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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마스크걸'을 본 많은 네티즌이 갖는 궁금증. "그래서 모미의 딸이 주오남의 아이야 아니야?"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예 이한별을 비롯해 나나, 고현정이 3인 1역을 맡아 구렁텅이에 빠져들어 순식간에 변모해 가는 김모미를 그려냈다. 배우 안재홍이 BJ 마스크걸의 광팬인 주오남을 연기했고 염혜란이 비뚤어진 모정을 가진 오남의 엄마 김경자로 분했다.
지독히 얽힌 미모와 오남. 극 중 나나의 김모미가 함께 일하는 동료이자 절친 춘애(한재이)에게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리는 장면이 있다. 이에 춘애는 놀라며 아이의 아빠가 '주 씨'냐고 묻는다. 부인하지 않는 모미. 그러나 이후 전개에서 이에 관해 더 이상 특별히 없어 궁금증을 남기는 것(심지어 출연 배우들의 소속사 관계자들 역시 이에 대해 각기 다른 주장을 펼쳤다).
만약 모미의 딸 미모가 주오남의 딸이 맞다면 마지막으로 치닫을 수록 '마스크걸' 대한 감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평생 손주를 보는 게 꿈인 오남의 모친 경자의 비극성은 이루 말할 수 없고, 할머니들의 싸움은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핏줄의 혈투가 되며 미모의 캐릭터 역시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까지 미모는 아이의 아버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감독은 직접 시원하게 진실을 밝혔다. 연출을 맡은 김용훈 감독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미모의 아빠는 주오남'이라고 밝히며 "엄마 모미가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던 이유는 아버지가 중요하지 않았고, '자기의 딸'이란 사실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비극적인 작품이다. 거기에 아이러니도 중요하다. 아이러니와 비극을 생각할 때 김경자가 가장 원했던 건 어찌보면 아들 주오남이 자기한테 효도하길 바랐고, 자기 아들이 손녀 딸을 보여주길 바랐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눈 앞에 있는데도 (손녀딸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 아이를 죽이려고 하는...김경자한테 가장 삐뚤어진 모성과 종교적 신념들의 큰 비극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왜 모미가 딸에 대해서 사실대로 얘기를 안 했을까? 과연 얘기 했으면 김경자가 믿어줬을까? 그런 표현들을 쓸 정도로 생각은 가지고 있는데 모미는 못 했던 거다. 모미가 얘기 안 하면 절대 사실은 알 수 없다. 굳이 알리고 싶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감독의 말처럼 김경자에게 진실을 끝까지 밝히지 않는 점은 비뚤어진 모정으로 아들을 점점 질식시키고 파괴한 경자에 대한 징벌과도 같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마스크걸'은 출생의 비밀 소재가 단골로 쓰여 신파로 상징화되는 아침드라마의 전개를 탈피했다.
후반부 '마스크걸' 전개에 대한 호불호를 갈릴 지언정, 이 같은 신파를 의도적으로 제거했다는 점은 익숙한 스토리 텔링과 다른 방식을 선택한 '마스크걸'의 자향점을 잘 보여주는 것이기에 설득력을 지닌다.
한편 '마스크걸'은 총 7부작으로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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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