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0년 만에 A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이유를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2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선임 과정에 관련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 등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주된 쟁점은 과정의 투명성이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위원은 홍명보 감독에게 선임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공분을 일으킨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면서도 "난 한 번도 대표팀 감독을 한다고 말한 적 없다. (과거 KFA 전무이사로서 감독 선임 작업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말씀드리면 내게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또한 홍명보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나를 1순위로 올렸기 때문에 제안을 받은 것이다. 내가 2위나 3위 후보였다면 받지 않았을 것이다. 위원회에서 1순위라고 들었기 때문에 수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임생 이사가 면접을 본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감독과 달리 홍명보 감독에겐 찾아가 부탁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홍명보 감독은 "부탁했다는 말은 맞지 않다"라고 선을 그으며 "내가 전력강화위원회 안에 있지 않아서 모든 내용을 알 순 없다. 객관적으로 특혜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임생 이사의 역할은 최종 후보 3인과 접촉해 협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홍명보 감독은 이후로도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그는 절차의 위법성이 밝혀질 시 사퇴 의사가 있냐는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의 질문에 "지금 월드컵 예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 일을 해본 경험으로서 불공정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감독으로서 남은 기간 팀을 강하게 만들어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내 임무"라고 답했다.
감독 선임 논란으로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다. 첫 경기 결과는 좋지 않았다"라고 일부분 인정하면서도 "이번 두 경기(팔레스타인전, 오만전)에서 특별히 문제는 나오지 않았다.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드린다"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처음에는 대표팀 감독을 맡을 생각이 없었다며 "그 당시엔 울산 감독이었다. 어떤 제안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대표팀에 간다 만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 2월부터 계속 내 이름이 대표팀 후보로 거론됐다. 우리 팀과 팬들이 너무나 흔들렸다. 어려웠다. 그때는 제안도 없었으니 그렇게 말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자신이 비판했던 KFA의 제안을 받아들인 배경도 공개했다. 홍명보 감독은 "논란이 생겨 마음이 무겁다. 그 당시 울산 감독으로서 행복했다. 하지만 축구 인생 40년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 10년 전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였다. 월드컵 대표팀 감독이 얼마나 힘든 자리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가고 싶지 않았다. 도망가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이임생 이사가 찾아와 면담할 때 지금 한국 축구의 어려움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대표팀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그때 처음 제의를 받았다"라며 "울산이 아닌 국가대표팀에 마지막으로 봉사하자고 생각했다. 10년 전 갖고 있던 책임감과 사명감이 다시는 안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이임생 이사와 면담 후 다시 사명감이 나와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함께 참석한 정몽규 회장은 "(홍명보 감독은) 사실상 제10차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다 추천했다. 절차에 위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임명 과정에도 문제 없었다"라며 공정성 문제를 부인했다.
문화체육부관광부의 조사 결과는 다음주 발표될 예정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절차적인 건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라며 "10월 2일에 이 부분을 먼저 발표할 것이다.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한 문제를 말할 것이다. 잘못된 건 지적하고, (홍명보 감독) 거취는 KFA가 결정해야 한다"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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