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폼을 많이 바꾸더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를 이끄는 투타 주축은 구자욱 강민호 원태인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책임지고 있는 이들은 서로 붙어다니면서 함께 성장해 나가는 외야수 김지찬, 김성윤, 그리고 내야수 이재현 김영웅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 중 김영웅은 삼성 팬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준 거포 내야수였다.
물금고를 졸업하고 2022년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된 김영웅은 지난해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126경기 타율 2할5푼2리(456타수 115안타) 28홈런 79타점 OPS .806의 성적을 남겼다. 시원한 스윙으로 장쾌한 홈런포를 연거푸 때려내면서 거포 군단의 부활을 알렸다.
그러나 올해 김영웅은 지난해의 화끈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홈런은 8개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타석에서의 정확도가 상당히 떨어졌다. 타율은 2할3푼4리(222타수 52안타)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삼진이 폭증했다. 77삼진을 당하며 삼진 1위다.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이다.

거포 스타일인 김영웅에게 삼진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밖에 없다. 지난해도 155개의 삼진을 당하며 리그 최다 삼진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삼진을 당하는 것은 물론 타석에서의 결과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자신감까지 떨어졌다.
박진만 감독은 결국 지난 20일, 김영웅을 다시 2군으로 내렸다. 5월 초 가래톳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다녀온 것 외에 순수히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는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박진만 감독은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인 것 같다. 재정비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언제 다시 콜업할 지 정하지 않았다. “계속 보고를 받아보고 지켜볼 것이다. 콜업 날짜는 정하지 않았고 좋아질 때 콜업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은 심적으로 흔들리는 것을 타격폼의 변화로 파악했다. 1군 말소 직전, 4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9타수 무안타). 박 감독은 “본인도 답답하니까 변화를 많이 주려고 하더라”라며 “시즌 중에 타격폼을 고치면 좋아지는 경우가 잘 없다. 쉽지 않다. 안 좋더라도 자신의 폼으로 어떻게 해서든 타이밍이나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폼을 고쳐서 단기간에 좋아질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결국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마지막 타석에 보니까 폼을 좀 많이 바꿨더라. 그래서 지금은 정비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영웅이 지난해의 퍼포먼스를 되찾기를 모두가 바란다. 김영웅이 다시 호쾌한 스윙을 보여줄 날을 박진만 감독을 비롯한 삼성 구성원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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