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서…잘해야 한다는 부담 정말 컸다" 은퇴 후 털어놓은 진심, MLB도 인정한 추신수 업적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6.30 13: 40

‘추추 트레인’ 추신수(43)의 은퇴식을 미국에서도 조명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추신수의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KBO리그 SSG 랜더스를 끝으로 24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추신수는 지난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성대한 은퇴식을 가졌다. 
MLB.com은 ‘메이저리그의 한국인 스타 중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추신수는 안타, 홈런, 타점 등 거의 모든 공격 지표에서 1위를 올라있다’며 ‘15년의 메이저리그 커리어 동안 세 번의 20-20 시즌, 올스타 선정,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 출전, 포스트시즌 3회 진출 등 여러 기록과 영예를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추신수는 자신이 특별한 재능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텍사스 시절 추신수. 2014.02.26 /sunday@osen.co.kr

추신수는 “난 야구를 매우 잘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메이저리그는 정말 괴물 같은 선수들과 위대한 선수들이 가득한 곳이다. 그런 곳에서 뛰는 동안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게 됐다. 내가 자랑스러웠던 것은 야구에 대한 열정과 기술을 연마하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말했다. 
텍사스 시절 추신수. 2018.04.07 /OSEN DB
MLB.com은 ‘지금은 자랑스럽게 커리어를 돌아볼 수 있게 된 추신수이지만 항상 쉬운 길은 아니었다. 18세의 나이로 새로운 나라에 와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 환경인 마이너리그에서 7년을 보냈다. 당시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는 박찬호, 김병현 등 투수들이 대부분이었고, 타자로는 한국인 최초였던 최희섭조차 데뷔하기 전이었다’고 전했다. 
그때를 떠올린 추신수는 “확실히 큰 부담을 느꼈다. 한국인 선수 중 한 명으로 스스로에게 압박을 줬다. 나의 행동과 기록은 다른 한국인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고, 그 압박감이 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더 편해졌고, 자연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추신수의 성공 이후 강정호,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 등 한국인 타자들이 메이저리그에 왔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추신수에게 조언을 구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추신수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로 가기 전에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어떤 걸 신경써야 하는지 몇 번 물어봤다. 야구는 워낙 잘하니까 기술이나 야구에 대해선 따로 조언할 게 없었다. 팀에 잘 적응하는 방법,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SSG 추신수가 은퇴식에 앞서 MLB 출신 아드리안 벨트레, 콜 해멀스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6.14 / ksl0919@osen.co.kr
은퇴식에 앞서 텍사스 시절 인연을 맺었던 메이저리그 레전드 콜 해멀스, 애드리안 벨트레를 한국으로 초청한 추신수는 SSG 랜더스 퓨처스 선수단과 만남의 시간도 주선했다. 두 레전드는 지난 11일 인천 강화 SSG 퓨처스필드를 찾아 강연을 하고, 1대1 코칭 시간도 가졌다. 
추신수는 “커리어 내내 내게 영향을 준 훌륭한 팀 동료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벨트레와 해멀스는 슈퍼스타였지만 그 이유만으로 초청한 건 아니다. 그들이 어떻게 경기를 준비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가까이서 보고 배웠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프로가 무엇인지 알려준 사람들이었다”며 “그들이 가진 지식을 후배 선수들에게 전해줄 기회였다”고 말했다. 
MLB.com은 ‘추신수는 은퇴를 결심하기 훨씬 전부터 다음 세대에 기여하는 자신의 역할을 고민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이너리그 시즌이 취소됐을 때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 전원에게 1000달러씩 기부했다. 한국 사회에도 2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추신수의 기부 활동도 조명했다. 
텍사스 시절 추신수. /OSEN DB
추신수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야구로 연결된 가족이다. 가족이라면 서로 도와야 한다. 후배들이 최고의 상태로 경기를 해서 팀과 조직에 도움이 되길 바랐다 .그들이 나중에 메이저리거가 되면 또 다음 세대를 위해 같은 일을 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은퇴 후 SSG 구단주 특별보좌역 및 육성촐괄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는 추신수는 “한국에서 4년을 뛰며 정말 기술이 뛰어나고 좋은 선수들을 많이 만났다. 내가 보기에 그들이 개선해야 할 점은 정신적인 측면이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졌다. 현재 내 위치에서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자세를 심어주고, 진심으로 소통하는 사람이 되는 싶다”고 다짐했다. 
한국에서 4년을 더 뛰고, 성대한 은퇴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추신수는 “이렇게 오래 야구를 하고, 커리어를 가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운이 좋았다. 은퇴식이라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인데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다. 그동안 커리어에서 겪은 모든 순간,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추신수의 은퇴식 행사가 진행됐다. SSG 추신수가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06.14 / 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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