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와 T1의 2025 MSI 결승은 두 팀의 오랜 라이벌 관계 뿐만 아니라 포지션간의 경쟁에서도 LOL e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세계 최강의 봇 듀오를 자처한 ‘구마유시’ 이민형과 ‘케리아’ 류민석을 상대로 짜릿한 풀세트 접전 승리를 이끈 ‘룰러’ 박재혁은 “이번 결승전은 우리가 더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며 팀의 MSI 2연패와 자신의 두 번째 MSI 우승을 기뻐했다.
젠지는 13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결승전 T1과의 경기에서 쫓고 쫓는 접전 끝에 3-2 로 승리했다.
이로써 젠지는 무패로 대회를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LCK 정규시즌 1라운드 개막전부터 이번 2025 MSI까지 23연승을 내달리며 전반기 대회 전승이라는 색다른 기록도 달성했다.
아울러 젠지는 과거 T1 RNG에 이은 역대 세 번째 MSI 리핏에 성공했다. 반면 2017년 이후 8년 만에 MSI 우승을 노렸던 T1은 먼저 매치포인트를 가져온 유리한 상황에서 4, 5세트를 내리 패하면서 고개 숙여야 했다.
우승 세리머니 직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선 ‘룰러’ 박재혁은 MSI 우승은 기쁘지만 오랜기간 국제대회 젠지의 앞을 가로 막았던 T1에 대한 설욕 의지를 멈추지 않았다.
“이번 MSI에서 T1을 이겼지만, 롤드컵에서 T1을 이겨야 진정한 복수를 했다고 할 수 있다.(웃음)”
결승전에 앞서 ‘구마유시’ 이민형의 도발적인 출사표를 받기도 했던 그는 결승 직후 원거리 딜러로서 능력에 대한 자평을 묻자 “결승전에서 라인전 구도가 불리한 매치업도 반반 이상 한 것 같다. 이번 대회는 ‘듀로’ 선수와 내가 다른 전세계 봇 듀오와 비교해 훨씬 경쟁력을 보였다고 생각한다”며 흡족해했다 .

젠지로 돌아온 이후 첫 국제우승을 거둔 것과 관련해 “이번 우승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젠지 소속으로 첫 참가한 MSI 에서 우승을 했다는 점이 신기하다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박재혁은 LCK와 LPL 양대 지역 우승 소회를 묻자 “제일 잘한다는 두 지역에서 우승했다는 것은 즐겁고 값진 경험”이라고 웃으며 별도의 휴식일 없이 곧바로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나는 EWC 2025에 임하는 각오도 밝혔다. “EWC에서도 이번 MSI 처럼 오래오래 남아 있는 것이 목표다.”
끝으로 박재혁은 “선수들이 계속 롤드컵을 이야기하는 것은 리그와 MSI 성적을 내도 롤드컵 우승을 못하면 실패한 해로 평가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우승이 롤드컵까지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패치가 변화하고 메타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우승이 좋은 것은 끝까지 가면 젠지는 다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팀원들이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이 경험이 롤드컵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