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핵심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23, 레알 마드리드)이 아무 이유 없이 발렌틴 바르코(22, 스트라스부르)의 뒤통수를 때린 건 아니었다. 바르코가 먼저 두 차례나 도발하며 빌미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페인 '아스'는 16일(한국시간) "바르코의 도발이 벨링엄을 폭발하게 만들었다. 벨링엄은 경기 후 패배에 실망해 있었지만, 바르코에게 두 차례 도발을 당했다. 그는 다른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는 끝까지 모범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잉글랜드는 같은 날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4강전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나 1-2로 역전패했다. 후반 10분 터진 앤서니 고든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40분과 추가시간 잇달아 엔소 페르난데스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에게 실점하며 탈락했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60년 만의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1966년 자국서 열린 월드컵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정상을 노렸지만, 결승 문턱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해리 케인의 생애 첫 발롱도르 수상 도전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득점 후 경기 운영과 선수 교체를 수비적으로 바꾼 토마스 투헬 감독의 선택이 독으로 작용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린 직후 잉글랜드 선수들과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였다. 벨링엄과 바르코가 충돌했기 때문. 아르헨티나 측과 인사하며 악수를 나누던 벨링엄이 갑자기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던 바르코의 뒤통수를 손으로 가격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두 선수는 언쟁을 벌이며 작은 몸싸움을 일으켰고, 분노한 아르헨티나 선수들까지 달려들었다. 이를 본 잉글랜드 선수들도 다가와 대치했다. 다행히 양 팀 선수들이 벨링엄과 바르코를 떼어놓으면서 충돌이 더 크게 번지진 않았다.
처음엔 100% 벨링엄의 잘못처럼 보였다. 잉글랜드 '미러'도 "추악한 장면"이라며 그를 비판할 정도였다. 다혈질로 잘 알려져 있는 벨링엄이 이번에도 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벨링엄에게도 사연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스는 "벨링엄은 경기 후 패배에 실망해 있었지만, 바르코에게 두 차례 도발을 당했다. 다른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는 끝까지 모범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벨링엄은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한 명씩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건넸지만, 바르코 차례가 되자 그의 뒤통수를 한 차례 때렸다"고 전했다.

좌절한 벨링엄을 향한 바르코의 도발이 시발점이었던 것. 매체는 "벨링엄은 큰 실망과 분노 속에 경기를 마쳤다. 잉글랜드는 공 소유권을 포기했고 그것이 결승 진출 실패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그는 큰 좌절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이 같은 실망감에 바르코의 두 차례 도발까지 더해지면서 벨링엄은 뒤통수를 치는 행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르코의 첫 번째 도발은 페르난데스가 동점골을 넣은 직후였다. 당시 바르코는 벤치에서 뛰어나와 골을 기뻐했지만, 동료들과 함께하지 않았다. 그 대신 곧바로 잉글랜드 선수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며 벨링엄의 얼굴 앞에서 골 세리머니를 펼쳤고, 선수들 앞에서 뛰어오르기까지 했다. 그 사이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코너 플래그 쪽에서 골을 축하하고 있었다.
바르코의 도발은 경기 종료 후에도 이어졌다. 아스는 "확인한 바에 따르면 바르코는 벨링엄이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내밀자 그가 알아듣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스페인어로 도발적인 말을 건넸다. 하지만 벨링엄은 그 말을 완벽하게 이해했고, 그것이 그의 행동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벨링엄은 뒤통수를 때린 행동이 자신의 잘못이었다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행동은 바르코의 두 차례 도발 이후 나온 것이었고, 월드컵 결승 진출 문턱에서 탈락한 데 따른 실망과 좌절감까지 겹친 결과였다"고 짚었다.
/finekosh@osen.co.kr
[사진] 야후 스포츠, TNT 스포츠, BBC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