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이날 삼성은 7-2 완승을 거뒀지만 스코어 보다 더 빛난 것은 위기 상황마다 서로의 등을 밀어준 삼성 불펜진의 끈끈한 동료애였다.
사건은 4회초 갑작스럽게 발생했다. 호투하던 선발 오러클린이 1사 후 LG 오지환에게 헤드샷을 던져 퇴장 명령을 받은 것. 준비할 시간도 없이 마운드를 이어받은 이승민은 첫 타자 천성호에게 안타를 내주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홍창기를 투수 앞 땅볼 병살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지워냈다.




하지만 위기는 반복됐다. 5회초 이승민이 박동원에 2루타, 박해민에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3루 위기에 몰리자 배찬승을 투입했다. 배찬승은 오스틴을 유격수 땅볼로 잠재우며 선배 이승민의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더그아웃에서 이승민은 배찬승을 꽉 껴안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6회 이번에는 배찬승이 1사 만루 위기에 처하자 이승현이 구원 투수로 나섰다. 이승현은 박동원을 날카로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신민재를 2루 땅볼로 처리했다. 더그아웃에서 간절하게 두 손을 모으고 경기를 지켜보던 배찬승은 위기가 정리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박수를 쳤다. 이승현은 감사를 전하는 후배 배찬승을 뒤에서 따뜻하게 안아주며 격려했다.



경기 후 이승민은 “내려가는데 찬승이가 올라오길래 잘 막아줄 거라고 믿었다. 찬승이 덕분에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공을 돌렸다. 배찬승을 구한 이승현 역시 “지난해 찬승이가 제 주자를 많이 막아줬는데 저는 못 도와준 게 생각났다. 오늘은 조금 은혜를 갚은 것 같다”고 웃었다.
“지금은 타격보다 불펜의 힘으로 버티고 있다”는 박진만 감독의 말처럼 서로의 실수를 덮어주고 위기를 나눠 짊어지는 삼성 불펜진의 ‘믿음 야구’가 올시즌 사자 군단의 강력한 무기로 부상하고 있다.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