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뒤져도 찾기 어려운 리더" 포옛도 극찬한 '캡틴' 박진섭, MVP 어필..."우승 프리미엄·최소 실점 기대한다"[전주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11.05 15: 40

'캡틴' 박진섭(30, 전북 현대)이 K리그1 MVP 수상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거스 포옛 감독도 그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북 현대는 5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의 팬 익스피리언스 센터 내 이벤트 홀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우승 미디어데이를 진행했다. 거스 포옛 감독과 주장 박진섭을 시작으로 이승우와 송범근, 전진우, 최철순, 홍정호가 참석했다.
지난 시즌 강등권까지 추락했던 아픔을 딛고 '명가 재건'에 성공한 전북이다. 전북은 포옛 감독의 지휘 아래 환골탈태하며 지난 33라운드 수원FC전 승리를 끝으로 K리그1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그 덕분에 전북은 한국 프로축구 최초로 '라 데시마' 통산 10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2009년 첫 우승 이후 2010년대 전북 왕조를 일군 최강희 감독 시절의 기록에 이어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 2021년 이후 4년 만의 정상 등극이자 2018년 이후 첫 조기 우승이다.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쓴 전북은 오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대전 하나시티즌과 맞대결을 앞두고 '우승 대관식'을 진행한다. 경기 시작 전부터 경기 종료 후까지 K리그1 10번째 우승을 축하하는 다양한 요소가 준비돼 있다.
박진섭은 우승을 축하하는 시간을 보냈는지 묻는 말에 "아직 선수들과 뒷풀이를 따로 하진 않았다. 가족들과 식사하면서 축하했다. 가까운 친구들도 너무 기뻐했다. 나만큼이나 좋아해줬다. 아직까지는 그 정도만 했다. 선수들과 뒷풀이를 크게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답하며 미소 지었다.
■ 다음은 박진섭과 일문일답.
- 시즌 초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2에서 탈락하는 어려움도 있었는데.
선수단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작년과 달라졌다고 느낀 점이 선수들이 좋지 않은 분위기를 바꾸려고 많이 노력했다. 작년에는 먼저 나서서 바꾸려고 했던 부분이 적었다. 올해에는 모든 선수들이 이겨내고자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소통하면서 머리 맞대고 고민했다. 그러다 보니까 감독님이 최적의 조합을 찾고, 시너지 효과가 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 시즌 MVP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욕심이 날 법도 한데.
MVP 후보에 올라가는 게 첫 번째다. 그러려면 감독님께 어필을 좀 해야 한다. 나도 1년간 고생을 많이 했다. 잘 알아주시면 좋겠다(웃음). 만약 후보로 올라가더라도 수상은 하늘에 맡겨야 한다. 그래도 내가 MVP 후보에 오르면 스스로 선수로서 많이 성장했구나 느낄 수 있을 거 같다.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 일단 감독님께 잘 부탁드리겠다.
포옛 감독: 그렇게 하겠다. 난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주장을 선임한다. 팀을 잘 이끌 수 있어야 하고, 내 전술을 대표해 지휘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주전으로 뛰고, 선수들과 많이 대화하며 배울 점이 있는 선수를 원한다. 박진섭은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내 선택은 절대 틀리지 않았다. 박진섭 MVP 제출은 확답이다. 기사에 적어도 된다. 박진섭 같은 리더는 전 세계 축구팀을 통틀어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리더가 많이 필요하다. 박진섭이 있어서 나도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박진섭: 따로 감사인사를 전해야 할 것 같다(웃음).
- 주장으로서 많이 뛰지 못한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다들 아시겠지만, 무패 기록을 이어가면서도 경기력이 좋지 않았을 때가 있다.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이 게임 체인저 역할을 잘해주면서 결과를 챙긴 경기가 정말 많았다. 누구라도 선발로 뛰고 싶은 욕심은 있고, 힘들어하기도 했다. 이걸 잘 캐치해서 식사하거나 커피 한잔하면서 얘기를 나눴다. 엄청난 공을 해주고 있어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많이 전했다.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려고 노력했다.
- 우승을 확정하고 동료들과 가장 먼저 한 얘기가 무엇인가.
전북으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리그에서 우승했다. 내가 온 뒤 리그 우승이 끊기다 보니까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항상 있었다. 올해 우승을 확정한 뒤 선수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부족한 주장을 믿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 포옛 감독은 다른 지도자들과 어떤 부분에서 다른가.
감독님은 공과 사가 정말 명확하다. 평상시에는 선수들에게 장난도 많이 치고 편하게 대해주신다. 그러다가 운동장에만 들어가면 스위치가 바뀐다. 카리스마가 넘친다. 분위기를 주도하는 면에서 내가 만난 감독님 중 최고다. 선수들이 조금 흐트러지면 빨리 캐치해서 강하게 호통치시기도 한다. 우리가 무패 기록을 이어갈 때도 분명 흐트러지는 순간이 많았다. 주장으로서는 어려움이 있는데 감독님이 빠르게 잡아주셨다. 이렇게 경험이 많은 감독님은 확실히 다르다고 느낀 한 해였다.
- 대표팀에서도 스리백 핵심을 맡고 있다. 
첫 해에는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주로 센터백 역할을 맡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거의 한 시즌을 치렀다. 나 스스로도 센터백을 보면서 좋은 수비수로 성장해야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수비형 미드필더의 포지션 등을 알려주시면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된 것 같다. 대표팀에서는 내가 주축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매 소집마다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입장이다.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야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번 경쟁의 무대라 생각하고 더더욱 노력해야 꾸준히 발탁될 수 있다.
- 자신이 MVP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어필한다면.
어떤 선수들이 후보로 올라올지는 모르겠다. 내가 후보가 된다면 우승 프리미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포지션상 개인적인 공격 포인트에선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우승이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또 수비형 미드필더로 한 시즌을 치르면서 팀의 최소 실점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부분이 좋게 평가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잘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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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북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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