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에 온지 5년... 팬들께 기쁨드리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
부천FC1995는 1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K리그 1 승격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영민 감독과 주장 한지호가 참석했다.
한지호는 “축하문자를 정말 많이 받았다. 이틀 정도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선수들과 코칭 스태플가 잘 일궈낸 성과다.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잔류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부천FC1995의 승격은 단순한 성적 이상의 울림을 남겼다. K리그 역사 속에서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어온 서포터스 ‘헤르메스’가 구단의 뿌리를 지켜왔고 그들이 쌓아온 30년의 시간이 마침내 1부리그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헤르메스는 1995년 유공 코끼리 시절부터 부천 축구의 곁을 지킨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축구 서포터스다. 국가대표팀 응원문화를 이끈 ‘붉은악마’가 그 정신을 이어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존재의 무게를 설명할 수 있다.
2006년 헤르메스와 시민들은 손을 놓지 않았다. ‘부천 축구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직접 시민구단 창단에 나섰고 2007년 12월 부천FC1995가 탄생했다. 팬들이 만든 팀은 다시 팬들의 노래를 들으며 커갔고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은 응원 속에서 구단은 하나의 문화를 형성했다. 그리고 헤르메스 창립 30주년을 맞은 올해 그 오랜 여정은 1부 승격이라는 가장 극적인 순간으로 이어졌다.
부천FC1995의 출발은 누구보다 낮았다. 2008년 K3리그에서 첫 발을 내디뎠고, 2013년 K리그2에 입성하며 팬 주도로 만들어진 팀이 프로 무대에 정착할 수 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올해 부천은 창단 이후 가장 높은 성적인 K리그 2 3위(9승 10무 10패 승점 67점)를 기록하며 승강 플레이오프에 처음으로 도전했고 마침내 꿈으로 적어둔 ‘승격 실현’을 성취해냈다.
부천FC1995의 1부 입성은 승점과 순위를 넘어 한 도시가 20년 가까이 지켜온 축구 문화의 복원과 소생을 의미한다. 사라졌던 팀을 되살린 팬들의 집념이 한국 축구에서 다시 한 번 특별한 발자취를 남겼다.
한지호는 “K리그 1에서 부천과 이영민 감독님의 축구가 통할 것으로 믿는다. 좋은팀들과 경기에서 감독님의 축구로 승리했으면 좋겠다. 서로 신뢰를 갖고 임한다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0년 프로 데뷔 후 2021년 부천에 합류한 한지호는 “아직 재계약을 한 상태가 아니다”라면서 농담을 건넸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곧바로 재계약을 체결했다. 1년 재계역이다. 생일을 맞은 한지호에게 큰 선물이었다.
한지호는 “후배들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은 것은 코칭 스태프의 전술에 대해 잘 파악하고 경기장에서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1부리그라고 해서 다리가 3~4개 달린 선수들과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 있는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설명했다.

또 한지호는 “제주SK와 경기가 기대가 크다. 제가 부천에 온지 5년이 되고 있는데 팬들께 기쁨을 드리기 위해서라도 꼭 좋은 경기 펼치고 싶다”라고 전했다.
한지호는 “포항의 신광훈 형이 저보다 1년 선배다. 경찰청 축구단에서 함께 뛰면서 친해졌는데 맞대결은 없었다. 정말 축하를 받으면서 꼭 만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에서 오래 뛰면서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았다. 부천에 오면서도 정말 큰 응원을 받았다. 앞으로 질책 보다는 더 응원을 보내주신다면 좋은 성과를 만들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부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