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남짓 남았지만, MBC 연말 시상식 트로피의 주인공은 정해진 듯 하다. 연기대상 트로피에는 남궁민의 이름이, 연예대상 트로피에는 기안84의 이름이 새겨진 분위기다.
▲ ‘연인’으로 돌아온 남궁민, 단번에 연기대상 수상각
제목도 모른다는 동시간대 경쟁작 배우의 말에 “자신있어요”라고 응수하던 남궁민. 그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었다.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 ‘연인’은 1회 시청률 5.4%로 시작해 2회에는 4.3%로 떨어지며 주춤했지만 5.5%(3회), 5.2%(4회)로 다시 회복하더니 지난 18일과 19일 방송된 5회와 6회는 각각 8.4%, 8.8%를 나타냈다. 이는 경쟁작을 앞지르는 성적으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남궁민의 활약을 빼놓고는 ‘연인’을 설명할 수 없다. 속을 알 수 없는 이장현이라는 캐릭터를 능청스럽고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풀어내며 호감을 더했다. ‘으른 매력’과 ‘기쎈 멘탈’을 장착, 신비로움을 부여하며 궁금증을 유발했으니 시청자들이 ‘연인’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에 훈훈한 비주얼에 로맨스까지, 설렘까지 안기니 ‘연인’이 잘되지 않을 수 없었다.
‘금혼령’, ‘꼭두의 계절’, ‘조선변호사’, ‘넘버스:빌딩 숲의 감시자들’이 모두 주춤한 가운데 ‘연인’의 상승세는 반갑다. ‘검은 태양’, ‘옷소매 붉은 끝동’, ‘빅마우스’로 금토극 전성기를 열었지만 주춤했던 MBC는 남궁민의 귀환과 함께 모처럼 만에 환하게 웃었다.
‘연인’ 후속으로는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전파를 탈 예정이다. 죽음을 뛰어넘어 2023년 대한민국에 당도한 19세기 욕망 유교걸 박연우와 21세기 무감정 끝판왕 강태하의 금쪽같은 계약 결혼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로, ‘옷소매 붉은 끝동’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세영과 배인혁, 유선호, 주현영 등이 주연 배우로 출연한다.
전작들의 연이은 실패로 침체 속에 남궁민의 등장으로 MBC 금토극은 오랜만에 기지개를 폈다. 남궁민의 대상 수상이 유력하지만, 후속작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에 수상 여부는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아직까지는 남궁민의 대상 수상에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 ‘나혼산’→‘태계일주’ 기안84 상승세엔 브레이크가 없다
전현무와 기안84의 대결로 압축된 올해 MBC 연예대상 대상 트로피의 향방은 조금씩 기안84에게로 기우는 모양새다. ‘나 혼자 산다’에서 가식 없는 솔직하고 털털한 일상을 보여주면서 공감대를 얻은 기안84의 꽃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를 통해 만개했다.
갠지스강의 물을 맛보고, 현지인들보다 더 현지인처럼 그들의 삶과 일상에 스며든 기안84의 매력에 안방 시청자들은 ‘기’며들었다. 날 것의 모습은 감동과 여운까지 줄 정도였으니, 기안84는 예능의 제일 큰 덕목인 웃음도 잡고 메시지도 선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활약에 힘입어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는 최종회 전국 시청률 5.4%를 기록하며 마무리됐다. 최고 시청률은 6회가 기록한 6.1%이지만, 2회와 9회에서는 일요일 예능 최강자 ‘미운우리새끼’를 잡고 일요일 예능 전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화제성 지수와 OTT-IPTV 시청 순위에서도 ‘태계일주2’는 매주 최상위권을 유지하는가 하면 MBC 내 광고 판매율 및 회당 판매액에서도 2위를 기록하며 콘텐츠 파워를 보였다. 또한 2023 올해의 브랜드 대상-여행 예능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프로그램을 성공으로 이끈 기안84의 힘이 컸다.
이러한 활약 속에 기안84는 MBC 연예대상 트로피의 유력한 주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제50회 한국방송대상 최우수 예능인상을 수상하면서 기안84의 시상식 싹쓸이가 시작됐을지 모른다. 그만큼 2023년 예능에서 기안84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말이다. 기안84가 MBC 연예대상 대상 수상으로 정점을 찍을지 주목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