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이번이 15전 16기라 칭했다. 16번째 승부에서 드디어 웃었다. 지난 2년간의 세월을 모두 보상받을 수 없지만 2024시즌 도입부 ‘제파’ 이재민 감독이 다짐했던 3강 구도를 깨보겠다는 의지와 염원이 조금은 진전했다.
‘실버 스크랩스’가 울리는 초접전의 연속이었다. 디플러스 기아(DK)가 롤드컵 LCK 3번 시드 결정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T1을 따돌리고 LCK 3번 시드를 움켜쥐었다. 6년 연속 롤드컵 진출에도 성공했다.
DK는 12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LCK 대표 3번 시드 결정전 T1과 경기에서 3-2로 승리했다. ‘쇼메이커’ 허수와 ‘에이밍’ 김하람 쌍포가 기복은 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킬 캐치로 승부의 균형을 깨면서 롤드컵 진출을 견인했다. 지난 2019년부터 6년 연속 롤드컵 진출이라는 값진 결과로 연결시켰다.
패배한 T1은 이틀 뒤인 오는 14일 KT와 피어엑스의 경기 승자와 4번 시드 결정전을 통해 롤드컵 진출에 나선다.
출발은 T1이 먼저 웃으면서 시작했다. 42분간 31킬을 주고 받는 난타전 속에서 ‘구마유시’ 이민형이 미스 포츈의 궁극기로 주요 순간마다 오브젝트 사냥에 성공하면서 T1이 먼저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DK도 그대로 당하지는 않았다. 1세트 패배 이후 진영을 블루로 돌린 DK는 유충 사냥부터 강하게 압박에 돌입해 포탑 철거까지 스노우볼을 굴리며 초반 흐름을 주도해갔다.
T1의 반격에 주도권을 내준 순간도 있었지만, 위기의 순간 ‘쇼메이커’ 허수의 트리스타나가 로켓 점프쇼로 각개격파 하면서 일순간에 흐름을 뒤집었다.
밀리던 상황을 만회하고 이어 뒤집고 끝내기까지 2분이면 충분했다. ‘쇼메이커’의 트리스타나가 로켓 점프 초기화를 연달아 해내면서 끝까지 몰아쳐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2세트 DK의 반격에 동점을 허용한 T1도 3세트를 잡아내면서 다시 달아났지만, DK는 4세트와 5세트를 연달아 승리하면서 짜릿한 3-2 재역극으로 롤드컵 LCK 3번 시드의 주인이 됐다. 40분 가까이 벌어진 4세트 승부에서 불리한 순간 기습 바론 버스트 성공 이후 상대 실책을 유도하며 승부를 2-2 재원점으로 돌렸고, 5세트에서는 초반 강한 압박을 연달아 성공하면서 31분만에 혈전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