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이 다했다!' 90+5분 극장 헤더골로 마인츠, 피오렌티나에 2-1 승리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11.07 07: 25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재성(33, 마인츠)이 유럽 무대에서 '1도움+결승골'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극적인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1. FSV 마인츠 05는 7일(한국시간) 독일 마인츠 코파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UECL) 리그 페이즈 3차전 홈경기에서 ACF 피오렌티나를 2-1로 꺾었다. 전반에 먼저 실점하며 끌려가던 마인츠는 후반 교체 투입된 이재성의 1골 1도움 맹활약에 힘입어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UECL 3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흐름은 초반부터 험난했다. 마인츠는 전반 16분 수비 실수 이후 세컨드볼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며 사이몬 솜에게 오른발 중거리 슈팅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내내 주도권을 빼앗긴 마인츠는 유효슈팅도 1개에 그치며 무기력하게 0-1로 전반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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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승부수를 꺼낸 쪽은 마인츠였다. 후반 15분 보 요하네스 네벨과 함께 교체 카드로 넣은 이름이 바로 이재성이었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이재성은 투입되자마자 중원에 활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동점골은 이재성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후반 23분 페널티 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이재성이 상대 수비 라인을 바라보며 침투를 유도하는 패스를 시도했다. 이 공은 수비 맞고 굴절돼 골문 앞에 있던 베네딕트 홀러바흐에게 흘렀고, 홀러바흐가 넘어지면서도 오른발로 밀어 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재성의 이번 시즌 UECL 본선 1호 어시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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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의 쇼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추가시간, 마인츠가 마지막 한 번의 세트를 준비했다. 추가시간 5분, 왼쪽 측면을 파고든 사노 카이슈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날카롭게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침투하던 이재성이 수비 사이에서 솟구쳐 올라 머리로 방향을 바꾸며 피오렌티나 골망을 갈랐다. 말 그대로 '극장골'이었다. 이 한 방이 그대로 역전 결승골이 되면서 마인츠는 2-1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이재성은 짧은 시간을 뛰고도 1골 1도움이라는 완벽에 가까운 효율을 보여줬다. 현지 통계 업체에 따르면 30여 분을 소화하는 동안 패스 성공률 70%(7/10), 유효슈팅 1회, 기회 창출 1회, 파이널 써드 패스 3회, 지상볼 경합 승률 67%(2/3)를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인 8.2점을 부여하며 이재성을 '최고의 선수'로 선정했다.
이번 골로 이재성은 올 시즌 공식전 3호골(리그 1골·UECL 플레이오프 1골·UECL 본선 1골)에 UECL 본선 첫 도움까지 더하며 유럽 무대에서 존재감을 분명히 각인시켰다. 8월 UECL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도 골을 터뜨리며 본선 진출을 이끌었던 그는 피오렌티나전에서도 다시 한 번 '큰 무대 해결사' 면모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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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상황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최근 리그에서 1무 3패로 부진하며 강등권까지 내려갔던 마인츠는 유럽 무대에서만큼은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페이즈 3연승(승점 9)으로 삼순스포르, 첼예와 나란히 승점을 쌓았고, 골득실에서 밀려 3위에 자리하면서도 16강 진출 전망을 환하게 밝혔다.
이재성의 맹활약은 홍명보호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달 A매치 기간 브라질전에서 A매치 통산 100경기를 달성하며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그는 11월 볼리비아·가나와의 평가전을 위해 다시 대표팀에 소집됐다. 특히 '중원 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왼쪽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11월 A매치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이재성의 경험과 활동량, 유럽 무대에서 끌어올린 경기 감각은 대표팀 중원 안정에 더욱 중요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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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츠를 구한 '극장 헤더'는 이제 대표팀으로 향한다. 유럽에서 살아난 발끝과 머리를 그대로 들고 귀국하는 이재성이 11월 A매치에서도 또 한 번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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