었다고 들어 부담되었다. 저도 누군가를 이끌 생각은 없었는데.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워낙 친하게 지내서 장난도 많이 칠 수 있었고, 그런 장면에서 감독님이 분위기를 많이 풀어주셨다"라고 전했다.
특히 화제가 된 캠핑장 장면 비하인드도 들을 수 있었다. 김소현은 "사실 그 장면은 전체적으로 NG라고 생각한 장면인데, 찍은 대로 다 나간 것"이라며 "원래는 두 인물의 예쁜 그림을 위한 장면이었다. 캠핑가서 고기 도란도란 굽고 먹여주고였는데, 오빠가 고기를 자르는 족족 그릴 사이로 빠지더라. 그게 너무 웃겨서 ‘고기가 몇 개가 빠지는 거냐?’ 물어보기도 하고, 앉다가 의자가 넘어지는 장면도 스태프들이 와서 일으켜 주려 했는데, 감독님께서 '다 빠져, 이 장면 쓸 거야’, '오히려 이게 더 재밌다’라고 하셨던 거다. 그렇게 방송을 보고 놀라기도 했고, 좀 민망하기도 했다"라고 웃으며 "감독님이 그런 걸 좋아해 주셨다. 현장 분위기가 좋은 만큼 그걸 극 중에 녹이고 싶으셨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소현은 '소짓말' 엔딩에 대한 생각을 묻자 "솔희가 라이어 헌터를 그만두고 글을 쓰는 걸로 마무리가 되지 않나. 엔딩에 나오는 멘트도 사실 현장에서 만들어진 게 있다. 현장에서 함께 하면서 느낀 걸 많이 담았다. 그 멘트가 드라마가 주는 따뜻한 메시지인 것 같고, 저도 촬영하면서 공감했기 때문에 잘 마무리가 잘 된 것 같아서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아마 결말 이후 도하는 조금 더 솔직해 지지 않을까 싶다. 언제까지 거짓말을 안 하겠나. 살면서 거짓말을 조금 더 할 거라고 생각한다. 솔희도 그런 거짓말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말 안의 진심을 볼 수 있는 친구가 될 거다. 그렇게 평범한 연인처럼 지내지 않을까 싶다"라며 생각을 밝혔다.
어느덧 데뷔 15년 차를 맞이한 김소현. 데뷔 이래 열일 행보를 이어가던 그는 2021년 KBS2 '달이 뜨는 강'과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 이후로 2년간의 공백기를 가지기도 했다. "아무래도 그 전작품이 사극이기도 했고, 차분한 역할들을 주로 했었다. 그러다 보니 로코도 좋고, 밝은 작품이었음 좋겠다는 마음으로 '소짓말'을 접했다. 그동안 안 해본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도 새롭게 느껴지기도 했고, 조금은 세 보이는 컨셉이었다. 아무래도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는데, 팬분들이 좋아해 주신 것 같아서 만족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어 "처음 쉴 때는 일부러 쉰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작품이 밀리면서 쉬는 시간이 좀 길어졌다. 처음에는 불안하긴 했다. 안 쉬어 보다 보니 뭘 하면서 쉬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러다가 소소하게 부산으로 짧게 여행을 가기도 했고, 한참 다들 골프를 유행처럼 하길래 스포츠를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골프도 한번 배워보고, 학교도 잠시 다니고. 굉장히 소소한 일상을 보냈다"라며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런 시간을 제대로 보낸 적이 크게 없더라. 중간에 잠깐 쉬면 작품 준비를 하고 온전히 쉰 적이 없었다. 그렇게 소소하지만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지냈다. 생각보다 잘 쉬어서 일을 열심히 할 힘도 얻게 되었고, '사람이 쉬어야 되는구나'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일에 대한 고민도 물론 있었다. 김소현은 "기약 없는 쉼은 아니라 다행히 큰 불안감이 없긴 했지만, 지금까지의 일을 많이 돌아봤던 거 같다. '지금은 어떻지?', '내가 불안한가?', '힘든가' 등 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고, 지금은 안정적이다. 내가 그래도 지금까지 잘 해왔구나 싶어서 큰 불안 없이 ‘잘 쉬어도 되겠다’는 마음으로 지냈다"라며 "사실 10대 후반, 20살로 넘어갈 때. 다들 많이 힘들다고 하는데, 저도 그랬다. 작품을 하면서 저 자신을 많이 잃은 느낌이었다. 왜 이 일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저 자신을 많이 잃은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도, 배우로서도 많은 슬럼프를 겪은 시기였다. 그때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려고 했고, 결정적으로 이번에 쉴 때 생각해 보니 나름대로 잘 정리가 되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제 연기에 대해 '안정적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 말이 예전에는 '칭찬인가?'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물론 칭찬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단조롭고, 기대심리가 이 말 안에는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 이걸 어떻게 풀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안정적인 게 내 장점이니까. 그래서 어려운 역할을 내게 맡겨주시는 거 아닐까’하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게 됐다. 그러다 보니 내가 새로운 걸 해야 , 재미를 어떻게 주지, 하는 강박이 없어지면서 그냥 흘러가는 대로, 이런 역할 그냥 하면 되고, 보여줄 게 많이 남아있으니까. 자연스럽게 가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편해졌다. 지금부터는 구애받지 않고. 교복을 입을 수도 있고, 그때그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걸 자유롭게 해나가자,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요즘은 큰 고민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한층 더 성장한 배우로 거듭났다는 김소현은 "예전부터 도전하는 걸 그래도 좋아했다고 생각하지만,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거 같다. 저와 완전 반대인 캐릭터는 잘 도전하지 못했다. 물론 주어지면 했지만 제가 나서서 선택한 적은 없었다"라며 "하지만 이제는 제가 선택할 나이이기도 하고, 제가 쌓아나가야 할 시기니 이제는 조금 과감한 도전도 해보려 한다. 반응이 안 좋을 수도 있지만, 그런 걸 내려놓고, 어떻게 보면 화끈한 선택을 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끝으로 "저는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너무 좋은 현장을 만나면 이런 분들 덕분에 지금까지 해올 수 있었고, 한 번씩 너무 힘들어도 좋았던 기억을 끄집어내서 원동력으로 삼아왔다. 그런데 이번 '소짓말'을 하면서 되게 행복했다. 이번 현장에서는 얼굴 하나 붉히는 일도 없었고, 정말 1등으로 꼽을 정도로 좋은 현장이어서, '이런 행복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해 왔지!' 싶은 정도였다"라며 "2년 만에 나오게 된 작품이라 그런지 특별하기도 하고. 촬영하면서 행복했다 보니, 앞으로도 저에게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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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음해시태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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