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전 무승부는 한국뿐만 아니라 오만에서도 깜짝 놀랄 일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에서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맞대결을 치른다.
첫 승리를 꿈꾸고 있는 홍명보호다. 한국은 지난 5일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상대는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이었지만,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경기 막판 손흥민의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오만에선 다른 결말을 만들어야 하는 한국. 오만전을 하루 앞두고 무스카트 시티 시즌스 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홍명보 감독은 "내일 경기는 원정이고 어려운 점이 많은 경기다. 하지만 승리 외에는 다른 게 없다. 모든 초점을 승리에만 맞추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함께 참석한 김민재 역시 "홈에서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원정에서 좋은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가져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 꼭 승리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야로슬라프 실하비 오만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한국은 우리 조 최고의 팀이다. 내일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경기를 잘 준비했고, 한국을 잘 조사했다. 한국 선수들은 아주 강하다. 조직적으로 막아야 한다. 실수해선 안 된다"라면서도 "팬들 앞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야망을 드러냈다.
또한 실하비 감독은 "모두가 왼쪽에 있는 손흥민을 알고 있다. 기술이 뛰어나고 빠르다. 손흥민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라며 "다 같이 박스 안에 있는 모든 선수들을 맨투맨으로 마크할 생각이다. 조직적으로 준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으로서도 오만은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오만 원정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마지막 오만 원정이었던 2003년 10월 아시안컵 예선에서 후반에만 3실점하며 1-3으로 역전패한 '오만 쇼크'를 잊어선 안 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호주, 이란 등 여러 아시아 강호들이 오만을 상대로 눈물을 흘리곤 했다. 최근엔 일본이 홈에서 열린 2021년 9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오만에 0-1로 패하며 고개를 떨군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오만 기자들도 오만은 무시할 수 없는 팀이라고 얘기했다. 안방에서 호주를 잡아냈던 건 물론이고 최종 예선에서 일본을 꺾었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번엔 한국이 이길 것 같다며 자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다만 '오만 TV 스포츠'의 유시프는 한국과 팔레스타인의 무승부에 충격받은 모습이었다. 그는 "한국은 지난 경기에서 팔레스타인과 비겼다. 우리는 팔레스타인보다 강하다. 한국을 이길 수도 있다"라며 "어떻게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승점 1점만 얻었는가? 팔레스타인은 문제를 겪고 있는 나라다. 한국에게 좋지 않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오만 TV 스포츠는 기자에게 짧은 영상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했다. 리포터는 '한국 선수들이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을까', '누가 이길 것 같은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오만 매체에서도 경계 대상 1호는 역시 주장 손흥민이었다. 리포터는 "손흥민은 아주 좋은 선수"라며 "우리로서는 승점 1점만 얻어도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만도 믿는 구석이 있다.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수비수 모하메드 알 무살라미와 아흐메드 알 카미시가 복귀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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