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나이가 74살이다. 얼마나 더 살겠냐.(웃음) 죽기 전에 다시 만나 내 꿈을 이룰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가문’의 새 시리즈를 내놓을 수 있어 행복하다.”
김수미는 19일 서울 이촌동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가문의 영광6’)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제가 몇 년 전부터 정태원 대표님에게 ‘가문의 시리즈를 다시 하자’는 얘기를 했었다. 6편의 촬영은 빨리 끝났지만 제작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11년 만에 다시 영화를 내놓게 돼 너무 좋다”라며 6편을 내놓은 소감을 이 같이 전했다.
이날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 등 원년 멤버들을 필두로 새롭게 합류한 윤현민, 유라, 고윤 등의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정태원·정용기 감독이 참석했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감독 정태원·정용기,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배급 NEW)는 잘나가는 스타 작가 대서(윤현민 분)와 가문의 막내딸 진경(유라 분)을 결혼시키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장씨 가문의 사생결단 결혼성사 대작전을 그린 코미디. 전편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감독 정용기)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 컴백했다.
이날 정태원 감독은 “‘가문’ 시리즈는 흥행과 달리 내놓을 때마다 평단의 혹평을 받아왔기 때문에 저를 비롯해 출연 배우들이 많은 상처를 받았다. 저도 그렇지만 출연 배우들이 혹평에 상처받았을 텐데, 그래서 되게 미안하게 생각했다. 6편의 제작을 오랜 시간 고민한 이유다. 또 한번 저희가 상처를 받진 않을지 걱정했기 때문”이라고 11년 만에 리부트한 이유를 털어놨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지난 2002년 ‘가문의 영광’을 시작으로 2005년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 2006년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 2011년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 2012년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까지 누적 관객수 2000만 명을 동원한 코미디 영화 시리즈의 6편이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국내외 인기 시리즈와 다른 고유의 장르로 봐 달라는 정태원 감독은 “이번에도 시리즈를 제작하는 데 많이 주저했지만 김수미 선생님이 용기를 주셔서 리턴즈로 돌아오게 됐다”라며 “탁재훈이 말한 대로 작품성은 없지만, 그동안 명절 때 봐주신 2천만 명의 관객들 입장에서 평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새 시리즈의 흥행을 기원했다.
이어 정 감독은 “1편의 장진경이 지고지순했다면, 6편의 장진경은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하는 MZ세대의 여성”이라고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태원 감독은 “인물들의 디테일 감정은 앞선 시리즈들과 완전히 다르게 표현했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대서가 여자친구를 만났을 때도 비슷한 듯하지만 다르게 차별화를 뒀다”고 비교했다.
코믹과 로맨스의 비중에 대해 그는 “스토리의 연결성을 주기 위해 대서와 진경의 멜로는 꼭 필요했다. 초중반에는 코미디를 많이 배치했고, 후반부에는 로맨스를 더 넣었다. 후반까지 코믹을 이어갔다면 지루해질 거 같더라. 그래서 후반에는 코믹을 걷어 냈다. 저희가 코믹이 강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로맨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가 대서 역으로 6편에 합류한 윤현민은 “첫 촬영 때는 유라와 어색했지만 두 번째 촬영부터 서로 말을 놓고 편하게 했다. 티키타카가 잘 맞았다”고 유라와의 연기 케미스트리가 좋았다고 만족했다. 이어 그는 “정통 코미디의 부활을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번 연휴 때 관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자신감 섞인 기대감을 내보였다.
이번 영화를 통해 긍정의 에너지를 얻었다는 윤현민은 “저희 영화를 보시고 좋은 기운을 받아 가셨으면 좋겠다. 열심히 만들었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고 완성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걸스데이 출신 배우 유라가 가문의 막내딸 진경 역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의 김정은, 김원희, 김민정처럼 사랑스럽지만 남다른 걸크러시를 강조했다.
이날 유라는 “제가 첫 촬영 때는 항상 긴장을 많이 하는데 이번에 윤현민이 편안하게 이끌어줘서 시작부터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유라는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장면에 대해 “그 신이 워낙 유명해서 촬영 전부터 부담감과 심리적 압박감이 있었다. 그래도 ‘리턴즈’ 진경만의 스타일로 나온 거 같아 뿌듯하다”고 만족해했다.
유라는 그러면서 “감독님이 ‘카페 포크신도 무조건 웃겨야 한다’고 하셔서 현장에 계신 카메라 감독님이 웃음을 참기 힘들 때까지 웃기게 연기했다. 저 역시 웃음을 참으며 열심히 찍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수미와 탁재훈, 정준하는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2005),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2006),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2011)까지 출연해온 바.
6편에서도 덕자로 분한 김수미는 “제가 70세를 훌쩍 넘었다. 어제 변희봉 선생님이 돌아가셨는데 제가 앞으로 살아봐야 얼마나 더 살겠나. ‘가문’ 식구들을 다시 한번 만나서 내 젊음을 찾고 싶었다”고 11년 만에 컴백한 소감을 이 같이 전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김수미는 “탁재훈의 말대로 우리 영화가 큰 작품성은 없지만 깔끔하게 웃기다. 그동안 이 시리즈 영화를 (도합) 2천여만 명이 봤고 명절 때마다 TV에서 틀어줬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굉장히 친숙하다. 제가 이번 시사회에 50명 정도 초대했는데 몇백 명이 오겠다고 하더라. 예전과 분위기가 다르다”며 “6편은 MZ세대에 맞게 유연해졌다. 제가 욕쟁이인 건 온 국민이 아니까 이해해주실 거 같고, 억지스러운 부분도 없는 거 같다. 요즘에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 썸 타는구나 싶더라”고 6편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석재 역을 맡은 탁재훈도 김수미의 의견에 동의하며 “저는 김수미 선생님의 연기 보면서 늘 재미있어 하고 빠져드는 사람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과 호흡해 온 종면 역의 정준하는 “제가 (극 중) 긴팔을 입고 나온 이유가 있는데 그게 편집됐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여름에 반팔 옷을 입을 걸 그랬다”고 말하며 웃으며 “그래도 현장에서 다들 서로를 믿으며 편하게 연기했다”고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자평했다.
이에 탁재훈은 “김수미 선생님과 저, 그리고 정준하는 ‘가문’ 시리즈에 늘 있어서 익숙하다. 그동안 ‘이번 추석에는 가문 시리즈 안 하나?’라는 얘기를 나눴었는데 올 추석에 드디어 개봉하게 됐다. 없으면 허전했는데 그걸 채워주는 느낌”이라고 대중성 높은 작품으로서 올 추석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전보다 작품성이 많이 생겼다.(웃음) 제작보고회 때 제가 작품성이 없다고 했었는데 기사를 정정해달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정준하도 “김수미 선생님, 탁재훈이 없었으면 저도 안 했을 거다. 같이 하면서 너무 즐거웠다. 탁재훈은 작품성이 없다는 말도 했었지만.(웃음) 저희가 열심히 만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좋은 작품이다’라고 홍보하는 것도 이상하기 때문에 겸손하게 말씀드렸던 거다. 추석 때 편안한 마음으로 극장에서 오셔서 함께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편 이번 6편에는 방송인 추성훈과 배우 기은세, 고윤이 각각 싸움의 고수이자 장씨 가문의 배신자 얏빠리, 유튜버 유진, 가문의 왼팔 종칠 역을 맡았다.
10여년 전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서 스태프로 일했었다는 고윤은 “너무나 유명한 선배님들과 제가 같이 앉아 있는 게 영광스럽다. 저한테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마블 시리즈 못지않게 좋은 작품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고윤은 “내일 저희 아버지 생신이다. 감독님이 애드리브로 그 신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셨는데 아버지께 아직 말씀을 못 드렸다.(웃음) 내일 생신이 지나고 영화가 개봉하면, 아버지와 함께 극장에 가서 보겠다”고 인상 깊었던 장면에 대해 털어놨다.
‘가문의 영광6’는 9월 21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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