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강백호(24·KT)가 선발 라인업에 들었다. 박병호의 1루 수비 복귀와 함께 강백호가 지명타자로 선발 가동되면서 남은 시즌 KT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백호는 지난 14일 대구 삼성전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들었다. 지난 7월26일 수원 LG전 이후 50일 만이었다. 1회 첫 타석부터 삼성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우중간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히는 2루타를 치고 나간 강백호는 9회 볼넷으로 걸어나가 4타수 1안타 1볼넷 멀티 출루를 기록했다.
강백호는 올 시즌 65경기 타율 2할5푼9리(212타수 55안타) 7홈런 36타점 OPS .758로 고전 중이다. 몸이 아파 부상으로 부진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시즌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세리머니 주루사에 이어 5월18일 잠실 LG전에서 느슨한 외야 수비 논란으로 큰 비난을 받아 심리적으로 무너졌다.
극심한 마음고생으로 야구에 집중할 수 없는 상태였고, 체중이 10kg 정도 빠져 한눈에 봐도 핼쑥해졌다. 시즌 초반 하위권에 맴돌았던 KT이지만 서두르지 않고 강백호에게 충분한 회복 시간을 줬다. 7~8월 대상승세로 2위까지 오르며 순위 싸움 중이지만 강백호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았다.
지난 5일 1군에 복귀한 강백호를 한동안 대타로 썼다. 지난 8일 수원 SSG전에서 5회 대타 만루 홈런을 터뜨렸지만 아직 수비에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 선발로는 지명타자밖에 자리가 없었는데 박병호가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수비가 어려워 대타로 제한됐다.
하지만 박병호가 지난 13일 창원 NC전에 8회 1루 수비를 들어가면서 몸 상태 회복을 알렸고, 14일 삼성전부터 선발 1루수로 복귀함에 따라 강백호의 자리가 마련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그동안 박병호의 수비가 안 돼 강백호를 대타로만 썼다. 이제 수비가 된다고 해서 강백호가 지명타자로 들어왔다. 타격 타이밍이 계속 괜찮다”며 “어쨌든 백호”라는 타선에 큰 힘이 된다고 했다. 3위 NC에 0.5경기 차이로 바짝 쫓기는 2위 KT로선 이보다 큰 전력 상승 요인이 없다. 23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 전까지 17일 대전 한화전 더블헤더 포함 7경기를 뛰고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KT의 2위를 굳힐 수 있는 기회다.
강백호의 선발 복귀는 야구대표팀에도 희소식이다. 수비가 쉽지 않지만 방망이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 이강철 감독은 “류중일 대표님 감독님이 결정하시겠지만 지금 상태로는 대표팀에 가서도 지명타자를 치지 않을까 싶다. 수비 좋은 선수들이 많으니 방망이에만 집중해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방망이는 백호만한 선수가 없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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