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이 방송 초반에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과 달리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주말극 시청률 1위 자리는 물론이고 화제성까지 잡았다.
MBC 금토드라마 ‘연인’(기획 홍석우, 연출 김성용 천수진, 극본 황진영)은 지난주 6회 방송이 8.8%(닐슨코리아, 전국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연인’은 첫 방송 시청률 5.4%로 시작해 2회에서는 4.3%까지 떨어졌다. 지난 8일 SBS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극본 민지은, 연출 신경수, 이하 ‘소옆경2’)와 동시에 방송을 시작하며 라이벌 구도로 경쟁했는데 지난 12일 막을 올린 ‘힙하게’에게도 밀렸다. ‘힙하게’ 1회 시청률이 5.3%(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해 같은 날 방송된 ‘연인’ 4회가 5.2%를 기록하며 ‘연인’은 3위로 떨어졌다.
그런데 5회 시청률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8.4%를 기록했다. 이는 4회가 기록한 5.2%에 비해 무려 3.2%P 상승한 수치였다. 6회 시청률은 이보다 더 상승해 8.8%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또한 순간 최고 시청률은 무려 9.9%까지 치솟았고, 광고 및 채널 경쟁력 핵심지표인 2049 남녀시청률 역시 3.3%로 수직 상승하며 금토드라마는 물론 토요일 전체 프로그램 중 1위에 올랐다.
이로써 ‘소옆경2’와 ‘힙하게’를 가볍게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힙하게’가 지난 20일 4회 방송 시청률이 큰 폭으로 올라 7%를 기록했지만, ‘연인’을 따라잡기에는 부족했다.
‘연인’은 시청률 뿐 아니라 화제성까지 잡았다. 지난 21일 발표한 TV화제성 분석 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화제성 순위에 따르면 ‘연인’은 전주 대비 화제성 지수 62.4% 증가, 전체 프로그램 화제성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금토드라마 화제성은 2주 연속 1위를 지켰다.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연인’의 주연인 남궁민이 2주 연속 1위를 수성했고, 이어 안은진이 2위에 랭크됐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 전체 뉴스기사 수 1위, VON 게시글과 댓글 수 1위, 동영상 조회수 1위를 차지하며 화제성 각종 지표를 싹쓸이했다.
사실 ‘연인’은 방송 초반까지만 해도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소옆경2’는 전작 ‘악귀’ 흥행 덕을 볼 수 있는 데다 시즌1이 흥행에 성공하며 시즌2까지 제작돼 편성된 드라마라 유리한 상황이었다. 엉덩이를 만져야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발동되는 수의사 봉예분(한지민 분)이 등장하는 ‘힙하게’는 ‘킹더랜드’ 후속작이고 한지민과 이민기, 수호의 만남, 그리고 김석윤 감독과 이남규 작가가 재회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많은 시청자가 병자호란 속 애절한 연인의 사랑을 그린 ‘연인’을 선택했다. 10년 만에 사극에 도전한 남궁민이 안은진과 탄탄한 연기내공으로 이장현과 유길채의 애절한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그저 무겁고 눈물만 있는 멜로가 아니라 중간 중간 피식 웃게 하는 호흡까지, 탁월하게 강약을 조절하며 펼치는 이들의 열연을 보는 맛이 있다.
또한 남궁민, 안은진은 극 중 전쟁 속에서 성장하는 캐릭터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백서을 위해 전쟁에 들어선 이장현, 곱게 자라 할 줄 아는 게 없을 것 같았던 유길채가 친구를 구하기 위해 오랑캐를 죽이는 등 성장하는 스토리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폐인까지 양산하고 있는 ‘연인’. 지금의 흥행이라면 두 자릿수 시청률 돌파는 시간문제인 듯하다. /kangsj@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