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 상호가 공개되는 순간 생길 여파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은 것일까.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는 24일 대한축구협회(KFA)와 대한 체육회대한 전체회의를 열고,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이번 현안질의에는 정몽규 KFA 회장,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이임생 KFA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현안질의에는 문체위 16명이 참석했다. 문체위는 전재수 위원장과 임오경(간사), 강유정, 김윤덕, 민형배, 박수현, 양문석, 이기현, 조계원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 박정하(간사), 김승수, 배현진, 신동욱, 정연욱, 진종오 의원(이상 국민의힘), 김재원 의원(조국혁신당) 총 1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KFA와 대한체육회의 이슈에 대해 문체위 소속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KFA에 관련해서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의원들이 현안에 대해 파악하고 그것에 대한 냉정한 질의를 하기도 했으나 다소 문제가 있는 질의도 있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이기현 의원의 질의였다. 이 이사와 홍 감독의 면접 과정에 대해 질문하며 만난 장소에 대해서 문의했다. 이 이사는 "홍 감독 자택 근방에 위치한 빵집"이라고 대답했으나 이 의원은 "근처에 오후 11시까지 영업하는 빵집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이사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홍 감독 지인이 영업하는 가게로 밤 늦게 문을 열어달라고 부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의원은 홍 감독에게 "빵집 이름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홍 감독이 해당 질의로 인해 망설였지만 "대답해도 되는 것이라면 말씀드리겠다. 집 근처 5분 정도 떨어져 있는 빵집이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며 상호명을 공개했다.
그러자 정작 상호명이 공개되자 엄청난 피해로 이어졌다. 해당 빵집의 온라인 리뷰와 SNS 계정에서 네티즌들의 테러가 이어졌다. 당연히 수백개의 리플이 달리면서 큰 피해를 겪게 됏다. 말 그대로 날벼락과 가까운 상황인 것.
질의 과정에서 해당 가게의 상호를 확인할 필요성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국민적인 관심을 있던 장소에서 해당 질의로 인해서 말 그대로 아무런 죄가 없는 자영업자에게 큰 피해가 가해졌기에 의미 역시 크게 퇴색됐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국회의원 역시 이임생 이사와 한 전력강화위원 간 메시지 대화 이미지를 자료로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임생 기술이사는 전력강화위원 A 씨에게 "문자 넣었다고 합니다. (XX기자에게) 제가 최종 결정 동의 부탁드린 것만 확인해 주시면 됩니다"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A씨는 "저는 제외하고 진행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이는 이임생 기술이사가 마지막으로 남은 5명의 전력강화위원들로부터 최종 결정에 대한 위임을 받은 뒤 외국인 감독 면접 및 홍명보 감독 선임 등을 진행했다는 기존 주장과 대치된다. 해당 메시지 대화는 KFA가 홍명보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한 다음 날인 7월 8일 오후 9시에 이뤄졌다.
단 이 이사와 전력위원의 이야기에 대해 민 의원은 회유라고 주장했으나 사실이 아니였다. 앞서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는 민 위원과 질의 응답에서 "이임생 기술이사에게 동의를 해줬느냐"는 질문을 받은 뒤 "전화 통화를 1분가량 한 것으로 기억된다. 동의를 구하는 이야기는 나눴지만 통보였다. 감독 선임권에 대해서 동의했고 (홍명보 감독 등) 후보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안 했다"고 답한 바 있다.
이 대화로 결국 이 이사가 절차를 어기고 감독 선임을 한 뒤 회유를 한 것이 아니라 사전에 동의를 얻고 진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이사도 민 의원이 공개한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회유가 아닌 사전에 감독 선임에 대해 동의해달라고 한 것을 확인해달라는 내용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국민적 관심이 있던 질의인 만큼 수준 높은 질문과 한국 축구의 미래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오가기도 했다. 하지만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해 배려가 없는 질의가 이어진다면 오히려 그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