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포수’ 손성빈의 효과가 예상 외로 파급효과가 크다. 팀 성적도 반전이 됐다. 이렇게 롯데 자이언츠의 현재와 미래 안방 구도가 달라지는 것일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최근 큰 변화가 있다면, 포수의 변화다. 주전 포수는 유강남이었다. 베테랑으로 경험이 많다. 어쩌면 당연했다.
그런데 유강남이 주전 포수를 한 올해 첫 9경기에서 2승 7패에 머물렀다. 삼성과의 개막시리즈 2연승 이후 내리 7연패를 당했다. NC, SSG의 타격감이 워낙 뜨거웠던 것도 있지만 투수진에 두 팀을 억제하지 못했다. 9경기에서 62실점을 허용했다. 특히 7연패 기간 57실점을 기록했다. 3일 SSG와의 사직 홈 개막전 2-17 대패도 포함돼 있었다.


이때까지 롯데는 선발진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가 아예 없었다. 최대 5이닝이 한계였다. 투수진 평균자책점은 6.20에 달했다. 9이닝 당 볼넷이 6.89개로 리그 꼴찌였고 이닝 당 투구수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20개를 넘었다(20.4개).
투수진의 문제인 줄 알았다. 그런데 7연패 이후 맞이한 8일 KT전 롯데는 변화를 줬다.선발 포수를 유강남에서 손성빈으로 바꿨다. 그런데 이게 시즌 초반 롯데의 최대 변곡점이 되고 있다.
8일 KT전 손성빈과 호흡을 맞춘 김진욱은 8이닝 1실점, 도미넌트 스타트를 펼치며 인생피칭을 선보였다. 롯데의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 경기이기도 했다. 롯데 투수진은 거짓말 같이 달라졌다.

이후 롯데는 6경기에서 4승 2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무려 1.19로 리그 1위다. 선발진은 모두 2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선발 투수들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경기 나균안이 6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5⅔이닝 7피안타 3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최다 이닝을 기록했다. 리그 9이닝 당 볼넷도 2.04개로 3분의 1가량 줄었다. 이닝 당 투구수도 14.6개로 대폭 줄었다. 주전 포수를 유강남에서 손성빈으로 바꾸더니 투수진 전체가 몰라지게 달라졌다. 단순히 투수진의 컨디션의 차이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차이가 확연하다. 조심스러운 볼배합을 펼치는 유강남과 좀 더 공격적인 볼배합의 손성빈의 차이가 팀 전체를 달라지게 했다.
지난 15일 LG의 9연승 도전을 저지한 롯데다. 김진욱은 8이닝 1실점 피칭 이후 6⅔이닝 무실점 역투로 2-0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선발 김진욱이 전 경기에 이어 최고의 피칭으로 6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던져줬다. 포수 손성빈의 리드와 두 선수의 호흡도 칭찬해 주고 싶다”며 배터리를 칭찬했다. 포수 리드와 볼배합에 관련해서는 칭찬에 인색한 김태형 감독의 칭찬을 받았다.

무엇보다 유강남에서 손성빈으로 포수를 바꾼 뒤 달라진 변화는 누상에 나간 상대 팀 주자들이다. 유강남이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상대 팀은 총 9경기에서 12번의 도루를 시도했다. 10번이나 도루에 성공했다. 도루 저지는 2번, 도루 저지율은 16.7%다. 손성빈은 현재 도루저지율이 0%다. 올해 아직 도루를 한 번도 저지하지 못했다. 그런데 시도 자체는 2번에 불과하다. 유강남이 11경기(9선발) 68⅓이닝을 소화했고 손성빈이 13경기(6선발) 63이닝을 책임졌다. 손성빈의 어깨와 송구력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이 때문에 상대 팀은 도루 시도조차 안하고 있다. 확실한 타이밍이 아니라면 손성빈의 어깨를 의식해서 쉽게 뛰지 못한다. 볼배합이 달라진 것과 함께 포수 교체의 효과를 누리고 있는 롯데다.
리그 도루 2위(12개)의 LG도 쉽사리 뛸 수 없다. 14일 경기 박해민이 2루 도루에 성공했지만 신민재는 2루에서 기습 도루를 시도하려도 견제에 걸렸다. 출루 자체도 줄었는데 상대의 도루 시도까지 억제하면서 롯데의 투수진은 부담을 덜었다.
‘공교롭다’라는 게 딱 들어맞지만, 표본이 점점 쌓이고 있다. 2021년 전국단위 1차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해 차기 주전포수로 꼽힌 손성빈이다. 아직 경험 자체가 부족한 만큼 경기를 온전히 소화하고 느낄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는데, 최고의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유강남이 언젠가는 팀에서 해줘야 할 몫이 있지만, 지금은 손성빈이 주전 포수를 맡는 게 팀에도, 투수들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당분간은 주전 구도에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어쩌면 자연스럽게 포수 세대교체의 시기에 돌입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