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짜증난다" 토트넘 감독 대폭발! '손흥민 고별식' 끝나자마자 0-3 참사..."간단한 패스도 못한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12.15 11: 25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33, LAFC)을 웃으며 떠나보내자마자 또 자멸했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도 한숨만 내쉴 정도로 형편없는 경기력이었다.
토트넘은 1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노팅엄에 위치한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PL) 16라운드에서 노팅엄 포레스트에 0-3으로 무릎 꿇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6승 4무 6패, 승점 22점에 머무르며 11위로 추락했다. 반면 안방에서 승점 3점을 추가한 노팅엄은 승점 18(5승 3무 8패)를 기록하며 16위로 올라섰다. 이번 경기 전까지는 17위로 강등권 바로 위였으나 토트넘을 손쉽게 잡아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토트넘은 지난 7일 브렌트포드를 2-0으로 꺾었고, 10일 구단 레전드 손흥민이 방문한 경기에서 슬라비아 프라하를 3-0으로 격파하며 공식전 2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손흥민이 떠나자마자 대패를 당하며 기껏 마련했던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날려먹고 말았다.
아울러 토트넘은 노팅엄전 3연패를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지난해 4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3-1로 승리한 뒤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그때 경기가 손흥민이 뛴 마지막 노팅엄전이었다. 당시 손흥민은 도움을 올리면서 토트넘 승리에 힘을 보탰다.
토트넘이 초반부터 휘청였다. 상대 슈팅이 골대를 때리는 행운이 아니었다면 경기 시작 6분 만에 실점할 뻔했다. 전반 25분에도 측면에서 크로스를 너무나 쉽게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대형 사고까지 터졌다. 토트넘은 전반 28분 후방 빌드업에서 황당한 실수를 범하며 선제골을 헌납했다. 아치 그레이가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에게 공을 받으러 박스 부근까지 내려왔다. 비카리오는 원터치로 돌려놓으라고 손짓했지만, 그레이는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상대 압박에 공을 뺏겼다.
노팅엄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브라힘 상가레는 직접 슈팅하는 대신 침착하게 공을 옆으로 건넸고, 칼럼 허드슨오도이가 빈 골문에 공을 밀어넣으며 1-0을 만들었다.
후반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후반 5분 허드슨오도이가 멀티골을 터트렸다. 그는 다소 먼 거리에서 과감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문 구석을 겨냥했다. 크로스처럼 보였지만, 공은 그대로 쭉 뻗으며 비카리오를 지나쳐 골대 안에 꽂혔다. 
궁지에 몰린 토트넘은 후반 15분 루카스 베리발, 벤 데이비스, 주앙 팔리냐를 한꺼번에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3번째 골도 노팅엄의 몫이었다. 후반 34분 상가레가 허드슨오도이의 패스를 받은 뒤 대포알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허드슨오도이가 2골 1도움, 상가레가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을 와르르 무너뜨렸다.
토트넘은 끝내 노팅엄 골문을 열지 못했다. 오히려 노팅엄이 네 번째 골을 위해 공격을 쉬지 않았다. 후반 38분 허드슨오도이가 해트트릭을 노려봤으나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경기는 그대로 토트넘의 0-3 대패로 막을 내렸다.
중계 카메라는 충격에 휩싸인 프랭크 감독의 얼굴을 길게 잡아줬다. 이날 토트넘의 경기력은 그만큼 심각했다. 토트넘은 경기 내내 유효 슈팅 1회, 기대득점(xG) 0.37에 그쳤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최전방 공격수 히샬리송은 상대 진영에서 단 두 번의 터치만 기록했다.
프랭크 감독은 경기 후에도 실망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정말 실망스러웠다. 속이 부글부글 끓고, 짜증난다. 나쁜 경기력이었다. 특히 전반엔 서로가 분리돼 보였다. 경합에서 충분히 승리하지 못했다"라며 "우리가 공을 가질 때마다 상대에게 돌려준 것 같다. 첫 번째 실점과 두 번째 실점 모두 실수에서 나왔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프랭크 감독은 "우리는 더 일관적인 경기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두 걸음 앞으로, 그리고 다시 한 걸음 뒤로 물러난다. 그건 선수들에게 달려있다. 우리는 함께 있고, 함께 이기고, 함께 진다"라며 "오늘 같은 경기력은 정말 짜증난다. 간단한 패스도 못한다. 간단한 패스로만 공을 20번은 잃은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그레이의 실수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프랭크 감독은 "분명하다. 그런 장면은 프리미어리그, 세리에 A, 라리가 전 세계에서 매주 볼 수 있다. 따라서 문제는 없다"라며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패스를 주고, 첫 터치에서 공이 살짝 튀는 거 말이다. 그런 장면에서 배우는 거다. 다음엔 분명 원터치로 처리할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감싸안았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프랭크 감독은 "오늘도 솔직히 말했다. 정말 형편없었다. 다만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누구도 이 상황을 바꿀 수 없다.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난 내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걸 한다. 내 안에선 허리케인이 몰아치고 있다. 3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도 오늘 더 나아지지 못한 건 아주 좌절스럽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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