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 타워’가 부재 중이니, 누구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았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인명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제서야 대처에 나서는 모양새다. 창원NC파크의 관리 주체인 창원시의 얘기다.
NC 다이노스 구단은 3일, 최근 구조물 추락 사고와 관련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합동대책반을 구성해 공동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합동대책반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께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유가족과 부상자에 대한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최대한의 예우를 다할 예정이다”며 “각 기관 간에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철저한 안전 점검과 재발방지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도중, 3루 방향 매점 부근의 4층 외벽 구조물(루버)이 떨어져 관중을 덮쳤다. 매점 지붕을 맞고 튕긴 구조물에 20대 여성 관중 1명이 머리를 다치고 자매 관계인 또 다른 10대 여성 관중이 쇄골을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
병원 후송 이후 머리를 다친 여성 관중은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야구장에서 관람객이 구장 구조물에 다쳐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KBO는 피해자를 애도하면서 전 구장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창원 NC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30일 NC전을 비롯해 1~3일 SSG전까지 모두 취소됐다.

NC 구단은 피해 상황 발생 이후 곧장 피해자 지원을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야구장의 소유 주체인 창원시설공단은 책임 회피가 우선이었다. 비극적 사고가 발생한 뒤 NC는 1일부터 야구장 안전진단에 돌입했다. 비극적 사고의 원인이었던 구조물 루버의 볼트 체결 상태 및 외부 구조물의 균열 및 변형 상태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KBO도 안전진단 과정을 지켜봤다.
하지만 시설공단 측은 뒷짐만 졌다. 야구장의 실질적인 ‘주인’과도 마찬가지인 시설공단 측은 긴급 안전 점검을 위한 NC 구단의 공문에 구단 측이 자체 진행한 뒤 결과를 추후 통보해 달라는 식으로 회신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공단 측은 “사용·수익허가 계약서에 창원NC파크의 일상적인 유지·관리 운영은 NC 측이 맡으며 단, 주요 구조부의 개·보수만 공단이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공단은 이에 법적으로 시행하는 주요 구조부의 각종 안전 점검은 모두 정상적으로 이행했으며, 그동안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낙하된 부착물은 점검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신들은 할 일을 다 했으니 우리의 책임은 아니라는 방식으로 회피로 일관했다. 외부 구조물도 야구장 건립 때부터가 아닌, 구단 측이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장의 소유주인 시설공단의 허락 없이 NC 구단 마음대로 시설물을 추가 설치할 수 없다. 책임의 회피 정도가 도를 넘어섰다. NC 구단의 책임도 피할 수 없지만 피해 조사를 위한 긴급 안 전 점검을 위한 과정에서도 공단 측과 창원 시의 태도는 눈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했다. 실제로는 사고의 구조물이었던 루버 역시 관리 대상이라는 것이 알려졌다.

어쩌면 시와 시설공단의 수장이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기에, 누구도 책임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홍남표 창원시장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지역 정치인 A씨에게 불출마를 권하며 공직을 제공하려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2022년 11월부터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2심에서는 홍남표 시장과 캠프 관계자의 공모 관계가 인정되어 홍 시장에게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홍 시장 측이 상고를 하면서 재판은 대법원까지 갔지만 대법원은 지난 3일, 2심의 형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공직자가 징역 혹은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화 된다. 현재 창원시장은 공석이다.
사고 이후 창원시장은 당선무효가 확정됐지만, 창원시는 어수선한 시정 운영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창원시설공단 측도 지난해 12월 전임 이사장이 사퇴한 이후 새 이사장이 선임되지 않은, 직무 대행 체제였다. 시설공단 누구도 이 사고의 책임있는 자세를 취하지 못했다.

또한 이 사고를 계기로 야구단에 대한 창원시의 자세가 얼마나 삐딱한지 알 수 있었다. 야구단을 지역사회를 이끌어가는 공동 운명체로 대우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과거 창원NC파크 부지 선정 문제, 사용료 협상 문제 등의 사례를 들면, 창원시의 이런 자세가 그리 놀랍지는 않다.
뒤늦게나마 합동 대책반이 꾸려진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이제 막 꽃피울 나이의 어린 야구팬이 세상을 떠나는 비극적 사고 앞에 자신들의 앞날에만 급급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어른의 자세라고 볼 수 없었다. 어린 희생자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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