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계약 해지 수순이다.
수원 FC는 13일 손준호와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손준호는 최근 중국 축구협회에서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다. 무죄를 호소한 손준호는 지난 11일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공안의 조사는 강압적이었다. 아내와 아이들 등 가족을 들먹인 협박에 거짓 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승부조작 가담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조사 과정에서 나온 음성 파일을 중국 공안에 요구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당시 절친했던 진징다오(김경도)가 승부조작과 불법 베팅 혐의 등으로 공안에 붙잡힌 것이 문제였다. 중국 공안은 2022년 1월 상하이 하이강과 경기에서 손준호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뒤 진징다오로부터 20만 위안(약 3700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물었다.
이에 손준호는 "공안에서 인정하라고 하더라. 상하이전 5, 6일 뒤 돈을 받은 건 맞다. 하지만 불법적인 이유는 절대 아니다"라며 "조사 중 승부조작은 단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다. 중국축구협회의 10일 발표가 당황스러웠던 이유다. 진징다오에게 받은 돈은 불법적이지 않았다. 경기를 조작해서 나온 돈이 아니라고 직접 공안에 말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당시 절친했던 팀 동료 진징다오(김경도)와 오고 갔던 20만 위안(3700만 원)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상하이 홍차오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공안에 연행된 이후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이후 비국가공작인원 수뢰 혐의로 조사를 받은 손준호는 10개월 동안 갇혀 있다가 지난 3월 풀려나 귀국했다.
그러나 중국축구협회는 손준호에 대한 영구 제명 징계 내용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지한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2일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온 공문을 확인했다"며 "손준호에 영구 제명 징계를 내리고 이 사실을 FIFA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통지했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FIFA와 AFC에도 통지됐으며 향후 FIFA가 징계위원회를 통해 중국축구협회의 징계 내용을 검토한 뒤 각 회원국에 손준호의 징계 내용을 공유하면 손준호는 어느 국가에서도 축구 선수로 뛸 수 없게 된다.
만약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징계를 받아들인다면 손준호의 선수 생활은 사실상 끝이다. 손준호 측 대리인은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징계를 받아들인다면 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통해 항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손준호측은 판결문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가장 중요한 상황에 대해 의미를 두지 않아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판결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손준호 측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판결문을 열람해 취재진에 공개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 "고려해보겠다"고 답했다.
손준호가 직접 중국에 가면 판결문을 열람할 수 있다. 하지만 손준호는 절대 중국에 갈 생각이 없다. 손준호측은 "손준호가 언제 또 갑자기 공안에 잡혀갈 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트라우마가 크다"면서 "FIFA 징계위원회의 검토 과정에서 중국축구협회가 스스로 판결문을 공개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단 현실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인터뷰기에 손준호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지던 상황. 손준호 출전을 이야기하던 수원 FC도 입장을 바꿨다. 양 측은 상호 합의하에 계약 해지를 택했다.
수원 FC의 최순호 단장은 보도 자료를 통해 "구단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상의 모습을 보이도록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 아래 지금까지 진중한 자세로 숙고하는 시간을 보냈다"라면서 "경기 외적 혼란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생각에 선수의 계약 해지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의 요청을 받아들여 계약을 종료했다. 일련의 상황들로 인해 수원FC 팬 여러분과 모든 한국 축구 팬 분들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 팬 여러분들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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