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제영화제가 올해 힘겨운 시기를 지냈다. 그래서 그 어느 해보다 내실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부산 국제영화제를 믿고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의 격려 덕분이다.”
강승아 부집행위원장은 5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 제28회 부산 국제영화제(BIFF) 기자회견에서 “그림자처럼 동행을 해주신 스폰서 기업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믿고 기다려주신 부산시장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이 같이 말했다.
지난 6월 26일 열린 2차 임시총회를 통해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과 조종국 전 운영위원장을 대신해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와 강승아 부집행위원장의 대행 체제가 결정된 바. 올해는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운영위원장 모두 공석이다.
이에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와 강승아 부집행위원장은 “개막일까지 29일이 남았다”며 “집행부는 남은 기간 동안 영화제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올해도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영화제 사태로 인해 예산이 다소 축소된 것은 있었지만 전세계적으로 영화 규모가 작아지면서 협찬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부산시의 지원과 더불어 저희는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올해 부산영화제를 찾는 국외 영화인들과 초청작의 라인업은 역대급”이라며 총 69개국에서 269편의 영화가 상영된다고 소개했다.
지난해에는 중국배우 양조위가 부산을 찾아 화제를 모았다면 올해는 홍콩 대배우 주윤발이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한국 부산을 찾는다. 그가 주연으로 출연해 존재감을 알렸던 영화 ’영웅본색’(1987), ‘와호장룡’(2000), ‘원 모어 찬스’(2023) 등 세 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윤발은 홍콩영화의 최전성기를 이끌었고 홍콩 누아르를 세계적인 장르로 만든 주역이다. 액션 영화뿐만 아니라 멜로, 코미디, 사극 등 한계 없는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아시아 최고의 인기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주윤발 배우에게 이 상이 주어지는 것에 대해 부정할 수 없다. 그만의 아우라를 갖고 있는 배우다. 아시아 스타들에게 순차적으로 상을 주겠다는 의미는 아니고, 언젠가는 주윤발에게 반드시 줘야 할 상이라고 생각했다”고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열린 27회 부산영화제에서는 양조위가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했었다.
올해 열릴 제28회 부산 국제영화제는 10월 4일(수)부터 13일(금)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공식 초청작은 총 69개국에서 초청된 269편이며 주요 행사는 오픈 토크, 스페셜 토크, 야외무대인사, 액터스 하우스, 마스터 클래스, 핸드 프린팅 등이 열린다.
올해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운영위원장이 공석이기 때문에 배우 송강호가 올해의 호스트로 결정됐다. 2022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는 올해 영화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을 고려해 흔쾌히 호스트 자리 제안을 수락했다는 전언이다. 올해의 호스트는 개막식에서 전세계 게스트를 맞이하는 등 다방면에서 부산 국제영화제를 대표하는 인물로 활약한다.
또한 故 윤정희 배우와 故 류이치 사카모토 감독의 추모 특별상영회도 열린다. 윤정희의 대표작 ‘안개’(1967), ‘시’(2010)를 특별 상영하며 연출한 이창동 감독의 스페셜토크가 이뤄진다.
유명을 달리한 일본 영화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의 연주 장면을 흑백의 아름다운 화면에 담은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도 상영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류이치 사카모토의 피아노 연주를 바로 눈앞에서 보는 듯한 감동을 안긴다.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섹션과 ‘온 스크린’ 섹션에 공개 및 개봉을 앞둔 국내 기대작들이 대거 초청받았다. 먼저 영화 ‘독전2’, 도발적이고 창의적인 기획력이 폭발하는 ‘발레리나’, 2023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진출작 ‘화란’ 등 총 3편이다.
화제의 드라마 시리즈를 상영하는 온 스크린 섹션에서는 총 6편 중 5편이 한국 오리지널 작품이다. 세 친구의 아이러니한 납치 범죄물 ‘거래’, ‘기생충’의 공동 각본가 한진원 감독의 연출 데뷔작 ‘러닝메이트’, 새로운 유형의 매혹적인 다크 히어로물 ‘비질란테’,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운수 오진 날’, 임대형 감독과 전고운 감독의 공동 연출작 ‘LTNS’까지 총 5편을 상영한다.
또한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바튼 아카데미’, 데이빗 핀처의 ‘더 킬러’,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가여운 것들’, 켄 로치의 ‘나의 올드 오크’ 등 미국과 영국 거장들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
한편 아시아콘텐츠어워즈(Asia Contents Awards, ACA)는 전세계 OTT 콘텐츠로 영역을 넓혀 아시아콘텐츠어워즈 & 글로벌OTT어워즈(Asia Contents Awards & Global OTT Awards)로 확대 개최된다. 12개 부문에서 5개의 부문을 추가한 총 17개 부문 시상식이 열리며, 오는 10월 8일 오후 6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개막작은 장건재 감독의 ‘한국이 싫어서’이며, 폐막작은 중국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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