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이끌어야 한다"…확고부동했던 '김태형의 남자'였는데…2군행 칼 빼들었다. 무슨 의미일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4.08 09: 10

“외모적으로 보나 뭐로 보나 윤동희가 팀에서 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주목할 선수에 대한 질문에 윤동희(22)의 이름을 콕 찝어 말했다. 윤동희는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이후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선수였다. 부임 직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선수”라면서 사실상 확고부동한 주전 선수로 대우 받았다. 20대 초반의 선수에게 이례적인 칭찬이자 믿음이었다. 
’2025 신한 SOL Bank KBO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가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각 구단의 감독을 비롯해 KIA 나성범, 김도영, 삼성 구자욱, 강민호, LG 박해민, 홍창기, 두산 양의지, 김택연, KT 장성우, 강백호, SSG 김광현, 박성한, 롯데 전준우, 윤동희, 한화 채은성, 김서현, NC 박민우, 김형준, 키움 송성문, 이주형 등 KBO 리그 10개 구단 주장과 대표 선수가 참석한다.롯데 전준우, 김태형 감독, 윤동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3.20 /cej@osen.co.kr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 / foto0307@osen.co.kr

그렇게 윤동희는 지난해 김태형 감독과 함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141경기 타율 2할9푼3리(532타수 156안타) 14홈런 85타점 OPS .829의 성적을 거뒀다. ‘윤고나황’이라는 미래 코어라인의 핵심으로 거듭났고 지난해 한 번도 2군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또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프리미어12 등 최근 열린 국제대회에서 모두 태극마크를 달면서 국가대표 외야수로 자리 잡아갔다. 미디어데이에서 김태형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올해 윤동희를 향한 기대감은 더 컸다.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으로, 그리고 성숙한 모습으로 팀을 이끌어주기를 바랐다. 이제 유망주, 기대주라는 표현보다 팀의 핵심 선수라는 표현이 더 맞았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은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 
시즌 초반이지만 13경기 타율 1할7푼9리(39타수 7안타) 1홈런 2타점 7득점 OPS .629의 성적이다. 주전 선수이기에 타격감이 아직 올라오지 않은 것이라고도 풀이할 수 있다. 또 타율이 좋지 않지만 11개의 삼진을 당하면서도 9개의 볼넷을 얻어내 출루의 목적은 달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좀처럼 타격감이 오르지 않자, 김태형 감독은 2군행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윤동희는 경기가 없었던 지난 7일, 투수 박준우, 내야수 강성우와 함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 / foto0307@osen.co.kr
롯데는 지난 6일 사직 두산전에서 난타전 끝에 12-15로 패했다. 초반 5점의 리드를 안고 시작했지만 리드를 잃었고 이후 엎치락뒤치락 양상의 경기가 펼쳐졌다. 하지만 6회 이후 롯데가 김민성의 스리런 홈런 등으로 다시 12-7의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이 리드도 지키지 못했다. 8회 7실점을 헌납하면서 충격의 역전패와 마주했다. 윤동희는 이 과정에서 2타수 무안타 2삼진 1사구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윤동희는 이날 경기를 모두 소화하지 못했다. 4회말 2사 1,3루의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뒤 5회초 수비부터 장두성으로 교체됐다. 앞서 3회말 타석 때 몸에 맞는 공이 있었지만 구단은 당시 “사구의 여파로 교체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의 메시지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던 교체였다.
윤동희는 당시 타석에서 사구를 맞은 타석을 제외하고 모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수비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5-3으로 리드를 잡고 있던 4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정수빈의 타구가 높이 떴다. 윤동희가 앞쪽으로 뛰어나와서 잡아야 하는 얕은 타구였다. 뛰어오는 거리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어려운 타구도 아니었다. 하지만 윤동희는 한 박자가 늦었고 슬라이딩까지 했지만 타구를 놓치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데이비슨이, 방문팀 두산은 김유성이 선발로 출전했다.롯데 자이언츠 윤동희가 4회초 무사 1,2루 두산 베어스 정수빈의 타구를 잡지 못하고 있다. 2025.04.06 / foto0307@osen.co.kr
결국 롯데는 이후 양의지에게 희생플라이로 1점, 양석환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허용했다. 양석환의 희생플라이도 실점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정수빈의 타구처럼 얕게 떴고 이번에는 타구를 제대로 포구했다. 3루 주자가 도전하면 안 되는 타구였지만 3루에 있던 이유찬이 홈까지 쇄도했고 포수 유강남과 충돌 끝에 득점이 인정됐다. 윤동희의 홈 송구가 3루쪽으로 치우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지난 주 윤동희는 2일 대전 한화전부터 5일 사직 두산전까지 4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안타 1개씩이었지만 조금씩 감각을 끌어올리는 듯 했다. 특히 2일 한화전에서는 대전의 한화생명 볼파크의 우측의 8m의 높은 담장 ‘몬스터월’을 넘긴 첫 번째 타자가 됐다. 4일 두산전에서도 엄청난 타구 속도의 2루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이런 모습을 보면서도 “타이밍이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는다”라며 불만족스러워 했다. 결국 지난 6일 경기를 기점으로 김태형 감독은 칼을 빼들었다. 공수에서 김태형 감독은 윤동희에게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3일 오후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홈팀 한화는 폰세를, 어웨이팀 롯데는 나균안을 선발로 내세웠다.5회초 1사 주자 2,3루 롯데 정보근의 우익수 앞 선취 1타점 적시타때 홈을 밟은 윤동희가 덕아웃에서 김태형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4.03 /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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