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의 끝없는 로테이션이 결국 도마 위에 올랐다.
영국 'BBC'는 6일(한국시간) "첼시는 올 시즌 들어 모든 대회에서 무려 85차례의 선발 변화를 단행했다. 16경기 동안 리그 어느 팀보다 많은 숫자"라며 "엔초 마레스카 감독의 과감한 로테이션이 이제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첼시는 이날 아제르바이잔 바쿠 토피크 바흐라모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4차전에서 카라바흐와 2-2로 비겼다. 경기 내용은 혼란스러웠다. 에스테방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수비수 요렐 하토의 실수로 레안드로 안드라데와 마르코 얀코비치에게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1-2로 끌려갔다. 후반 교체 투입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가까스로 동점을 만들며 간신히 패배를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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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흐의 스쿼드 가치는 약 2,200만 파운드(약 407억 원). 선수 1인당 평균 가치가 10억 원에도 미치지 않는다. 반면 첼시의 선수단 가치는 10억 파운드(약 1조 8,000억 원)를 넘는다. 그럼에도 경기력은 초라했다. 특히 전반전은 지난 토트넘 원정에서의 1-0 완승과 비교할 때 천지 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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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간단했다. 이날 선발 11명 중 토트넘전에서 그대로 출전한 선수는 골키퍼 로베르트 산체스, 풀백 리스 제임스와 마크 쿠쿠레야, 그리고 공격수 주앙 페드로 단 4명뿐이었다.
마레스카 감독은 최근 5경기 연속 최소 7명 이상을 바꾸고 있다. BBC는 "16경기 동안 85명의 변화는 프리미어리그 전체 1위"라며 "클라우디오 라니에리의 '팅커맨(지나친 tinkering·라인업 실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라고 꼬집었다.
마레스카 감독은 비판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매 경기 최적의 조합을 고민해 결정하는 것"이라며 "선발로 나서는 선수들이 계획에 맞다고 판단할 때 그렇게 한다. 오늘도 출발은 좋았으나 피할 수 있었던 두 골을 내줬다. 박스 안에서 좀 더 냉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후반전에는 확실히 나아졌다. 매 경기는 선수들이 자신이 왜 이 팀에 있는지를 보여줄 기회"라고 덧붙였다.
첼시는 이번 시즌 내내 '어떤 첼시가 나올지 모르는 팀'으로 불린다. 빅매치에서는 집중력이 살아나지만, 이른바 '약팀' 상대로는 종종 흔들린다. 마레스카 감독이 선수 체력을 관리하기 위해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그 폭이 너무 넓다는 비판이 거세다. 모이세스 카이세도, 엔소 페르난데스, 가르나초 등 핵심 자원은 경기마다 빠지기도 한다. 여기에 콜 파머, 리바이 콜윌 등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전력의 일관성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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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레스카는 "지난 시즌 클럽 월드컵 일정 때문에 우리 시즌은 13개월이나 이어졌다. 프리시즌도 2주밖에 되지 않았다. 선수들이 매 3일마다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회복이 우선이다"라며 "우리가 이기면 로테이션은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기거나 지면 그 얘기가 나온다. 지금은 체력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BBC는 "토트넘과 아스날은 훨씬 적은 로테이션을 통해 팀 조직력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첼시의 지나친 변화는 오히려 팀 결속력과 경기 흐름을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출전한 하토, 제이미 바이노 기튼스, 타이릭 조지, 안드레이 산투스 등은 모두 21세 이하 선수들로, 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미드필더 로메오 라비아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되며 또다시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라비아는 첼시 이적 후 10차례 부상을 겪으며 87경기를 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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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리그 해설위원이자 유럽 축구 전문가 줄리앵 로랑은 “지난 시즌엔 로테이션이 통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라며 "유럽과 리그를 병행하는 지금의 방식은 위험하다. 펩 과르디올라나 미켈 아르테타조차 이렇게 자주 바꾸지 않는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 유럽 무대의 강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게 명확히 드러났다. 결국 포인트를 잃는다. 마레스카가 선수단을 폭넓게 관리하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이 정도면 역효과"라고 강조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