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섯째 대상 경륜이자 연말 그랑프리 경륜의 전초전을 볼 수 있는 일간스포츠배 대상 경륜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광명스피돔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는 9월까지의 득점 순위를 합산하여 출전 선수가 선발되기 때문에 한국 경륜을 대표하는 간판선수들이 총출동할 전망이다. 기존 일반 경주의 대진 방식과는 달리 첫날 금요일 예선전, 토요일 준결승전, 일요일 대망의 결승전으로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지난 4월 열린 언론사배 대상경주(스포츠조선배)를 제외하고 광명, 창원, 부산의 모든 대상 경륜을 휩쓴 임채빈이 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지와 사실상 유일한 도전 세력이라고 볼 수 있는 정종진이 어떤 작전을 펼칠 지이다.
경륜훈련원을 조기 졸업하며, 2020년 경륜에 입문한 임채빈은 신인 시절부터 승승장구해 한국 경륜의 모든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정종진의 그랑프리 5회 우승 기록이다. 결코 쉽사리 깨지 못할 기록이지만 지금과 같은 기량이라면 못 할 것도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임채빈은 전매특허인 한 바퀴 선행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데다, 경주를 거듭할수록 경주 운영 능력 역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지간한 위기 상황이 닥쳐도 경주를 보는 시야가 넓은 탓에 순간 대처 능력 역시 흠잡을 데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상대 선수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능력까지 더해 그야말로 무결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 30년 동안 단 한 번도 주목받지 못했던 소속팀을 이제는 전국 최강팀 수준으로 만들었다. ‘좌청룡 우백호’란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기량 좋은 선수들이 넘쳐난다. 평소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훈련을 하며 자기 관리 수준이 남다르고, 운동선수라면 한 번씩은 겪을만한 정신적 또는 육체적 부진(슬럼프)도 임채빈은 비껴간다. 임채빈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강력한 우승 후보 1순위다.
▲강력한 도전자 정종진
임채빈보다 5년 앞서 경륜에 입문한 정종진이지만, 정종진의 성적과 기량은 한창때와 비교해도 사실 손색이 없다.
올해 임채빈을 자주 상대하며 승률만 조금 떨어졌다. 꾸준함의 지표라 할 수 있는 연대율은 무려 98%이며, 대부분의 경주에서는 한 치의 실수 없이 대부분 우승을 차지하며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 여전히 정종진은 전성기다. 단지 임채빈이라는 상대가 너무나 강력했을 뿐이다.
물론 임채빈을 상대로 2승을 거둔 유일한 선수지만, 15번을 상대해서 13번의 패배는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정종진이 임채빈보다 앞에 있으면 어쩔 수 없이 먼저 나서다 잡히고, 반대로 뒤에 있으면 그의 장기인 추입을 노리지만 임채빈이 또 이를 견제하며 승부를 펼치다 보니 역전이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임채빈을 이겨낼 묘수는 없나? 위험 부담은 있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큰 경주는 강력한 우승 후보 간의 1:1 대결 못지않게 다른 선수들이 어떤 선수들로 구성되느냐도 중요하다. 그래서 예선과 준결승에서도 강자들은 2, 3착 선수에 주목한다. 정종진과 같은 김포팀 선수들이 여러 명 결승전에 오른다면, 정종진에게 유리하게 경주가 펼쳐질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정종진이 임채빈의 뒤에서 펼칠 수 있는 작전이다. 순간 속력이 좋은 정종진이 순간적인 기습작전을 펼치고, 다른 선수들에 의해 임채빈의 진로가 막힌다면 천하의 임채빈도 대응하기는 만만치 않을 수 있다. 또 이 작전이 실패하더라도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임채빈은 다음에 이점을 신경 쓸 수밖에 없고, 승부를 걸 순간을 무리하게 앞당겨 리듬이 깨지는 경우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단순하게 따라만 가고 또 앞에서 끌다 밀리는 것이 아닌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제3 또는 제4의 묘수나 7전 8기의 정신력이 계속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어느새 경륜 황제에서 도전자로 바뀐 정종진의 심적 부담이 상당할 것이다. 하지만 냉정히 볼 때 현재 임채빈을 상대할 만한 선수는 정종진이 유일하기에 고객들의 관심과 애정을 쏟고 있다”고 말하며, “순위를 떠나 종진을 비롯해 도전자들의 깜짝 활약하여 광명스피돔 장내가 들썩일 정도의 명승부가 한번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