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LAFC)이 아쉽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올해의 영입' 주인공을 놓쳤다. 그는 안데르스 드레이어(27, 샌디에이고)에 이어 전체 2위를 차지했다.
MLS 사무국은 1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5시즌 MLS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10건의 영입 순위"라며 "2025시즌 최고의 MLS 계약들을 살펴보고, 상위 10위 안에 드는 영입을 선정했다. 글로벌 슈퍼스타부터 과소평가된 게임 체인저까지 이야기할 만한 재능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당연히 손흥민의 이름도 언급됐다. 다만 가장 먼저는 아니었다. 드레이어가 손흥민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 1월 벨기에 안데를레흐트를 떠나 샌디에이고에 합류했고, 이후 공식전 41경기에 출전해 23골 18도움을 몰아쳤다. 그 덕분에 샌디에이고는 서부 컨퍼런스 우승에 성공했다.


공로를 인정받은 드레이어는 MLS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손흥민은 활약 기간이 짧았던 만큼 신인왕 경쟁에서도 2위에 머물렀다. MLS 시즌 베스트 11 선정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다시 한번 손흥민을 밀어내고 순위표 최상단에 오른 드레이어. MLS는 "리오넬 메시가 플로리다에서 활약하지만 않았더라면 드레이어는 올해 '랜던 도노반 MLS MVP'를 수상했을 거다. 샌디에이고의 우측 윙어인 그는 미디어 투표, 선수 투표, 총 투표에서 메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드레이어는 정규 시즌 공격 포인트도 메시 바로 다음이었다. 그는 3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공격 포인트 38개를 올렸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지명 선수로 영입된 드레이어는 빠르게 주전 자리를 꿰찼고, 올해의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덴마크 국가대표인 그가 2026년에 다시 상대 수비수들을 공포에 떨게 할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는 넘쳐난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그 다음으로 소개됐다. MLS는 "손흥민이 시즌 중간에 여름 이적시장이 아니라 겨울 이적시장에 도착했다면, 그가 올해의 영입생 순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을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라며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LAFC에 합류하며 MLS 이적료 신기록을 세웠고, 정규시즌 10경기 만에 무려 9골 3도움을 올렸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MLS는 "정규시즌 최소 500분 이상 출전한 선수 중 손흥민보다 많은 90분당 기대 득점, 기대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는 오직 메시뿐이었다.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의 파트너십은 치명적이었다. 손흥민은 밴쿠버전에서 프리킥으로 동점을 만든 환상적인 골을 비롯해 플레이오프에서 3골을 넣었다. 그의 데뷔 시즌은 잊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지난 8월 토트넘 홋스퍼와 10년 동행을 끝내고 미국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2월까지이며 두 차례에 나눠 2029년 6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LAFC는 "블랙&골드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라고 발표했다
MLS 역대 최고 이적료 신기록까지 탄생했다. 미국 'ESPN' 등에 따르면 LAFC는 손흥민 영입하기 위해 토트넘에 이적료 2660만 달러(약 393억 원)를 지급했다. 토트넘도 손흥민을 사우디아라비아에 매각한다면 더 많은 돈을 받아낼 수 있었지만, 손흥민을 위해 LAFC의 제안을 승낙했다.
손흥민은 LAFC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는 미국 무대에 도착하자마자 공격 포인트를 쌓기 시작했고, 부앙가와 엄청난 호흡을 자랑하며 LAFC의 후반기 돌풍을 이끌었다. 둘은 시즌 도중 팀이 기록한 18골을 연속으로 책임지며 MLS 새 역사를 쓰기도 했다.
손흥민의 최종 성적은 10경기 9골 3도움, 플레이오프 3경기 3골 1도움으로 총 13경기 12골 4도움에 달한다. 그는 플레이오프에서도 밴쿠버를 상대로 홀로 멀티골을 몰아치는 등 클래스를 증명했으나 승부차기에서 골대를 때리며 팀의 8강 탈락을 막지 못했다. 그럼에도 역대급 데뷔 시즌 임팩트였단 사실엔 변함이 없다.

다만 아쉽게도 수상 복은 따르지 않았다. 손흥민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워낙 활약한 기간이 짧았던 만큼 어쩔 수 없는 결과다. 생애 최초의 신인왕 도전은 2위로 끝나게 됐지만, 베스트 11은 다음 시즌에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손흥민이 프리시즌을 거치며 LAFC에 더 잘 녹아든다면 우승 도전도 막연한 꿈이 아니다. 그는 시즌 도중에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팀을 완전히 바꿔놨다. 특히 부앙가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손흥민과 부앙가는 LAFC가 기록한 18골을 연속으로 책임지며 MLS 새 역사를 쓰기도 했다.
MLS도 "LAFC 보드진도 손흥민이 기존 스타 부앙가와 얼마나 잘 해낼지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거다. 엄청난 공격력을 발휘한 듀오는 한때 18골을 연속으로 넣으며 BMO 스타디움(LAFC 홈구장)과 그 너머의 다른 팬들을 열광시켰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LAFC와 손흥민의 2026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MLS는 "LAFC의 플레이오프 여정을 끝내기 위해선 밴쿠버에서 골대 강타 3번과 불운한 승부차기가 필요했다. 전문가들은 LAFC가 2026년엔 MLS 엘리트 그룹에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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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AFC, MLS, 샌디에이고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