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왕에게 유독 불운이 따르는 것일까.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홍창기는 올 시즌 초반 타격이 부진하다. 염경엽 감독은 ABS존 불운까지 겹쳤다고 아쉬워했다.
홍창기는 28일 현재 타율 2할2푼5리, 출루율.35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타율 3할3푼6리, 출루율 .447과는 거의 1할 정도 차이가 난다. 최근 4년 동안 3차례 출루왕을 차지했고, 2년 연속 출루왕 타이틀을 수상한 홍창기는 현재 출루율 23위다. 어울리지 않는 순위다.
ABS존은 지난해보다 약 1cm 정도 낮아졌다. 그럼에도 높은 코스의 변화구, 특히 ABS존 위쪽 모서리에 찍히는 공에는 어느 타자들도 쉽게 배트가 나가지 못한다. 키가 큰 편인 홍창기(189cm)는 삼진 비율이 2023년 12.9%, 2024년 14.6% 였는데 올 시즌에는 23.7%까지 확 높아졌다. 헛스윙 삼진 보다는 루킹 삼진이 많아졌다.
염경엽 감독은 “창기는 요즘 모서리로 공이 많이 온다. 삼진 먹을 때는 하이존 끝에 걸려서 삼진이다. 운이 없다. 창기는 스트라이크 3개가 들어오면 2개는 모서리다. 희안하다. 그것도 제일 싫어하는 하이존 아니면 몸쪽 모서리다”고 말했다.
2스트라이크에서 모서리나 상하 좌우에 살짝 걸치는 공은 보통 타자들이 쳐다보기만 한다. 투수에게는 행운, 타자에게는 불운이다. 염 감독은 더그아웃에 비치된 태블릿으로 ABS존 코스를 확인하는데, 홍창기에게는 유독 운이 없는 살짝 걸치는 공이 많다고 했다. “재수가 없다”고 했다.


홍창기 같은 불운한 선수는 또 있다. NC 김주원이다. 이호준 감독은 “쟤한테는 정말 공이 모서리에만 들어온다. 던지는 순간 볼인데, (들어오면) 스트라이크다. 코스를 보면 모서리, 위에 걸쳐 있는 공이 주원이에게 진짜 많이 간다”고 말했다.
또 이 감독은 “주원이 키(185cm)를 잘 못 쟀나. 높은 공에 (스윙) 안 나갈 수가 없다. (홍)창기 같은 케이스다. 주원이한테도 그런 공이 많이 오더라. 하이존 스트라이크 되는 공이 많으니까 거기에 스트레스 엄청 많다.
타석에서 보면 볼 같은데 스트라이크 콜 나오면 표정 관리가 안 된다. 그런 친구가 아닌데, 며칠 전부터 계속 그 액션이 나오더라. 창기도 알다시피 예전에는 그런 친구가 아닌데, 계속 액션이 크게 나오는 게 자기 속마음은 볼인데, 스트라이크가 되니까. 주원이도 지금 그런 케이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겨내야죠. 할 수 있는게 그냥 이겨내. 그냥 해. 똥 밟았다 생각해. 이 말 밖에 해줄 말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감독은 “오타니도 못 칠걸. 모서리에 그렇게 걸쳐서 들어오면 어떻게 치나. 오타니 키(193cm)에 만약 그런 존에 들어오면 오타니도 못 쳐. 그렇게 때문에 거기에 대해 뭐라 안 한다. 매번 ‘힘든 공이었다. 쉬운 공 하나 오는 거 파울 내지 말고 그걸 꼭 쳐라’ 이렇게만 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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