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26, 갈라타사라이)가 빠진 WKBL 무대를 타니무라 리카(31, 신한은행)가 장악할까.
다가오는 WKBL 시즌은 춘추전국시대다. 국가대표 박지수와 박지현이 해외리그로 이적했다. 최이샘, 신지현(이상 신한은행), 진안(하나은행), 김소니아, 박혜진(이상 BNK) 등 스타선수들이 일제히 팀을 옮겼다.
여기에 최초로 아시아쿼터로 일본선수들이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1순위로 신한은행에 지명된 타니무라 리카(31)에게 거는 기대감이 크다. 다른 일본선수들은 가드나 포워드지만 185cm 타니무라는 유일하게 센터를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그는 2020 도쿄올림픽에 일본대표로 출전한 경험도 있다.
일본여자프로농구 명문팀 샹송에서 오래 뛴 그는 23-24시즌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진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해 독일에서 데뷔하지 못하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타니무라는 19일 신한은행 용인 블루캠퍼스에서 천안쌍용고를 상대로 연습경기를 치렀다. 무릎을 다친 뒤 오랜만의 실전무대였다. 190cm가 넘는 운동능력이 뛰어난 고교생을 상대로 타니무라는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노련미가 달랐다. 타니무라는 신장에 비해 공수전환 스피드가 뛰어나다. 남자고교생을 상대로도 자신있게 일대일 공격을 했다. 더블팀이 들어오면 내주는 패스도 좋았다. 농구를 알고 하는 ‘요키치 스타일’이었다.
물론 동료들과의 호흡은 더 맞춰야 한다. 타니무라가 잘 빼준 패스를 동료들이 잡지 못해 패스미스가 나오기도 했다. 동료들 성향을 아직 잘 몰라 나오는 실수였다. 외곽슈터들이 많은 신한은행에서 타니무라의 패스가 제대로 들어간다면 폭풍 3점슛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다.
경기 후 만난 타니무라는 “무릎 컨디션은 괜찮다. 체력이나 경기감각이 아직 부족하다. 시간이 필요하다. 부상 당하기 전의 경기력으로 돌아가고 싶다. 무릎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복귀하고 싶었다”며 몸상태를 자신했다.
일본대표팀출신으로 자부심도 강했다. 그는 “다른 일본선수들은 가드라 스피드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나는 1순위 출신 빅맨이다. 공을 받고 하는 플레이로 활약하고 싶다. 신한은행에 센터가 없는데 내가 팀에 잘 적응해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타니무라의 롤모델은 벨기에국가대표로 튀르키예 슈퍼리그 페네르바체에서 뛰는 엠마 미써먼(31, 페네르바체)이다. 타니무라와 나이와 포지션이 같고 영리한 플레이도 비슷하다.
타니무라는 “벨기에의 11번 엠마를 좋아한다. 엄청 유명한 선수다. 스마트한 플레이를 하고 3점슛도 쏘고 올라운더다. 나와 비슷한 플레이를 해서 따라가려고 한다”고 웃었다.
신한은행은 타니무라가 출전하지 않은 박신자컵에서 1승 3패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아직 선수들 호흡이 맞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타니무라가 뛴다면 전혀 다른 경기력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타니무라는 “한국문화에 좋은 것은 카페가 정말 많다. 힘든 부분은 딱히 없다. 밥도 맛있다”며 WKBL 성공을 자신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