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들이 다 알려지고 공공연히 논의되면 팬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A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를 설명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는 24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현안 질의를 진행하고 있다.
KFA에서는 홍명보 감독을 비롯해 정몽규 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 3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들 모두 국회에 출석했다. 증인은 질문에 대한 답변에 앞서 증인선서를 한다. 발언이 위증으로 드러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7월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대표팀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면접, 발표를 진행하지 않고 선임된 것으로 알려져 KFA를 향한 불공정 논란이 불거졌다.
감독 선임 과정이 담긴 11차례 KFA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록을 KFA로부터 받은 문체위는 각종 논란과 의혹에 대해 따져 묻고 있다.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차기 사령탑 선임 과정을 앞장서 이끌다 6월 28일 돌연 사임한 정해성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한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기에 축구협회 기술분야 행정 책임자인 김대업 기술본부장, 축구협회 행정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박문성 해설위원도 참고인으로 국회에 발걸음 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하 문체부),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 등도 자리했다.
이날 문체위 전체회의 시작에 앞서 정몽규 회장은 문체위 소속 여야 전체 의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입장을 담은 서면을 제출했다.
정몽규 회장은 서면을 통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벌어진 일과 관련해 국회에서 직접 설명을 드리게 된 것에 대해 대한축구협회장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오늘 이 자리가 그동안 대표팀 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우리 사회의 논란과 오해를 불식시키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동안 협회가 감독 선임 건에 대해 협상 과정의 모든 것을 다 밝히고 상세히 설명하지 못했던 것은 어떤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기 위해 그랬던 것은 아니다.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감독 선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정몽규 회장은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선발하지 않은 지원자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은 외국인 지도자뿐 아니라 국내 지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국내 후보들에 대한 논의 과정이 이렇게 속속들이 다 알려지고 공공연히 논의되면 팬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측면은 있겠지만 결코 건설적인 과정이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이런 지난한 논의 과정을 통해 선임된 홍명보 감독에게는 개인적으로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다"며 "선임 과정의 문제가 제기된 것에 대해서도 한국 축구에 꼭 필요한 감독을 찾기 위한 과정의 일환이었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축구협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금의 전력강화 위원회나 이전의 기술위원회 추천에 반해 뽑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제 임기중 대표팀을 지휘했던 감독들 선임 과정은 모두 그랬다고 누구에게라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현안 질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문체위는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 여부,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중인 KFA가 ‘600억원대 마이너스 통장’을 문화체육관광부 승인 없이 개설한 문제 등도 따져 물을 예정이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