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화사가 대학 축제에서 선보인 퍼포먼스로 인해 외설 논란에 휩싸였다. 청소년이 아닌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대인 데다 열띤 환호성에 흥겨워 19금 콘셉트를 과감하게 담았겠으나, 일각에서는 공연음란죄 혐의를 적용해 보기 불편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화사가 논란을 무릅쓰고 자신만의 음악색을 고수하는 이유는 있었다.
10일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달 말쯤 화사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당시 퍼포먼스의 의도와 배경을 조사했다. 경찰은 고발인과 화사를 차례로 불러 조사했고, 기획사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문제의 퍼포먼스가 형사처벌 대상인지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화사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한다.
앞서 지난 5월 화사는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봄 축제 무대에서 ‘주지마’ 무대 도중 다리를 벌리고 앉은 후 침을 바른 척한 손을 특정 신체 부위로 가져가는 파격 퍼포먼스를 펼쳤다.
화사의 이 같은 도발적인 행위 예술에 ‘멋있다’는 반응과 함께 ‘노골적이다’라는 반응도 터져나왔다.
화사는 이로 인한 악플에 마음 고생을 했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색을 향후에도 명확히 할 것을 드러냈다. 사람들이 정해놓은 선 안에 자신을 가두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4일 공개된 유튜브 ‘성시경의 만날텐데’에서 화사는 “마마무 미주투어에서 카톡을 보고 ‘무슨 일이 터졌구나’ 싶어서 기도하고 봤다. 퍼포먼스가 논란이 됐던 건데 악플 수위가 진짜 너무 셌다. 제가 악플에 연연하는 건 없었는데 이번에 좀 그렇더라. 뉴욕 공연을 끝내자마자 눈물이 터졌다”고 울음을 참지 못했던 이유를 전했다.
화사는 ‘한국적이지 않고 이슈가 될 만하다. 취지와 입장이 궁금하다’는 말에 “제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런 행동들이 자신의 성격이라는 화사는 “어릴 때부터 사람들이 ‘NO’ 했던 게 제 원동력”이라며 “언젠가 제 음악성에 대해 깊게 고민해 봤다. 내가 무엇 때문에 한이 맺혀 있나 생각해 보니 어릴 때부터 들은 얘기가 ‘NO’ ‘안 돼’ 였다. 근데 안 되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사람들이 만들어낸 틀이다. 사람들은 그게 보기 불편해서 ‘NO’를 외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게 편하다. 문제를 안 삼으면 이상할 게 없다”는 자신만의 가치관을 밝혔다.
일부 사람들이 화사의 퍼포먼스를 지적하며 표현하지 못 하게 하는 경우, 이는 국가가 아닌 민간에 의한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 즉, 개인 대 개인의 문제인 것. 국가가 정해놓은 범위가 아닌, 민간에 의한 표현의 자유 침해의 경우 그 선을 긋기가 굉장히 애매하다.
가수가 무대에서 자유로운 퍼포먼스를 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당연히 그걸 비판하고 반박할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도 있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보통 자주 거론되지 않다가, 논란의 여지가 있는 행동이 나왔을 때 갑자기 주목받는 경향이 있다. 이에 파격적이고 도발적이라는 이유로 표현 자유를 제한하자는 주장은, 모순이다. 물론 그렇다고 표현의 자유를 무제한 보장할 수도 없다.
결론적으로 표현의 자유는 보장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시민들이 수용 가능한 선으로 조절하는 게 가장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 purplish@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