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반 더 벤(24, 토트넘 홋스퍼)이 67.7m를 혼자 질주해 만든 원더골로 유럽 무대를 뒤흔들었다. 하지만 이 믿기 힘든 기록도 손흥민(33, LAFC)이 2019년 번리전에서 세운 72.3m 질주골에는 미치지 못했다.
토트넘은 6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반 더 벤이 코펜하겐전에서 67.7m를 질주해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가장 긴 드리블 득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출발해 상대 수비 다섯 명을 제치고 왼발로 마무리했다. 종전 기록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의 64.4m였다. 반 더 벤이 그 기록을 3m 앞질렀다.

경기는 완벽했다. 토트넘은 5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4라운드에서 코펜하겐을 4-0으로 완파했다. 브레넌 존슨이 전반 19분 선제골을 터트렸고, 후반 7분 윌손 오도베르, 후반 19분 반 더 벤, 후반 22분 주앙 팔리냐가 연속골을 넣었다. 후반 12분 존슨이 거친 백태클로 퇴장당했지만, 경기 흐름은 흔들리지 않았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반 더 벤에게 쏠렸다. 후반 19분, 그는 자기 진영에서 공을 빼앗은 뒤 단독 돌파를 시작했다. 엄청난 속도로 코펜하겐 진영을 가르며 수비 다섯 명을 잇달아 따돌렸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는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공은 그대로 골망을 찢었다. 10명으로 싸우던 팀을 구한 쐐기골이었다.
영국 현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BBC는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남을 골”이라 평가했고, 팬들은 리오넬 메시, 손흥민, 가레스 베일의 이름을 동시에 언급하며 그와 비교했다.
해설위원 오언 하그리브스는 “반 더 벤은 마치 수비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질주했다. 이번 시즌 최고이자, 말 그대로 미친 골이다”라며 감탄했다.
이 장면은 자연스레 손흥민의 번리전 원더골을 떠올리게 했다. 2019년 12월 그는 수비 진영에서 출발해 약 72.3m를 혼자 달리며 수비 여섯 명을 제치고 골을 터트렸다.
그 골은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반 더 벤의 기록이 아무리 놀라워도 손흥민의 72.3m 원더골은 아직 넘지 못한 벽이다.

토트넘은 두 골 장면을 나란히 공개하며 “거의 똑같은 장면이다. 그냥 지금 반 더 벤에게 푸스카스상을 줘야 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풋볼 런던’도 “반 더 벤의 질주는 손흥민을 떠올리게 했다”고 평했고, BBC는 “이번 골은 손흥민의 번리전 득점과 비교된다. 당시 손흥민은 그 골로 푸스카스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데일리 메일’ 역시 “반 더 벤은 베일과 손흥민의 계보를 잇는 또 하나의 토트넘 레전드급 장면을 만들었다”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손흥민도 직접 반응했다. 토트넘 공식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게시글에서 그는 반 더 벤을 태그하며 “와우… 그냥 와우”라는 짧은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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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손흥민과 반 더 벤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스쿼카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