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토나 세리머니' 펼쳤지만 웃지 못했다...정승원 "김형근 다친 줄 몰라, 마음이 안 좋다" [현장인터뷰]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7.21 06: 07

정승원은 득점 뒤 에릭 칸토나를 떠올렸다.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세리머니를 마쳤지만 마음껏 웃을 수만은 없었다. 득점 과정에서 충돌한 부천FC1995 골키퍼 김형근이 구급차에 실려 경기장을 떠났기 때문이다.
FC서울은 19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18라운드 부천과 원정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서울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선두 자리를 더욱 굳건히 했다. 정승원은 후반 9분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정승원은 클리말라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낮게 연결한 공을 향해 몸을 던졌다. 미끄러지듯 뻗은 슈팅이 부천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직후에는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통증을 호소했다. 잠시 뒤 일어난 정승원은 원정 응원석 앞으로 다가가 유니폼 옷깃을 양손으로 잡고 흔들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에릭 칸토나를 재현한 세리머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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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은 경기 후 "칸토나의 세리머니를 했다. 워낙 유명한 세리머니고 깃이 있는 유니폼을 입게 된 뒤부터 많이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골을 넣으면 꼭 해보고 싶었다. 몸은 조금 아팠지만 준비했던 세리머니라 꼭 하고 싶었다"라며 웃었다.
정승원은 최근 득점할 때마다 각기 다른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새로운 세리머니를 준비하겠다고 예고했다.
정승원은 "항상 준비해놔야 좋은 기회가 찾아오는 것 같다. 앞으로도 열심히 준비하겠다. 하나를 시그니처로 정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시즌이 바뀌고 분위기도 달라지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어떤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을지 더 생각해보겠다"라고 말했다.
기다렸던 세리머니였지만 마음 한쪽은 무거웠다.
정승원이 슈팅하는 과정에서 부천 골키퍼 김형근과 충돌했다. 김형근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동했다. 김현엽이 급하게 투입돼 부천 골문을 지켰다.
정승원은 득점 직후 김형근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는 "당시에는 김형근 선수가 다친 줄 몰랐다. 뒤늦게 상황을 알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세리머니였지만 편한 마음으로 할 수는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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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에는 먼저 연락도 시도했다. 정승원은 "제가 먼저 연락했는데 휴대전화가 꺼져 있었다. 아직도 마음이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영민 부천 감독은 경기 후 김형근이 가벼운 뇌진탕 증세를 보였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정승원은 올 시즌 꾸준한 경기력으로 서울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여름으로 접어든 뒤에도 활동량과 몸 상태를 유지하며 공수 양면에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별한 비결을 묻자 정승원은 웃어보였다. 그는 "비밀인데 에어컨을 많이 틀지 않는다"라며 웃은 뒤 "몸 관리를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꾸준히 받아온 개인 관리와 구단 트레이너들의 도움을 좋은 몸 상태의 배경으로 꼽았다.
정승원은 "개인적으로 치료와 관리를 받고 있다. 부상이 악화될 수 있는 부분을 빠르게 바로잡고 근육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속 꾸준히 관리를 받아왔다. 곁에서 도와주시는 분께 정말 감사하다. 구단 트레이너분들도 제가 계속 이것저것 부탁드리는데 귀찮아하지 않고 잘 관리해주신다"라고 전했다.
그는 "그런 도움들이 쌓이면서 지금처럼 몸 상태가 올라온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의 상승세를 만든 또 다른 힘은 선수단의 달라진 마음가짐이다.
서울은 부천을 꺾으며 경쟁 팀들과의 승점 차를 벌렸다. 경기 중 부천에 한 골을 허용하며 흐름을 내주기도 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세 번째 골을 터뜨려 승부를 마무리했다.
정승원은 "시즌 초반부터 경기력은 좋았다. 승리를 계속 쌓다 보니 선수들에게 '우리는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이 생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도 생겼다. 어려운 흐름이 와도 다시 가져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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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감독도 부천전을 앞두고 긴장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서울이 중요한 고비에서 여러 차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던 만큼 이번 경기를 선두 질주의 분기점으로 바라봤다.
정승원은 "감독님께서 우리가 고비가 찾아왔을 때 계속 넘지 못했던 부분을 말씀하셨다. 오늘은 어려운 경기를 이겨내면서 그 고비를 넘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승점 차도 잘 벌렸다. 선수들도 모두 좋은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쁨에 오래 머무르지는 않았다.
정승원은 "선수들끼리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주중 경기가 있기 때문에 회복에 집중하자는 말만 했다. 다음 경기가 더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하며 차분하게 마무리했다"라고 전했다.
서울 선수들도 경쟁 팀들의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선두라고 해서 다른 팀의 흐름에 완전히 무관심할 수는 없다.
정승원은 "저도 다른 팀의 결과를 지켜본다. 우리가 승점 차를 더 벌려야 마음도 편해진다. 밑에 있는 팀들이 승리하지 못하는 상황은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는 "그래서 부천전은 무조건 이긴다는 마음으로 들어왔다. 기회가 한 번 왔을 때 놓치지 않으려는 집중력이 득점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정승원은 준비한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서울은 또 한 번 승리했다.
마음껏 즐기지 못한 득점이기도 했다. 상대 선수의 상태부터 걱정한 정승원은 경기장을 떠난 뒤에도 김형근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의 선두 질주는 계속됐다. 정승원은 들뜨기보다 몸을 회복하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데 시선을 돌렸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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