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시속’ 안효섭, 아픔으로 성장..“‘낭닥2’ 후 쉼없이 연기, 슬럼프 겪기도”[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09.19 09: 00

 “많이 아파서 성장할 수 있었어요. ‘쉼’이라는게 중요하다는걸 많이 느꼈죠.”
배우 안효섭이 자신의 힘들었던 시간을 돌이켜 봤다. ‘낭만닥터 김사부2’ 이후로 ‘홍천기’, ‘사내맞선’, ‘낭만닥터 김사부3’, 그리고 ‘너의 시간 속으로’에 이르기까지 “거의 쉬지 않고 일했다”고 밝힌 그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비로소 정신적 슬럼프를 극복하고, 한층 편하고 여유로운 자신을 되찾았음을 알렸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이하 ‘너시속’) 주연 배우 안효섭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너시속’은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전여빈 분)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안효섭 분)과 친구 인규(강훈 분)를 만나고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인기 대만 드라마 ‘상견니’를 원작으로 한다.

안효섭은 “작년 1년간 찍었기 때문에 작업물이 1년 후에 나오는 스케줄이 어색했다. ‘내가 이걸 어떻게 찍었었지?’ 하는 마음으로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다”며 “넷플릭스에 걸린 제 사진을 보면서 저도 넷플릭스를 애청하는 입장으로서 기분이 색달랐고 기대감이 컸다. 그때 생각들도 새록새록 나더라”라고 공개 소감을 전했다.
극중 안효섭은 준희의 남자친구 구연준 역과 그를 닮은 1998년의 소년 남시헌 역을 맡아 10대부터 40대까지 폭 넓은 시간대를 연기했다. 안효섭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연기하는 것이 헷갈리지 않았냐는 질문에 “현장에서 얘기를 많이 했다. 이정도로 얘기를 많이 한 현장이 없었다. 서로서로 헷갈리는 입장에서 서로 도움을 준 기억이 있다. 처음 시작부터 타임테이블을 짜놓고 시작했다. 시헌이의 타임테이블, 민주의 타임테이블, 연준이의 타임테이블 정리해서 참고하면서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각 시점마다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어떤 차이점을 뒀냐고 묻자 “첫번째로는 일차원적으로 외적인 부분이었다. 시간대별로 시청자분들도 헷갈리실거 아니냐. 시헌이의 시간, 연준이의 시간을 생각해서 그들의 서사에 비롯된 외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미묘한 디테일에 차이를 두려고 했다. 시청자들에게 보여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개 후 많은 화제를 모았던 40대 남시헌의 스타일링에 대해서는 “시헌이가 40대가 될때까지 어떻게 살아왔을까를 생각하며 만들어낸 룩이다. 과연 온전히 살아갈수있었을까. 민주와 준희, 모든 사람들을 살리고 되돌리기 위해 온전히 거기에만 에너지를 쓰지 않았을까. 그래서 자기 모습 가꾸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지내지 않았을까 하는 고민에 그런 스타일링을 했다”며 “수염도 바르고 피부 메이크업도 어둡게 받았다. 나름대로 디테일을 살리려고 했다. 저의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후회는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작중 안효섭은 실질적으로는 1인 6역을 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그는 “힘들었다”며 “순서대로 찍을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상상을 굉장히 많이 했었어야 했다. 생각의 끈을 놓치면 안 되겠단 생각을 많이해서 긴장감을 갖고 있었다”고 고충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모든건 같은 인물이지 않나. 시간대만 왔다갔다할 뿐, 하나의 감정선을 들고 가기때문에 그들의 삶만 생각했다. 헷갈리는 부분은 감독님과 상의하고 배우들과 얘기하고, 까먹으면 얘기해주면서 서로 도왔던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너시속’은 인기 대만 드라마 ‘상견니’를 원작으로 한다. 처음에는 “원작이 있는 작품인지 몰랐다”고 밝힌 안효섭은 “저는 대본이 잘 읽히고 가슴이 끌리면 고르는 편이다. 확실한건 1부부터 4부까지 끊지 않고 봤다. 그때 ‘사내맞선’을 촬영하고 있어서 촬영 중간에 읽었다. 촬영에 들어가야하는데 계속 읽고싶더라”며 “원래 타임슬립물을 좋아해서 그런 작품을 많이 봐왔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제가 읽은 대본중에 제일 소름이 많이 돋았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너시속’은 원작과 별개의 작품으로 봤다. ‘상견니’ 리메이크 작이 아니라 ‘너시속’이라는 새로운 작품이라 생각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너무 예쁘게만 그려지는게 아니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고, 저희만의 색깔이라 생각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판타지 장르인 만큼 안효섭은 촬영하는 데 있어 “상상력이 많이 요구됐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그 모든시간을 살 수 없어서 시간대를 점프했을 때 어떤 모습, 어떤 감정일지 표현하는게 까다로웠다”며 “보통 눈빛 연기라고 하지 않나. 저는 사람 얼굴에 있어서 한가지를 못바꾼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눈빛이다. 사람의 눈은 많은걸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눈빛이 나이대 별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노력해서 되는게 아니지 않나. 정말 느끼고 거기에 들어가야 되기때문에 그게 제일 어려웠다”고 힘들었던 점을 꼽았다.
그런가 하면 안효섭은 자신이 실제로 타임슬립을 할수 있다면 “제 40, 50대로 가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저는 제가 사는 하루하루가 만족스럽다. 최선을 다해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후회는 없지만, 이런 저의 상태로 쭉 살다보면 ‘그때도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 돼있을까? 다른 모습일까?’하는 궁금증이 있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그렇다면 안효섭이 원하는 40, 50대의 자신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안효섭은 해당 질문에 “어떤 모습보단 지금같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초심을 잃지 말아야지’가 아니다. 저는 변화를 인정한다. 변화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변화를 인정하고, 추구하고, 배움을 이어가는 사람으로 있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깊이가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물론 저도 아직 나이가 많진 않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건 소모품에 대해 미련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좋은 차를 사고, 좋은 TV를 사고, 좋은 집에 산다는 게 어릴땐 좋아 보였고 큰 의미일거라 생각했다. 근데 점점 없어지는 거구나, 머물다 가는 거구나 라는 걸 너무 많이 느끼고 있다. 그렇기때문에 어디 얽매이지 않고 내 삶만 돌아볼수 있는, 내 자아에에 대해 성찰할 시간이 많아지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고 소망했다.
‘낭만닥터 김사부2’ 이후로 거의 쉬지 않고 일했다고 밝힌 안효섭은 “한달 간격으로 겹쳐서 촬영한 적도 있었고, 왔다갔다하면서 쉽진 않았는데 돌이켜보면 덕분에 많이 성장할수 있었다. 많이 아파서 성장할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이켜 봤다.
그는 “작품 하나에 임할 때 많은 에너지를 요한다. 저는 낙천적인 성격을 추구하는 사람이라 힘들다는걸 인정하지 않았다. 인정하는 순간 진짜 힘들어질것 같아서. ‘어차피 할 건데 재밌게 하자’, ‘이 순간만 재밌게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었는데 정신력으로 극복 안되는 부분이 신체적인 부분이더라. 몸이 망가지니까 잠깐 정신적으로 슬럼프라 해야하나 무기력한 시점이 있었는데, 제가 다니는 현장의 선배님, 감독님들이 다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잘 극복했다”고 털어놨다.
‘쉼’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전했다. 안효섭은 “아무 생각도 안 해야 회복될 때가 있더라. 저는 원래 집에 있을떄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하루에 무언가를 이루지 못하면 저를 원망할 정도로 스스로를 갉아먹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쉼이라는게 중요하다는걸 많이 느끼고, 소파에 몇 시간씩 앉아서 가만히 있었다. 흔히 ‘어릴때 하지 언제 해?’ 이런 말을 많이 하지 않나. 일리 있는 말인데, 그래도 쉬어가면서 하는게 맞다는 걸 요즘 몸으로 느끼고 있다”며 “지금은 너무 행복한 상태”라고 여유를 드러냈다.
현재 안효섭은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전지적 독자시점’(이하 ‘전독시’) 출연을 제안받고 검토 중이다. 그는 해보고 싶은 연기를 묻자 “액션을 제대로 해본적 없다. 제가 말하는 액션은, 멋진 거 있지 않나. 잘 싸우고 날아다니는 거. 중후한 남자의 매력을 표현해보고싶은것도 있다. 그때가 되면 몸을 더 키우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앞으로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제가 항상 도전이 필요한 작품을 하더라. 왜 그런 데 끌리는지는 모르겠지만, 더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수 있을 것 같다”며 “빨리 (차기작을) 촬영해서 열심히 잘 만들어서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혀 기대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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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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