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허망하고 갑갑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여기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롯데 자이언츠는 또 다시 꼴찌가 될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2-6으로 완패를 당했다. 이로써 롯데는 4연패에 빠졌고 꼴찌 키움(6승 14패)과 불과 0.5경기 차 9위(6승 13패)에 머물렀다.
시즌 초반이고 또 부상 및 징계 선수들의 공백이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19경기 가까이 치른 현 시점에서 롯데의 경기력은 여러 조건을 감안하더라도 아쉽고 답답하고 한심할 수밖에 없다. 매 경기 라인업이 바뀌며 궁여지책의 연속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롯데는 우익수 자리에 올해 외야수로 전향한 손호영을 선발 투입했다. 시즌 첫 선발 출장이었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에게 수비에 대한 우려를 전하자 “그것을 감안했다”라고 했다. 현재 롯데는 공격에서 답답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공격 지향적인 라인업을 내세웠다. 그 전에 주전 우익수였던 윤동희가 끝이 모를 타격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간 것도 영향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여기서부터 사달이 났다. 0-0으로 맞선 3회 무사 1루에서 박지훈의 빗맞은 우전안타가 나왔다. 타구도 짧았고 빗맞은 타구였기에 우익수 손호영이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손호영은 서두르면서 타구를 한 번에 처리하지 못했다. 공이 옆으로 튀었고 그 사이 1루 주자가 2루를 거쳐 3루까지 향하며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이어진 정수빈의 타석 때는 빗맞은 땅볼을 유도했다. 그런데 타구가 묘했다. 투수와 1루수 사이로 흘렀고 누가 처리해도 이상하지 않을 타구가 됐다. 결국 투수 나균안과 1루수 노진혁이 겹쳤다. 1루는 비어 있었고 정수빈이 먼저 여유있게 1루를 밟았다. 3루 주자는 득점에 성공했다. 롯데는 이때 2루수 한태양은 정수빈의 컨택 이후 어영부영 하다가 뒤늦게 1루 커버를 들어갔지만 늦었다. 1루를 비운 1루수 노진혁의 문제도 있지만 뒤늦게 1루 커버를 들어간 한태양의 귀책사유도 적지 않았다. 결국 추가 실점의 위기가 이어졌고 3회에 2실점 하고 끌려갔다. 현재 타선의 흐름으로는 이 2점도 극복하기 힘든 격차였다. 허망한 실책과 실수의 연속이었다. 7이닝 2실점 혼신투를 펼치 나균안인데, 3회 2실점 모두 자책점이었다.
결국 롯데는 끌려가는 양상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다. 마지막으로 경기 흐름이 넘어간 것은 6회말이었다. 롯데는 2사 후 전준우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만들었고 이후 노진혁의 볼넷, 한태양의 유격수 내야안타로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손성빈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1-2로 추격하며 2사 만루 기회가 계속됐다. 두산 마운드의 타무라는 영점을 잡지 못했다. 전민재 타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초구와 2구 볼이 들어왔고 3구째 스트라이크가 들어왔다. 2볼 1스트라이크로 타자 전민재가 유리한 상황. 보통의 타석이라면 타격 기회였지만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상대 투수가 제구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만루 상황이라면 기다릴 법도 했다.
하지만 전민재는 거침없이 스윙을 했다. 문제는 이 공이 어이없이 높게 빠지는 공이었다는 것. 타무라의 슬라이더가 제대로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았고 높게 떴지만 전민재가 헛스윙 하면서 2볼 2스트라이크가 됐다. 3볼 1스트라이크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전민재가 과욕을 부렸다. 2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타무라의 149km 패스트볼을 공략해 강한 타구를 만들었지만 두산 유격수 박찬호의 호수비에 막혔다. 롯데는 어쩌면 밀어내기로 추가 득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상황 판단에 대한 변별력과 아쉬움이 짙게 남을 수밖에 없다.

여러모로 선수단의 부실함과 연약함, 그리고 실력 부족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미 롯데는 시즌 전부터 완전체가 될 수 없었다.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에서 도박 파문을 일으키면서 주축 자원들에 가까운 고승민과 나승엽이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백업급인 김동혁이 상습 방문이 확인돼 50경기 출장 정지, 이제 갓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세민도 고승민, 나승엽과 같은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당했다.
여기서부터 롯데의 스텝은 꼬였다. 하지만 이 스텝을 다시 채우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을 압박했고 더 나아질 모습을 위해 선수들을 지옥 훈련 속으로 몰아 넣었다. 그렇게 해야 선수들도 한계를 벗어날 수 있고 실력도 나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시범경기에서는 주축 선수들의 공백들을 충실히 채워내며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8승 2패 2무).

하지만 역시 정규시즌은 달랐다. 삼성과의 개막시리즈를 예상 밖의 선전으로 2연승으로 모두 잡아냈지만 역량이 드러나며 7연패를 당하며 상승세가 푹 꺾였다. 시범경기에서는 하늘을 치솟던 타격 사이클이 급격하게 죽었다. 투수진과 수비진의 불협화음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타선에서는 상황에 맞지 않는 타격이 속출했다. 1점이 필요한 순간 큰 스윙을 해서 허무하게 아웃카운트가 올라갔고 진루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작전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이런 경기가 반복되면서 7연패를 당했다. 선발 포수가 유강남에서 손성빈으로 바뀐 것은 부차적인 문제다. 타선, 나아가 선수단 전체에 깃든 스타 의식이 문제였다. 롯데는 엄청난 팬덤을 지닌 구단이고 팬들이 선수들을 떠받든다. 일부 젊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넋이 나갈 수밖에 없는 환경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롯데 젊은 선수들 중에 스타라고 부를 수 없는데 스타의식에 고취된 선수들이 보인다는 게 야구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전언이다.
그만큼 롯데 선수단은 진짜 실력과 성적에 비해 과대포장된 게 맞다. 그걸 선수단이 잘 모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냉정해져야 한다. 현재 성적 때문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지만,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더 필요한지 선수단은 냉정하게 판단해서 나아가야 한다. 지금의 모습은 과거 롯데가 꼴찌를 답습하고 가을야구 진출권 경쟁도 아닌, 밑바닥 하위권에서 허덕일 때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