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결정 쉽지 않았을 것".
마르크 안드레 테어 슈테켄은 9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 조별리그 1차전서 독일이 헝가리를 5-0으로 잡은 경기서 선발로 나섰다. 경기가 끝나고 그는 자신과 마뉴엘 노이어에 대한 관계에 솔직한 발언을 남겨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노이어는 지난 8월 21일 "독일 국가 대표팀서 은퇴하겠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 2009년 독일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뒤 무려 15년 동안 독일의 주전 수문장으로 조국의 골문을 지켜왔다. 무려 총 119경기에서 장갑을 낀 그는 자국서 열린 이번 유로 2024를 마지막으로 대표팀 여정을 마쳤다
독일은 8강서 우승팀 스페인에게 1-2로 패배하면서 자국서 열린 대회를 마무리해야 했다. 이 경기까지 포함하면 노이어는 124경기에 나서 역대 독일 국가 대표 선수 최다 출전 5위에 랭킹됐다. 이미 클럽팀에서도 은퇴한 토니 크로스가 대표팀에 은퇴했다.
독일 전차 군단의 부활을 알렸던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 멤버들의 이탈이 이어졌다. 크로스에 이어 토머스 뮐러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결국 이 자리에 노이어도 가세했다. 그는 자신의 SNS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식적으로 은퇴를 알렸다.
노이어는 국가 대표팀 124경기에 나서 월드컵 우승 1회, 월드컵 골든글로브 1회, 월드컵 드림팀 1회, 유로 토너먼트 베스트 11 선정이라는 업적을 남긴 채 대표팀을 떠났다. 독일 대표팀의 수호신이던 노이어의 은퇴 소식으로 인해 웃고 있는 남자가 있다.
바로 독일 대표팀의 영원한 2인자이던 마르크안드레 테어 슈테겐. 1992년생으로 손흥민과 동갑인 그지만 대표팀에서는 40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 40경기도 어디까지나 노이어가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오는 경기였다.
테어 슈테겐은 2012년 5월 스위스와 A매치서 독일 대표팀에 데뷔하고 2014년부터 FC 바르셀로나의 주전 골키퍼였지만 대표팀에서는 철저하게 노이어의 벽헤 막혔다. 테어 슈테겐의 출전 대다수가 친선전이나 메이저 대회 예선이었다.
테어 슈테겐은 유로에서는 잠시 장갑을 낀 적은 있으나 월드컵 2차례서는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3개의 메이저 대회 본선(18 유로, 22 월드컵, 24 유로)서는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이런 테어 슈테겐은 노이어에 대한 불만을 인터뷰로 표출하기도 했으나 워낙 지지율이 높은 상황이기에 오히려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런 그가 노이어의 은퇴로 인해서 드디어 주전 기회를 잡았다. 그는 헝가리전 선발 장갑을 끼고 나서 팀의 5-0 대승에 기여했따. 그는 경기 후 은퇴를 선언하고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노이어와 이야기를 가졌냐는 질문에 "연락은 없었고 기대도 하지 않았다"라면서 "노이어 입장에서 은퇴 선언 자체가 쉬운 결정이 아니여서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노이어와 아무런 이야기를 나눈 것이 없다. 애시당초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한 퍼포먼스에 만족한다"라면서 "나는 노이어와는 완전히 다른 선수다. 그와 다른 부분에서 팀에 기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