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트레이드의 핵심 카드들끼리의 ‘더비전’이 불발됐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는 중하위권 연승의 길목에서 만났다.
지난해 11월, 두산과 롯데는 2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양 팀 모두 팀 내 위치에서 작지 않은 입지의 선수들이 핵심 카드로 활용됐다. 롯데는 불펜 강화를 위해 2022년 신인왕 출신 정철원과 내야진 뎁스를 확충하기 위해 유틸리티 내야수 전민재를 데려왔다. 외야가 필요했던 두산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에 고졸 신인 100안타를 때려낸 유망주 김민석, 군필 외야 유망주인 추재현, 그리고 우완 파이어볼러 유망주 최우인을 영입했다.
김민석과 정철원이 이 트레이드의 핵심 카드라고 모두가 평가했다. 김민석은 정수빈을 제외하면 마땅한 외야수가 없었던 두산의 외야진 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줄 것이라고 봤다. 추재현 역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두산이다.

정철원 역시 김원중 구승민 김상수를 제외하고는 마땅한 필승조 자원에 없는 상황에서 활기를 불어 넣어줄 젊은 자원이었다. 최준용의 복귀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 150km에 가까운 빠른공을 던지는 정철원의 반등을 기대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는 김민석의 페이스가 대단했다. 김민석은 두산의 리드오프로 낙점 받으면서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의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민석은 롯데전에 그 누구보다 의욕을 다졌다. 친정팀에 비수를 꽂기로 작정한 듯 거침없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두산은 다시 한 번 기회의 땅이 되는 듯 했다. 시범경기 9경기 타율 3할3푼3리(30타수 10안타) 4타점 4득점 OPS .800을 기록하며 두산에서의 첫 시즌을 기대케 했다.그러나 김민석은 SSG 랜더스와의 개막저전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고 이후 4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첫 4경기 18타수 5안타, 타율 2할7푼8리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치른 15타수 무안타 슬럼프에 빠졌다. 결국 지난 3일 경기를 앞두고 2군으로 내려갔다. 볼넷 1개만 얻어내는데 그쳤고 11개의 삼진을 당했다. 타율 1할6푼7리(30타수 5안타).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금 1군에서 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캠프와 개막전 때 너무 좋았는데 선구안이 무너진 느낌이다.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져서 경기를 뛰는 것보다 2군에서 본인의 장점과 문제점을 찾아 연습을 하고 경기를 하고 오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산에는 아직 추재현이 남아있다. 추재현은 미야자키 캠프 막판 흉골 타박상으로 조기 귀국했고 개막전이 불발됐다. 2군에서 감각을 조율하고 지난달 30일 콜업된 추재현은 7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있지만 차츰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김민석과 추재현의 반대급부인 정철원은 반면, 롯데 필승조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까지는 아직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은 듯 했지만 등판을 거듭하며 감각을 찾았고 시즌에 돌입하자 2022년 신인왕 시즌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6경기 등판해 5홀드 평균자책점 1.69(5⅓이닝 1자책점) 7탈삼진 1볼넷을 기록 중이다. 홀드 4개로 1위다.
특히 지난 주 3연투 투혼을 펼쳤고 이번 주에도 2연투를 펼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롯데 3연승 반등의 원동력은 당장 투수진인데 정철원이 그 중심에 있다.
전민재 역시 고승민, 손호영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악재 속에서 내야진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다. 9경기 타율 2할6푼7리(18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내야 전포지션을 돌아다니며 뎁스 자원의 역할에 충실히 하고 있다.

양 팀은 4~6일 사직구장에서 처음 3연전 맞대결을 펼친다. 개막 이후 연패를 거듭했던 두산과 롯데다. 하지만 최근 반등의 길목에서 만났다. 두산은 2연승, 롯데는 3연승을 하면서 중위권으로 올라섰다. 연승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에이스 맞대결로 ‘초대형 트레이드 더비’를 치르려고 한다. 두산은 잭로그, 롯데는 찰리 반즈가 선발 등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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