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반지 30개보다 팬 판매 1996개”…FIFA, 최대 15만 달러 ‘현금 장사’ 논란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7.19 12: 48

월드컵 우승팀의 손가락에도 트로피가 올라간다. FIFA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챔피언에게 금메달과 함께 미국식 우승 반지를 수여한다. 96년 월드컵 역사에서 처음 등장하는 포상이다. 문제는 선수단에 돌아갈 30개보다 팬에게 판매할 반지가 1996개나 많다는 데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19일(한국시간) FIFA가 내놓은 월드컵 우승 반지의 팬 판매가가 1만 달러에서 최고 15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가장 비싼 제품은 웬만한 주택 보증금과 맞먹는다. 매체는 이를 FIFA의 새로운 ‘현금 쓸어 담기’라고 꼬집었다.
FIFA가 공개한 수량은 정확히 2026개다. 개최 연도에 맞춘 한정판 가운데 30개는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 승자에게 돌아간다. 나머지 1996개는 전 세계 팬이 살 수 있는 공식 라이선스 상품으로 풀린다. 우승팀보다 구매자를 위해 만든 반지가 66배 넘게 많다.

디자인도 미국 프로스포츠의 문법을 그대로 따랐다. 반지 한쪽 면에는 월드컵 트로피가 들어가고 반대쪽에는 우승 국가의 상징과 색상이 새겨진다. 모든 제품에는 고유 번호가 붙는다. 구매자의 손가락에 맞춰 제작되며 별도의 정품 인증서도 제공된다.
우승 선수들이 결승 직후 완성품을 받는 것은 아니다. 시상식에서는 주장과 감독이 임시 반지를 먼저 받는다. 선수단 몫 30개에는 이후 이름과 우승팀 세부 디자인을 새긴 뒤 다시 전달한다. 월드컵 트로피와 금메달에 평생 착용할 수 있는 기념품 하나를 더 얹은 셈이다.
챔피언십 반지는 미국에서 낯선 문화가 아니다. NFL 슈퍼볼과 NBA, MLB, NHL 우승팀은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 보석을 촘촘히 박은 대형 반지를 준다. 구단의 역사와 해당 시즌 성적, 선수 이름을 한데 새기는 방식이다. FIFA는 북중미 월드컵을 맞아 이 전통을 세계 축구에 처음 옮겼다.
팬들의 시선은 반지보다 가격표로 향했다. 이번 대회는 고가 티켓과 숙박비, 교통비, 경기장 음식 가격으로 이미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선수와 같은 우승 기념품을 가질 수 있다는 문구를 붙여 최대 15만 달러짜리 상품까지 내놓자 월드컵의 모든 장면을 판매한다는 비판이 따라붙었다.
FIFA가 공식 발표에서 밝힌 내용은 수량과 디자인, 판매 계획까지다. 1만~15만 달러라는 금액은 ‘더 타임스’가 전한 예상 판매 범위다. 팬용 1996개가 모두 같은 사양과 가격으로 나오는 것도 아니다. 한정판 안에서도 보석과 재료에 따라 등급이 갈릴 수 있다.
FIFA 대회 전체를 통틀어도 우승 반지는 처음이다. 월드컵 메달은 선수의 목에 걸리지만 반지는 일상에서 착용할 수 있고, 팬도 돈을 내면 같은 번호 체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선수단의 성취를 상징하던 미국식 장신구가 곧바로 고가 수집품 시장과 연결되는 구조다. 2026이라는 숫자는 우승의 연도인 동시에 판매 수량이 됐다.
선수단용과 팬용의 차이도 분명하다. 우승팀 몫은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이름에 맞춰 따로 제작된다. 팬이 사는 제품은 같은 우승팀 디자인을 사용하더라도 경기에서 직접 얻은 포상은 아니다. FIFA가 ‘역사의 한 조각을 소유한다’는 문구를 앞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첫 반지의 주인은 20일 오전 4시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가려진다. 스페인이 2010년 이후 두 번째 정상에 오르거나 아르헨티나가 2연패에 성공하면 주장과 감독은 트로피를 든 뒤 임시 반지를 낀다. 팬용 1996개의 판매도 그 우승팀 이름과 색상이 결정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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