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9기는 여전히 레전드 회차로 손꼽힌다. 정신과 의사 광수를 사이에 둔 영숙과 옥순의 사랑 쟁탈전이 보는 이들을 짜릿하게 만들었기 때문. 심지어 ‘나는 솔로’에서 맺은 인연으로 영숙과 광수는 최종 커플, 현실 커플을 넘어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로 더 큰 응원을 받고 있다.
그런데 현재 방송 중인 16기의 상황은 좀 다르다. 이번 기수 역시 영숙, 광수, 옥순이 핫한 이름임을 입증했는데 사랑 싸움이 아닌 감정 싸움으로 리얼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오해와 오해가 거듭된 뒷담화와 사상 초유의 데이트 거부 및 촬영 중단 요청까지. ‘나는 솔로’ 16기는 카오스 그 자체다.
지난달 30일 방송에서 영숙과 광수는 랜덤 데이트 파트너가 됐다. 영숙은 상철에게, 광수는 옥순에게 마음이 있던 터라 두 사람은 슈퍼데이트권을 따내기 위해 힘을 합쳤다. 그런데 광수는 자신에 대한 옥순의 확고한 마음을 믿으며 영숙에게 슈퍼데이트권을 서로에게 쓰자고 했다.
이에 영숙은 옥순과 영수의 기류가 심상치 않음을 흘리며 광수에게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옥순에게 배신감을 느낀 광수는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영숙과 대화를 이어갔지만 “영숙님에 비하면 나는 ‘산전수전’도 아니지”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영숙은 자기소개 때 이혼 사유를 언급하며 눈물을 쏟았던 바. 광수의 ‘산전수전’이란 표현에 ‘트라우마 버튼’이 눌린 영숙은 갑자기 싸늘한 표정으로 굳게 입을 닫았다. 그런데 횟집에서 광수는 다시 한번 ‘산전수전’, ‘파란만장’이라는 표현을 쓰며 영숙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격노한 영숙은 “남의 상처 그렇게 쉽게 꺼내면서 산전수전 겪었다고 얘기하지 말라”며 “제가 뭐 잘못했냐? 저 지금 당장 숙소로 가고 싶다. 저 혼자 택시를 타고 가든 할 테니까 알아서 하시라”고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뒤늦게 광수가 따라나섰지만 영숙은 “가방 놔요”라며 홀로 숙소로 가버렸다.
이 사건으로 오해는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영숙은 혼자 술을 마시며 울었고 자신을 위로하는 옥순에게 자세한 설명을 하진 않았다. 대신 친한 정숙에게 이야기를 털어놨고 광수는 여전히 싸늘한 영숙을 보며 사과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 사건을 출연자들 모두가 알게 됐고 광수는 홀로 잠을 청했다.
정숙에게 영숙과 광수의 상황을 들은 순자는 잠시 후 영숙과 마주치자 걱정과 위로의 말을 전했다. 그러자 영숙은 “옥순님이 (내 얘기를) 말해준 거냐?”며 또다시 극대노했고 옥순을 오해하고 말았다. 어안이 벙벙해진 옥순은 “나한테도 미안하다고 해야지”라고 영숙에게 따졌으나 찝찝한 사과만 받게 됐다.
결국 다음 날 광수마저 폭발하고 말았다. 5일 공개된 예고편을 보면 광수는 새벽 4시에 조용히 일어나 업무를 보다가 돌연 고개를 푹 파묻은 채 흐느꼈다. 한참을 눈물을 쏟아낸 그는 차를 타고 나가 쉴 새 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잔뜩 목이 멘 채 “죄송한데 안 찍어주시면 안 되나요?”라고 제작진에게 요청하기도.
한참을 달려 어딘가에 도착한 광수는 주체할 수 없이 꺼이꺼이 목놓아 울었다. 이 같은 예고편이 공개되자 영숙을 향한 비난이 더 커지고 있다. ‘뇌피셜’로 많은 이들을 혼란스럽게 만든 영숙은 물론 거듭된 말실수를 한 광수 역시 이슈의 중심에 선 상황. 9기 때와 또 다른 화제성이 커지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순 없는 ‘나는 솔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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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