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 야구장에 처음으로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그동안 5.18 기념일 당일 광주 홈경기가 열리면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응원단과 응원 없이 차분히 관전을 유도했다. 올해부터는 광주시가 5.18 민주주의를 축제로 대전환을 시도하면서 야구장도 응원단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타이거즈는 12번의 우승을 일구어 광주시민의 아픔을 달래주었다.
KIA 구단은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앞서 "5.18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조기를 게양하고 묵념을 한다. 올해부터는 응원단을 운영한다. 광주광역시에서 5.18 관련 단체와 협의를 거쳐 추모는 추모대로 하고 뜻깊게 응원은 응원대로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1999년까지 18년 동안 광주에서는 경기를 하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연간 일정을 짜면서 5.18 당일 타이거즈는 원정 경기 위주로 편성했다. 야구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우려한 관계 당국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 2000년 5월18일 광주 경기가 처음으로 열렸다.

KIA 구단은 5.18 광주 경기가 열려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응원가, 앰프, 치어리딩 등 응원단을 운영하지 않았다. 관중들도 비교적 차분하게 경기를 관전하는 분위기였다. 이제는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엄숙한 분위기를 벗어나 야구장도 5.18 민주주의를 승화하는 축제에 동참하기로 했다.
광주광역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시대의 아픔을 넘어 시민 일상과 문화 속으로 녹여내는 변화가 필요하다. 5.18 민주주의 축제로 전환을 시도한다"며 "야구장에도 오월의 의미를 담은 시구와 응원단(응원단장과 응원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5월 관련 단체도 수용 의사를 밝혔다. 광주시는 "45주년을 맞아 5.18 정신의 확장을 위해 홈 경기시 응원단 운영, 특별 이벤트 개최 등 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오월의 이미를 계승하되, 엄숙하고 무거운 추모방식에서 벗어나 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배우 박철민이 시구자로 나섰다. 광주 출신으로 5.18 영화 '화려한 휴가(2007년)'에 택시기사 인봉역으로 출연했다. 시구 지원 차량으로는 기아 브리사가 등장했다. 기아자동차 전신 기아 산업 최초의 후륜구동 승용차이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택시운전사들의 도청행진 시위에 참가한 차량으로 잘 알려져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